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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가
· ISBN : 9788960906617
· 쪽수 : 244쪽
책 소개
목차
저 멀리 서부에서
중환자실
원숭이의 해, 2016년
마르쿠스의 말
빅 레드
인터미션
선원이 집에 오다
꿈의 모방
검은 나비들
액막이 부적들
이마지노스를 찾아서
벨린다 칼라일은 어째서 중요한가
사도좌
신비한 어린양
황금 햇수탉
달에서의 하룻밤
일종의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사진·그림 목록
추천의 말
리뷰
책속에서
존 테니얼 경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들이 불현듯 살아 움직이며 눈앞에 펑 나타나는 바람에 출발은 무산되었다. 직립보행하는 거북이. 물고기와 개구리 시종들. 화려한 재킷 소매 한 짝으로 장식한 도도새, 끔찍한 공작부인과 요리사, 그리고 앨리스까지. 앨리스는 참 보기 딱하게도, 홍차가 나오지 않는 끝없는 티파티를 우울하게 주관하고 있었다. 나는 이 느닷없는 환각의 폭격이 저절로 생겨났는지, 아니면 드림인의 간판이 발산하는 강력한 자기장 때문인지 궁금했다.
내가 스트라토캐스터 전자기타의 줄을 한창 뜯고 있을 때 문득 지저분한 포니테일 머리의 남자가 허리를 굽히더니 내 부츠에 토했다. 2015년의 마지막 신음, 뿜어진 토사물이 새해의 문을 열었다. 좋은 징조일까, 나쁜 징조일까? 글쎄, 현재 이 세계가 처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누가 그 차이를 구분할 수나 있을까?
우리의 첫 콘서트 날 아침, 레니 케이와 함께 마린카운티의 중환자실을 찾았다. 여기저기 호스를 꽂고 섬뜩한 침묵을 휘감은 혼수상태의 샌디. 우리는 침대 양옆에 서서 마음으로 그를 꼭 붙잡고 놓지 않겠다고, 모든 채널을 열어두고 어떤 신호라도 포착하고 수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샌디가 잘 쓰던 말대로, 사랑의 파편이 아니라 큰 잔에 그득그득 흘러넘치는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