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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 ISBN : 9788959944378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인류의 기원과 진화
불과 빛
미신과 신비
신체와 감각
불안과 공포
스릴과 액션
음식
병과 통증
적의와 호의
남자와 여자
사랑과 섹스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에서
조금씩 직립보행을 시작한 인류에 해당하는 최초의 인간이 이 세상에 살기 시작한 것은 약 4백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몇몇 원인에게서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특별한 현상은 그들의 발전이 극도로 천천히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지구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살았던 대표적인 원인(原人)이 변화된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극히 사소한 신체부위가 변화하는 데 수십만 년씩 걸렸다. 그러나 마지막 네안데르탈인이 우리의 지구를 떠난 지는 2만 년에서 3만 년 정도 되었다. 호모(homo)라는 속명으로 시작되는 인류가 발전되어 온 기간을 하루 24시간으로 줄여보면, 인간은 23시간 이상 사냥꾼과 채집자로 여기저기 흩어져 살았다. 자정이 되기 6분 전에야 비로소 인간은 농업을 시작했고, 자정이 된 바로 그 마지막 순간에 예수가 태어났다.
앞으로 이 책에서 언급할 석기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은 키가 크고 근육이 발달한 ‘우구르’라는 이름의 남자다. 물론 우리의 선조가 어떤 이름으로 불렸는지 아는 바가 없다. 그들에게 오늘날처럼 이름이라는 것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여기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주인공 우구르는 26세이다. 그는 별들의 주기에 맞춰 생활했고 서로 다른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하는 자연현상에 기대어 살았으며, 더운 여름엔 기뻐하고 겨울엔 잔뜩 웅크려 동굴에서 지냈을 게 틀림없다. 그런 그가 날짜를 세면서 3월 14일이 어떤 날이며, 9월 3일이 무슨 요일인지 알았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매머드와 싸우지 않는다. 그러나 타닥타닥 유쾌하게 타오르는 모닥불의 매력에서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딧불처럼 밤새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열꽃을 만들어내는 ‘불’과, 불이라는 단어에 담긴 가장 진정한 의미 그대로 우리를 따뜻하게 덥혀주는 열은 긴밀한 연대감을 만들어주고 모험의 욕구를 일깨워준다. 우리가 모닥불에 흥미를 갖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다. 왜냐하면 불은 결코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엄청난 상처를 줄 뿐 아니라, 심지어 생명을 앗아가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모든 동물이 불을 보는 즉시 도망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