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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5023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0-07-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부의 13
너싱홈 별자리 14
게르니카 16
너머 1 19
동침 20
식상한 비가 22
늦은 저녁에 24
하, 26
별유천지비인간이라 28
세문경 30
슬픔의 서식지 32
고삐 34
장황설 36
성묘 38
^^제2부^^
명강의 41
심다 42
하늘 벼랑 암각화 44
핸드 프린팅 46
별 꿈 48
물수제비뜨다 50
문자 독 52
너는 54
유월 56
블랙홀 57
어둠별 58
입말 59
백전불패 60
마법의 말 62
그리운 잠 63
^^제3부^^
어떤 고지 69
과일나무 70
반대를 위하여 72
하는데 74
너머 2 76
독수리를 찾아가다 78
노릇 노릇들 80
까치 식솔 82
나무가 있는 풍경 84
영화 감상 86
이름 가죽 88
장수요양원 90
보앗는다 91
돌 92
수경 재배 94
신체발부는 95
시네마 천국 98
^^제4부ㅍ
옮기다 103
일동 재배 104
권주 106
장미의 한 수 108
난제 110
방편 112
무혈 혁명 114
천불 나는 일 117
불역열호 120
흐르다 121
성녀 마르타 122
수신제가 124
고도 스타벅스, 이 찰진 125
남독 130
^^해설
김경복^^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무속적巫俗的 상상력 134
저자소개
책속에서
게르니카
통곡은 무채색으로 뭉개져 봉인되고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포와 경악이 무기한 점령한 거리
움직이지 말라는데 손 번쩍 들라는데
시장 어귀 좌판에 푸성귀 놓아두고
부러진 살대 고치던 우산 던져두고
골목으로 개골창으로 벼랑으로 터널로
혼절하듯 뛰어다니다 이르고야 만 곳
더는 생산할 수 없는 여자가
더는 구부러질 수 없는 남자가
퉁퉁 부어 관에서 비어져 나온 사물에 대고
지독한 냄새로 변한 물질에 대고 부른다
닳은 손으로 텅, 텅 닫힌 문들 노크하며
삼대독자를 아내를 딸을 불러쌓는다
감지 못한 눈 쓸며 하늘을 불러쌓는다
베어져 상무체육관에 일렬로 누운 꿈들
청대 너머 날아가지 못한 붉은 혼들
쏘지 않았다는데 찌르지 않았다는데
헬기도 안 떴다는데 매장하지 않았다는데
밤마다 구렁에는 암매장된 별들이 뜨고
살아남아 일찍 상주가 된 이들이
다시 일찍 상주를 대물림하는
콩고에서 게르니카에서 팔레스타인에서 제주에서
아르메니아에서 프놈펜에서 칠레에서 금남로에서
얼마나 많은 육신이 썩어 호수인가 나무인가
얼마나 많은 살갗을 뚫고 꽃인가 무지개인가
숨 맥히고 기맥히고 살도 맞고 창에도 찔려 앉어 죽고 서서 죽고 웃다 울다 죽고 밟혀 죽고 맞어 죽고 애타 죽고 성내 죽고 덜렁거리다 죽고 복장 덜컥 살에 맞어 물에 거 풍 빠져 죽고 뽀사져 죽고 찢어져 죽고 가이없이 죽고 어이없이 죽고 무섭게 눈 빠져 서 빠져 등 터져 오사 급사 악사 몰사허여 다리도 작신 부러져 죽고 죽어보느라고 죽고 무단히 죽고 함부로덤부로 죽고 땍때그르르 궁굴다 아뿔사 낙상하야 가슴 쾅코아 뚜다리며 죽고 이놈 제기 욕허며 죽고 꿈꾸다가 죽는
살아난 꿈들이 상주로 유전하는
생멸문의 킬링필드 초록 별에는
다시 노란 보름달이 피어 비손하기 좋을 때
통곡은 무채색으로 뭉개져 봉인되고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