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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셰리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은이), 장소미 (옮긴이)
녹색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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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셰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98375339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12-31

책 소개

콜레트 문학은 감각적이고 혁신적인 문체, 대담한 주제, 주체적인 여성상, 복합적인 인물 묘사 등이 특징으로, 우리나라에 보다 잘 알려진 마르그리트 뒤라스, 프랑수아즈 사강, 시몬 드 보부아르를 위시하여 숱한 후대 여성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현대 여성문학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셰리』는 이러한 콜레트 문학의 특성이 집결된 콜레트 예술의 정수로 평가된다.

목차

책 머리에
셰리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은이)    정보 더보기
프랑스의 작가이자 뮤직홀 댄서, 팬터마임 배우, 제1차 세계대전 종군기자, 아카데미 공쿠르 회장, 프랑스 역사상 국장으로 장례를 치른 최초의 여성……. 여러 얼굴을 가진 콜레트는 1873년 1월 28일 프랑스 부르고뉴의 마을 생소뵈르앙퓌제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서재에서 발자크, 위고, 뒤마 등의 고전을 탐독했고 부르고뉴의 숲과 정원에서 관찰하는 기술을 익혔다. 1900년 첫 소설 《학교의 클로딘》을 출간했고 이어서 《파리의 클로딘》, 《가정의 클로딘》, 《클로딘 떠나다》를 출간하여 대대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뮤직홀 댄서, 팬터마임 배우 등으로도 활동했다. 콜레트는 《포도밭의 덩굴손》, 《천진난만한 탕녀》, 《방랑하는 여인》, 《셰리》, 《햇빛 드는 방》, 《청맥》, 《암고양이》, 《지지》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인정받았고, 소설 집필뿐만 아니라 신문 기고, 연극 각색, 음악 작업 등에도 참여하며 프랑스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다. 1945년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1949년에는 아카데미 공쿠르 회장이 되어 1954년까지 회장직을 맡았다. 시대의 편견에 맞선 선구자로서 20세기 전반 프랑스 문학계의 독보적인 존재였던 콜레트는 1954년 8월 3일 세상을 떠났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장례식을 거부했지만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장이 치러지고 파리의 페르라셰즈 묘지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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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미 (옮긴이)    정보 더보기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3대학에서 영화문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부영사』, 『뒤라스의 말』, 프랑수아즈 사강의 『패배의 신호』,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 『복종』, 『세로토닌』, 로맹 가리의 『죽은 자들의 포도주』, 파울로 코엘료의 『히피』, 발레리 페랭의 『비올트, 묘지지기』, 아민 말루프의 『초대받지 못한 형제들』, 에르베 기베르의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베르나르 키리니의 『아주 특별한 컬렉션』, 필립 지앙의 『엘르』, 샤를 페로의 『거울이 된 남자』, 조제프 퐁튀스의 『라인』, 브누아 필리퐁의 『루거 총을 든 할머니』, 『포커플레이어 그녀』, 앙리 피에르 로셰의 『줄과 짐』, 『두 영국여인과 대륙』, 마르크 레비의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두려움보다 강한 감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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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안 돼! 한 시 십오 분 전이야! 어서 가, 이제 우린 절대 다시 만나지 않는 거야!”
“절대?”
“절대!”
레아는 애써 다정하게 받아쳤다.
홀로 남은 그녀는 도도한 미소를 지었다. 억누른 욕망으로 숨이 막혔다. 그녀는 헐떡거리며 저택의 마당을 가로지르는 셰리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철문을 열었다가 도로 닫은 뒤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멀어지는 그가 보였다. 그녀는 팔짱을 끼고 걷던 심부름 나온 소녀 세 명이 그에게 황홀한 시선을 보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머나! 세상에!… 비현실적이야.… 한 번 만져본다고 할까?”
하지만 그런 찬사에 이미 이골이 난 셰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셰리는 잠꼬대처럼 선언했다.
“여자는 없어! 그러니까… 키스해 줘!”
놀란 레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키스해 달라니까!”
그는 미간에 힘을 주며 명령했다. 말과 동시에 번쩍 뜬 그의 눈이 내쏘는 섬광에 레아는 돌연 전기라도 켜진 듯 당황했다. 그녀는 어깨를 추어올리고는 바로 앞에 있는 그의 이마에 키스했다. 그는 레아의 목에 양팔을 둘러 그녀를 자신에게 바짝 끌어당겼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으나 저항은 그들의 입술이 맞닿기 전까지였다. 이제 그녀는 움직임이 완전히 멎은 채로 무언가를 경청하려는 듯 숨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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