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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499614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2-08-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같이 운동할래요?
1 붙들고 운동
건강검진
이건 내 운동
운동 친구
‘장비빨’이면 어때
정답이 있다면
턱걸이 한 개의 꿈
몸치의 고백
바위에 붙다
조비산행
매달려만 있으면 힘이 빠져버린다
인터뷰_클라이밍이 제 삶을 바꿨어요, 신예은
02 함께 운동
야구하는 여자들
마이볼
오늘이 그날이라
삼진왕의 기분
유연한 사람
더그아웃에서
승리의 감각
팀 경기의 맛
인터뷰_함께하는 운동이 좋은, 이명진
03 매일의 운동
숨이 차도록
달리는 마음
운동 과외
근성 있는 여자
인터뷰_노후 대비 근력 투자자, 스텔라
04 부상자의 운동
통증
누구에게나 각자의 나이스가 있다
에필로그 산에 오르는 마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단기계약직에서 일반정규직으로 패턴이 바뀌고 나니, 오늘을 망쳐도 내일 다시 출근할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 매일 같은 시간에 사무실에 도착해 매일 똑같은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것도, 출퇴근을 하며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시나브로, 내 생활은 규칙적으로 엉망이 되었다.
-‘건강검진’ 중에서
눈에 보이는 몸의 변화는 내 마음도 바꾸어놓았다. 그때 나는 혼자 파놓은 구덩이로 들어가던 중이었다. 아이를 돌보는 건 시간이 지나도 늘 어려웠고, 내 자신이 자꾸만 쓸모없게 느껴졌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계속 앞으로 나가는 동안, 집에서 아이만 보고 있는 나는 뒷걸음질만 치는 것 같았다. 아이를 재우고 조용한 집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나 같은 거 하나 사라져도 누가 알까 싶었다. 그런데 암장에 다니고, 벽에 몸이 붙기 시작하니까 몰랐던 감정들이 보였다. 떨어지기 싫었다. 그래서 악착같이 버티고 붙잡았다. 처음엔 전혀 안 되던 동작이 어느 날부터 되기 시작했다. 다시 성장기 청소년이 된 것 같았다. 나도 다시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모든 힘을 다 써버린 거 같았을 때, 더는 못 하겠다고, 너무 힘들어서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하면 싸부가 꼭 이렇게 덧붙였다. “진짜 더는 못 할 거 같을 때 있잖아요. 그때 한 번 더 하는 거, 딱 그만큼씩 더 나아지는 거야.”
-‘이건 내 운동’ 중에서
내 삶의 절반을 함께 보낸 사람인데도,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 듯했다. 그간 본 적 없는 집중력 가득한 표정과 한번도 그의 것이라 생각해보지 못한 승부욕, 손에 초크 가루를 잔뜩 묻히고 탁탁 털어낼 때 찌푸린 미간과 아무렇지도 않게 홀드에 몸을 던지는 용기가 낯설었다. 벽에서 내려와 사람들 한가운데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철은 정말 딴사람 같았다. 대체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했을까? 겨우 운동이?
-‘운동 친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