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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801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03-07
책 소개
목차
제1부 봄눈
사춘기 13
봄눈 14
혀 쇼 16
봄날 콘셉트18
오래 묵으면 19
그냥 1 20
칠월 22
왜 24
사사하다 25
가벼운 존재 26
공정 불공정 28
싱크홀 30
그냥 2 32
절로 저절로 33
방랑자들 34
제2부 나팔꽃 통신
봄꽃 성분 39
봄밤 40
어느 날 문득 41
둥근 혀가 떴습니다 42
손독 1 44
손독 2 46
위대한 공존 48
놀이 50
불치병 52
오른손 54
지네 한 척55
축생도 56
나팔꽃 통신 57
백오십구 60
제3부 아무르 호랑이
돌에게 65
헌 둥 만 둥 66
순은 모스 부호 68
구원 70
섀도복싱 72
아무르 호랑이74
옹당이 웅덩이 76
돌아오다 77
내림내림 78
리즈 시절에 80
먼 나라 81
한 바람 82
장미와 햇볕 84
발굽들 86
제4부 통 굴리는 해변
혀 주걱 89
작약을 읽는다 90
가을 공원 91
생짜 92
꽃이 본다 94
수렵기 95
비약적으로 96
즉문즉설처럼 98
줏대 없이 100
가을볕 101
꽃 심은 뒤 102
하관 104
오래된 속도105
세우다 106
통 굴리는 해변 108
해 설
김재홍 세상을 데우는 맑고 예민한 시심 111
저자소개
책속에서
헌 둥 만 둥
오매 못쓰것다 진해야아
다 숭봐야 이러고 나가며언
엄마랑 대공원 꽃구경 갈 때
마사지하고 화장해 드렸는데
헌 둥 만 둥 해 주라아
저 연헌 꽃철로
난생처음 홍매화처럼 새뜻한데
봄날 누가 흉본다고
온 천지 겹겹 꽃 사태인데
사람 구경만 실컷 했다는 엄마
뒤로는 꽃구경 가지 못하고
호숫가 꽃길 사람사태 났다
하늘까지 촘촘 덮은
연분홍 꽃들 바라다보니
깨끼 한복 입은 엄마다
가신 곳 적적하여
사람 구경 나왔나
한 듯 만 듯
연하게 화장한 꽃들이
안 그래도 무른 내 속을
그예 뒤집어 쌓는다
봄눈
때 잊은 눈이 중부 지방을 덮쳤다
기습적인 공격에 나무들 비명 지르고
밥 쪽으로 난 길고양이 길도 지워졌다
압사하기 직전인 꽃망울 옆
눈 속 헤집던 까치가
죽은 나뭇가지 물고 날아간다
네 시간째 갇혔다 뉴스가 뜨고
누구는 밤중 되어 집 가까이 왔다 했다
폭설이 목적지를 같게 한 걸까
길 위 행렬들이 불수의근처럼
온통 집 쪽으로 길을 낸다
하긴 수없는 길은 집으로 휘어들고
집은 다시 밖으로 수많은 길 만들었다
험해도 따뜻해도 기억은 길이다
길이 사라져도 집은 녹지 않을 것이다
울금빛으로 데워 놓은 방들이
꽃망울 같이 맺히는 곳 바라보다
눈 쓸어 조그맣게 밥 길을 낸다
얼마 있으면 쌓인 눈 위에 폭폭,
발자국들이 살구꽃처럼 돋아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