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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독일처

정태춘 (지은이)
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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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독일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노독일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4224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19-04-01

책 소개

천년의 시 97권. 가수겸 작곡자이자 시인인 정태춘의 시집. 정태춘.박은옥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여 15년 만에 복간되는 시집으로서, 우리네 친숙한 서민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노래하면서도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이 시대의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목차

시인의 말

너무나 조용해서 행복한 11
내가 떠난 거냐, 네가 떠난 거냐 14
황지우처럼 16
양양장 무쇠 낫 18
무궁화 꽃이 피었습디다 22
비닐하우스 23
앗싸, 좋다 27
강요배, 《동백꽃 지다》 29
뻘밭에서 30
거대한 손 33
나는 칼을 좋아해 40
은재호 씨, 41
노독일처老獨一處 46

남의 말하기 53
그대와 함께 춤을 54
이윤희 치과 55
깜짝 놀래기 56
매니저마저 58
불행 59
영동 양문규 60
낙엽 뒤집어 버리기 62
아닐 껴 1 63
아닐 껴 2 65
허무하단 말야 68
젖소들이 도살장 가는 길 69
겨울 잠바를 꺼내며 70

악수 71
현대점 72
나의 지역감정 75
출세 76
긴 나무 의자 77
교육 78
시골 이삿짐 차 79
강북 무슨 동 80
유행 81
속, 현대점 82
딸의 메일 83
한심한 놈 85
이윤희 치과 2 86

담배 87
천삼백오십 원 88
지 고향이 원래 90
불안한 점심 108
사회변화방지법 109
첫눈 112
2003' 인권 콘서트 113
외로운 전사 소일 풍경 116
테레비를 보며 121
테레비를 보며 2 124
어머니, 126
그들이 온다 140
달아, 높이곰… 148

해 설
유성호
근원을 사유하고 구축해 가는 심미적 기억들 149

저자소개

정태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싱어송라이터. 경기 평택 출생. 1978년 앨범 <시인의 마을>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아내 박은옥과 함께 시적 언어로 짙은 서정을, 시대의 분노와 저항을 담은 뜨거운 음악들로 시대의 서사를 노래해 온 음유시인이다. 정규 11집 앨범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2012) 이후 13년 만인 2025년, 열두 번째 앨범 <집중호우 사이>를 이 책과 함께 발표했다. 시집 『노독일처』, 『슬픈 런치』와 노래 에세이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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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노독일처老獨一處
―권력 9. 피안 착각


노독일처라고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들어봤어?
나도 아직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 사무실 동네에 있는 쭝국집 이름인데
늘 그냥 지나다니기만 하다가
오늘 처음
짜장으로 점심 한 끼 때우려고
찻길 옆 유리문을 열고 들어갔지

키 작고 똥똥한 아주머니가 혼자 있고
한 남자가 짬뽕을 먹고 있더군
짜장 하나를 시켰지
그랬더니 놀랍게도
쭝국말로 누군가를 부르는 거야
남편인 듯한 남자가 나오고
자기들끼리 몇 마디 또 쭝국말로 얘기하더니
남자가 주방에 들어가
국수 반죽 덩어리를 집어 들고
밀가루 풀풀 뿌려가며 두 팔을 휘둘러 국수를 뽑더라고
근데,
그 얘기를 할려고 하는 게 아니고
그 집 벽에 붙어있는 커다란
중화인민공화국 지도 얘긴데
난 중국만 그렇게 크게 나오고
각 성별로 색깔을 다르게 해서
만든 지도는 거기서 처음 봤다니까

우리 한반도는 거대한 대륙 동북쪽
끝에 매달려 있는 작은 혹에 불과하고
그조차 남은 한국이요. 북은 조선이요…

또, 이 이야길 하자는 것도 아니지
그 거대한 대륙에서 발견한
자치구 얘길 하고 싶은 거야
북쪽에 내몽고자치구,
남쪽엔 무슨 장족자치구가 있고
또 한두 개 자치구가 더 있는 것 같던데
얼마나 멀었으면
북경 정부가 직접 통치하지 못하고
자치구라 할까

거기 가서 살았으면 싶더라는 거야
아래쪽 월남에 붙어있는 장족자치구도 좋고,
북쪽의 내몽고자치구도 좋고
설마 그 자치구 오지 깊숙이까지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는 못하겠지 싶어서 말야

이 야만의 문명, 숨 막히는 현대사회
모든 체제 조직으로부터 탈출해서
전혀 다르게 살아보고 싶은 거거든

거기서 내가
어느 나라 국기에도 경례하지 않고
어느 나라 국가를 따라 부르지도 않고
그래도 누구 하나 손가락질하지 않고

우린 여기서 너무 잘못 살고 있어
세상은 잘못 가고 있어
인간을 지배하는 인간의 힘이
이렇게 강력했던 적은 없어
물샐틈없는 사회 조직과
획일적인 이데올로기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아

거기 어디쯤
국가란 것도 없고, 정부란 것도 없고, 자본이나 그 하수인,
인간의 대표란 것들도 없는
그런
사람 세상이 있을 수 있지 않겠어?
권력이 사람들을 국민이라 부르며
택도 없는 애국심과
개인들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더 이상의 폭력도 없는
그런…

또, 이런 말 한다고
미쳤냐고 힐끗거릴 사람들도 없는
그런, 거기 어딘가로 가서 살고 싶더라는 거야
그리 길지 않을 내 나머지 삶을
그런데 어디서
이런 불온한 발언도 할 필요 없이
그저 조용하게

거기가 어디면 어때
장족자치구든 내몽고자치구든
아니면, 길림성 북쪽의 흑룡강성
어디 오지 속이든

여기 한반도는 너무 좁아
쟤네들이 이미 완전히 먹어버렸어
시골 구석 어느 한군데
도망가거나 숨어버릴 곳이
전혀 없잖아

그 지도에서 봤다는 거야
다른 삶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다른 세상도 가능할 수 있다는
그런 걸 거기에서 봤다는 거야
거기 우리
사무실 동네
노독일처에서

그리고,
그 집에서
쭝국 남자가 손으로 뽑아준
쫄깃한 국수에 짜장 듬뿍 비벼서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니까

겨우 짜장면 하나 시켜 먹으면서
그 커다란 중화인민공화국 영토를 휘휘 둘러보며
참 별생각을 다 한 거지

다 먹고 나서
부부에게 실없이 물었지
그동안 돈 많이 벌었느냐고
그냥 아무 말도 않더군
이제 자주 오겠다고 했지
쭝국 사람 젊은 부부에게 한 말이 아니고
그 커다란 중화인민공화국 지도의
외진 어디
뭔 뭔 자치구
거기 조용한 소수민족
나만큼은 나이가 들었을 어느
나보다 순박한 주민들에게
한 말이었겠지

200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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