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60905580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8-12-20
책 소개
목차
참고 사항
사기 치지 마!
거인 경찰
창피스러워라!
마인 고트!
소녀
가스 협박
다들 꼼짝 마!
무명 병사
조제프 씨
성배
경찰들의 밤
피에로와 콜롱빈
제막식
앙주 부인
덥수룩한 다갈색 머리 여자
그리스도와 어린아이와 성냥
아나스타즈 삼촌
만돌린
도냐 이녜스
지진
두 머리
인간의 영혼
해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거야 두고 봐야지! 내 마누라가 예전에 방을 세줬던 한 작자가 못된 버릇이 있었소. 늘 아무 데나 침을 뱉었는데 꼭 뭔가를 겨냥했지…… 당신네들이나 나마냥 평범하게 침을 뱉는 게 아니라 1, 2미터 거리까지 침을 날려버릴 수 있었으니까…….”
튤립은 입을 오물거리며 침을 모아 첫 번째 경찰의 한쪽 눈을 조준한 뒤 퉤 날렸다. 경찰이 가소로워하며 말했다. “초짜 중의 초짜군! 이건 어떤지?”경찰은 공중에 침을 퉤 뱉더니 혀로 그것을 받아 다시 뱉었고, 그의 동료가 이것을 공중에서 패스하여 혀로 돌려 감아 다시 뱉었다. 그들은 같은 식으로 한두 번 더 침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튤립에게 날렸다. 튤립이 이것을 받아 다시 퉤 뱉자 첫 번째 경찰이 되받아 삼켰다. 그가 으스대며 말했다. “봤지? 이게 우리야. 우리 경찰들!”
튤립이 인정했다. “제법이군! 하지만 내가 말한 그 작자한텐 못 당해! 예컨대 그 작자는 납 구슬 몇 알을 입에 머금었다가 퉤 뱉어 하늘을 나는 비둘기도 가뿐히 때려잡았거든…….”
“빌어먹을! 우리가 여기 있는 게 내 잘못이야? 늙다리 얼간이가 가스만 내버려뒀어도 이 고생 안 하잖아!”
한탄 섞인 사내 목소리가 말했다. “들었어, 여보? 맞는 말이야, 그렇지?” 비애가 짙게 밴 사내 목소리가 푸념을 늘어놓았다. “알아, 나도 안다고, 사랑하는 부인! 난 살인자 애비야! 난들우리의 고난이 이렇게 끝도 없이 계속될 줄 알았겠느냐고!”
“빌어먹을! 그놈의 고난 소리 지긋지긋하네! 끝도 없이 계속되는 건 바로 아빠의 멍청이 짓거리야!”
“마누라가 죽었을 때 내가 마누라가 누워 있는 침대 둘레 네 개의 양초에 불을 붙이려 하자 별안간 이불을 들치며 벌떡 일어났지. 그러더니 화났을 때 하던 버릇대로 한쪽 눈을 감은 채 날 노려보면서 고래고래 악을 썼어. ‘이 등신 맹추야! 부엌에 있는 쓰다 만 몽당 양초로도 충분한 걸 뭣 때문에 쓸데없이 양초를 새로 네 개나 사서 불을 붙여?’ 마누라가 완전히 죽은 게 아니었거나 아니면 부엌에 있는 쓰다 만 몽당 양초로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내가 새 양초를 네 개나 낭비하는 꼴에 식겁해서 잠시 부활한 것이거나! 마누라가 계속해서 고함쳤어. ‘길바닥에 돈 좀 뿌리지 말란 말이야, 이 등신 맹추야! 그 양초 네 개는 고이 뒀다가 내 곁으로 오는 날 갖고 와. 내가 검사할 거야. 알았어? 이 등신 맹추야! 안 그랬다간…… 각오해!’ 그러고는 다시 침대에 누워 뻣뻣하게 굳었어. 더는 아무 말이 없었지. 심지어 관에 못을 박을 때조차. 하기는 못 박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하던지 아내가 무슨 말을 했더라도 들리지 않았을 거야. 내가 여기 온 날, 마누라가 날 보더니 통통 튀어서 다가와 물었지. ‘양초는, 이 등신 맹추야. 양초 어쨌어? ……보나마나 뻔하지. 안 가져왔겠지!’ 하지만 난 양초를 가져왔어! 내 마누라를 누구보다 잘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