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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시옷의 세계](/img_thumb2/9788960907546.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60907546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2-10-01
책 소개
목차
사귐 이 책을 건네며
사라짐
사소한 신비
산책
살아온 날들
상상력 : 미지와 경계를 과학하는 마음
새기다 : 너에게 이름을 보낸다
새하얀 사람
생일
서슴거림의 기록 : 침묵 단상
선물이 되는 사람
선물이 되는 시간
세 번째 상하이
세월의 선의들
소리가 보인다
소심+서투름 : 무뚝뚝함에 대하여
소풍 : 우리가 우리에게 가는 길
손가락으로 가리키다
손짓들
송경동
수집하다
순교하는 장난 : 김수영에게
숭배하다 : 당신의 거짓말을
쉬운 얼굴
쉼보르스카 : 비미非美의 비밀
스무 살에게 : 검은 멍과 검은 곰팡이와 검은 조약돌
Struggle
시야
시인으로 산다는 것 갈매나무를 생각함
식물원의 문장
신해욱 헬륨 풍선처럼 떠오르는 시점과 시제
실루엣 그림자론
심보선 감염의 가능성을 생각함
씨앗을 심던 날 단어를 찾아서
씩씩하게
이 책에 인용된 작품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번 선물은 시옷의 낱말들이다. 사람이, 무엇보다 사람의 사랑이, 사랑의 상처가, 실은 그 선물이, 그리하여 사람의 삶이, 삶의 서글픔이, 그 서글픔이 종내는 한 줄 시가 된다.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되는. 그런 시에다 옷을 입히듯 나의 이야기를 입혀보았다. 나의 이야기가 내가 좋아하는 시 구절과 사이좋게 사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
—「사귐 : 이 책을 건네며」에서
언젠간 엄마의 화장대에서 필요한 걸 찾다가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아버지의 하루하루가 오랫동안 일지로 기록돼 있었다. (…) 아버지의 하루하루는 적막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청소기를 돌릴 만한 작은 힘만으로 할 수 있는 노동이 어디 또 없을까” 매일매일 간절히 원하고 찾으셨다. 일기장을 읽던 자세 그대로 나는 한참이나 눈물을 쏟았다.
―「새하얀 사람」에서
기이한 손가락에 불을 켠 기이한 시인이 당신 곁에 있다면, 당신은 이마를 기꺼이 맡기며 시인의 한마디를 경청할 수 있나요. 영화 속 소년처럼, 어린 시절 당신이 그 말을 들었다면, 그 말을 지금 당신은 기억하며 믿을 수 있나요. 당신도 소년 소녀였을 때에 누군가 해준 그 말을 믿던 사람이라는 걸, 지금 시인은 기이한 제 손가락으로 당신에게 말하는 중이랍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다」에서
시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물었다.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인지요.” 어린 후배들에게도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대답을 한다. “비경제적 비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에서
심심함 : 우리가 잃어버린 세계는 꿈이 아니라 심심함의 세계이다. 심심함을 견디기 위한 기술이 많아질수록 잃어가는 것이 많아진다. 심심함은 물리치거나 견디는 게 아니다. 환대하거나 누려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