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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4697637
· 쪽수 : 452쪽
· 출판일 : 2024-01-04
책 소개
목차
1부 33
2부 127
3부 275
에필로그 381
감사의 말 431
해설 | 히죽거리는 체념으로 차분해지는 절망감 433
미셸 우엘벡 연보 443
리뷰
책속에서
그는 크뢰즈 지역과 오트비엔 지역을 15만분의 1로 축소해놓은 이 미슐랭 지도만큼이나 훌륭하고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물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지도 속에는 세계에 대한 과학적 기술적 이해와 모더니티의 본질이 동물적 삶의 본질과 한데 섞여 있었다. 색깔로 구분되는 약호만 사용한 그림은 복잡하고 아름다웠으며, 완전무결한 명료함을 지니고 있었다. 중요도에 따라 달리 표시된 각각의 마을과 촌락들에서 수십, 수백여 생명과 영혼들의 맥박소리와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중 어떤 영혼들에게는 천형이, 어떤 영혼들에게는 영생이 약속되어 있을 터였다.
전시실 입구에는 한쪽 구석에 2미터가량의 통로만 남겨둔 채 커다란 패널이 가로놓여 있었다. 제드는 그 패널 위에 게브빌러산맥 근처를 촬영한 인공위성사진과 같은 지역의 미슐랭 지도 확대사진을 나란히 붙여놓았다. 그 대조가 가히 충격이었다. 인공위성사진이 희미한 파란 얼룩이 흩뿌려진 어느 정도 균일한 초록색의 죽 한 사발에 불과해 보였다면, 지도는 지역구분선, 생동감 있는 길들, 지도의 시점, 숲, 호수, 언덕들의 그물망을 화려하게 펼쳐 보이고 있었다. 두 확대사진 위에는 검은색 대문자로 전시회 제목이 쓰여 있었다. 지도는 영토보다 흥미롭다.
사랑이 초기단계일 때, 사람들은 대개 앞으로 닥칠 힘든 날들과 나아가 이별의 위기를 극복하게 해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간직하겠다는 희망으로 여행지의 모든 것에 감탄하기 일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