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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59759149
· 쪽수 : 618쪽
책 소개
목차
사흘 후
리뷰
책속에서
내게 오거라. “아!” 라나는 컵을 깨고 말았다. 뜨거운 커피가 팔뚝으로 쏟아졌다. 식은땀이 흘렀다. 애써 숨을 쉬었다. 심호흡을 하고난 후에야 그때까지 숨 쉬는 걸 잊고 있었다는 걸 자각했다. 광산에서 맞닥뜨린 그 괴물은 여전히 라나의 머릿속에 있었다. 그 괴물은 라나의 내면에 고리를 걸어두었다. 가끔 그 괴물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물론 환청일 것이다. 어둠이 라나의 몸 안에 들어와 있을 리 없었다. 광산에서 여기까지는 수 킬로미터도 넘으니까. 괴물은 땅속 깊은 곳에 있으니까. 여기 있을 리가 없다…….
이게 정확히 어떤 초능력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땅을 파고 곧장 아래로 내려가는 능력인 것 같았다. 미친 능력이었다. 게다가 땅을 파고 내려갈 의도 따위는 없었다. “땅을 파!”라고 말한 적도 없었다. 어디에 또 머리를 부딪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되돌려 생각해보았다. 두 번 땅을 파고 내려왔는데 그때마다 그는 화가 난 상태였다. 샘이 초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을 때 몹시 두려웠거나 심하게 분노를 했었다는 얘기를 덕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두려움 속에서 산 지는 이미 꽤 되었다. 페이즈 현상이 시작된 이래로 쭉 두려웠다. 심하게 화가 나자 이렇게 땅을 파고 내려오게 된 것이었다. 바로 그것이었다. 분노.
“악몽을 꿔. 전투에 관한 꿈. 알잖아. 그날의 대전투.”
“그날 너 정말 용감했어. 네가 탁아소에 있던 아이들을 구한 거야.”
“다 구하지는 못했어.” 퀸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다시 꿈 얘기로 돌아갔다. “코요테가 탁아소 안에 있었어. 그리고 그 아이도. 그리고…… 그리고…… 내가 그 코요테를 늦지 않게 쏠 수 있는 상황이었거
든? 그런데 나는 그 아이를 맞출까 봐 두려웠어. 실수로 그 아이를 쏠까 봐. 그래서 총을 쏘지 않았어. 결국, 그러다 보니까, 너무 늦고 마는 거야. 그런 꿈을 꿔. 이해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