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4828
· 쪽수 : 132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물의 서쪽
연두에 그린 13
꽃의 절벽 14
꽃의 자세 16
환청 18
나이테 19
홀연, 선잠 20
익선동 뒷고깃집 22
미인도 24
풍경에 속다 26
톱니바퀴처럼 28
몸속의 상자 30
거울집 31
나무의 자세 32
신발 34
물의 서쪽 36
오후를 낚다 38
제2부 하루의 감정
봄밤 41
하루의 감정 42
수면 위의 수면 44
Baby Boomer 46
장마 이후 48
홍은동재개발지구 50
새해 첫날에 52
해필奚必 53
양지사우나 54
소나기 곁에서 56
파묘破墓 58
해독 59
화들짝, 봄 60
담쟁이덩굴, 화사한 62
너도바람꽃 63
제3부 하늘의 풀
상봉 67
유곽의 유배 68
폭염 69
하늘의 풀 70
공범 72
골목의 유혹 74
게임중독자 76
시간의 발가락 77
관의 서쪽 78
사랑 79
봄날의 방전 80
캔의 부활 82
달의 초상 84
화병 85
자목련 86
제4부 겨울의 집
환몽 89
자작나무 숲 90
겨울의 집 91
이명耳鳴의 배경 92
생일 93
맛있는 마을 94
삼양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법 96
혹시 98
동백 지는 저녁 99
연희, 그 방 100
킁킁거리는 지상 102
엘리베이터 104
물의 계단 106
천당 107
잠의 종말 108
해설
유성호 세계내적 존재로서의 따뜻한 사랑과 생명의 서정 112
저자소개
책속에서
홀연, 선잠
나는 매번 목만 살아있어요
목 아래 몸은 암매장당했어요
목각 인형도 없는 침대에서 고양이가 분홍 책을 반복해 읽어요 길들여지지 않은 가구들이 나를 쏘아봐요 거울 뒷면으로
낯선 불의 통증 몰려와요
점차 목 위로 차오르는 갈증
발가락을 움직이는 데 생의 절반을 써야만 하다니
불면의 접시 위에서 누군가 삽질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난 잘 살고 있어요 악몽이라니요 악몽은 시퍼렇게 살아있는 눈알 같은 거잖아요 몇 그램의 의식이 잠시 멈춘 사이 의심이 목젖을 흔들어요
분홍에서 빨강까지
도착하지 않은 새벽이 장롱과 거울을 흔들어 깨우면
음악도 연민도 없는 피아노가 가위처럼 일어나요
오, 내가 죽은 건가요
오드 아이, 침대 위에서 책을 읽고 있던 고양이가 서서히 몸을 일으켜요 옷장이 거울을 나서는 동안 눈과 눈 사이가 멀어져요
맙소사, 저게 내가 낳은 아이라니
곧 사라질 빛이 입을 틀어막아요
왼발이 오른쪽으로 까닥까닥 돌아누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