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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9896196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9-12-0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빙산의 일각에서 본 풍경
1장 그에게도 가족이 있다
- 각자의 시간
- 아이들의 편지
- 당당한 거짓말이 그리워질 때
- 미처 하지 못한 말
- 아버지와 아들
2장 그날 이후 삶이 바뀌었다
- 낙숫물이 바위를 뚫은 기적
- 이러려고 대한민국에 왔나
- 생과 사
- 장발장법, 그 뜻밖의 인연
- 어떤 소나기
3장 재범은 늪과 같아
- 예견된 조우
- 죄는 미워도 미워지지 않는 선수
- 중독의 굴레
- 나도 피해자라고요
4장 변론의 처음과 끝, 소통
- 그들의 변호인
- 뫼비우스의 띠
- 주제넘은 상담
- 좋은 국선, 나쁜 국선
5장 법과 사람 사이
- 무죄가 부끄러울 때
- 일명 자뻑 변론의 종말
- 돈과 국선의 상관관계
- 이웃집 아줌마의 가르침
에필로그 사소하고 조각난 이야기를 넘어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든 과일의 시간은 이렇게라도 되돌릴 수 있는데 부모가 그를 기다리는 시간은 되돌릴 방법도 없고, 잡을 수도 없다. 늘 막막하고 아득했을 20여 년을 두 분은 지치지도 않고 묵묵히 견뎌왔고, 아마 앞으로도 그러시리라. 자식을 기다리는 모든 부모의 시간이 다 그렇듯이.
나도 이제 이 사건을 마음에서 정리해야 할 때였다. 젊은 할아버지의 거짓말에 넘어가 머리를 쥐어짠 시간 때문에 못내 억울했던 심정을 내려놓자고 마음먹었다. 지나고 보니 지금은 딸의 이름도 떠올리지 못하는 엄마가 자식들에게 당당하게 거짓말하던 그 시절마저 그립다.
그의 아들은 금쪽같은 휴가를 내서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켰을 것이다. 입원시키려고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을 테다.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퇴원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던 걸까. 아들은 아버지가 퇴원하던 때부터 다시 불안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아버지가 체포됐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았을 때, 아버지를 입원시킨 날처럼 모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수도 있다. 병원에서와 마찬가지로 감옥에서도 술을 못 마시니 감옥에 있는 동안 아버지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래서 무기징역이라는 중형을 원한 거라면 감히 어떤 말도 얹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