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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의 역사

얼음의 역사

송은숙 (지은이)
  |  
한국문연
2017-07-17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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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의 역사

책 정보

· 제목 : 얼음의 역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1942
· 쪽수 : 136쪽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9권. 2004년 「시사사」로 등단한 송은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2012년 첫 시집 <돌 속의 물고기>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송은숙 시인이 5년 만에 낸 시집이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죽은 새를 10
투명종이 12
옥상정원 14
슈퍼문이 뜨는 밤이면 16
내 생애 아이들 3 18
숭고에 대하여 20
선천적 결핍 22
희망 24
암각화 26
어떤 물음 28
깔끔하게 지구를 떠나는 방법 30
고양이 본능 32
바람 부는 숲을 지나며 34


제2부
눈을 뜬다는 것 36
심쿵 38
얼음의 역사 40
꼬리에 관하여 42
작은검은꼬리박각시나방 44
발 46
우리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48
현호색 50
뜰 51
봄을 가로지르며 52
원추리 54
고양이는 암자 마루에 누워 56
계절이 바뀔 때 58
접힌 귀 1 60


제3부
담쟁이의 발 64
구두 한 짝 66
봄 바다 67
잡년 68
그리고 그때 69
어쩌자고 진달래꽃이 70
벌침 72
기억 74
고깃집 입구에 붉은 인동초가 76
우화羽化 78
살구 80
가려움, 간지러움 82
붉은 길 84
로드킬 86
목련 88


제4부
눈, 뜨고 있는 90
내 생애 아이들 6 92
예감 94
경계 96
명과 98
빈집과 무화과 100
어머니의 냉장고 102
냉장고 하나 105
봄비 106
공벌레 108
디기탈리스, 혹은 110
산세베리아 112
저녁 114
그리운 비탈 116
가을 원근법 118


송은숙의 시세계 | 이재훈 122

저자소개

송은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대전에서 태어나 울산에서 생활하고 있다. 2004년 《시사사》를 통해 시인으로, 2017년 《시에》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돌 속의 물고기』 『얼음의 역사』 『만 개의 손을 흔든다』, 산문집 『골목은 둥글다』 『십일월』 등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얼음의 역사 외 2편

얼음은 결정(結晶)이다
얼음이 어는 순간
얼음의 운명은 결정決定된다
피로에 지친 외치*가 피 묻은 옆구리를 대고 눈 위에 누웠을 때
눈 위에 켜켜이 눈이 쌓이고
오천 년간 계속 내려 쌓이고
눈과 피가 얼음의 결정을 만들기로 결정하였을 때
얼음송곳이 물레 바늘처럼 눈꺼풀을 찔렀을 때
외치는 긴긴 얼음의 잠에 빠진 것이다
그 얼음 왕국, 삼만 년 전의 공기방울을 가두고
천 년 전의 꽃가루를 거두고
삼백 년 전의 먼지를 잡아들여
얼음의 역사를 쓰는
저토록 많은 이야기를 시리게 끌고 다니는
얼음의 자연사박물관에
통째로 전시되고 있다

그리고 마터호른을 오르던 스무 살의 두 청년**
절정의 순간에 얼음의 결정에 갇혀
얼음의 잠에 깊이깊이 빠져든
유리를 깨고 얼음에 입맞춤하고 싶은
하얀 꽃의 얼굴이
마침내 발,견,된,다

* 1991년 알프스산의 빙하에서 발견된 기원전 3,300년 전 신석기시대의 미라. 일명 아이스맨.
** 2015년 스위스의 마터호른 빙하에서 70년 전 실종된 일본인 등반가 마사유키 고바야시(21세)와 미치코 오이카와(22세)의 유해가 발견되었다.


죽은 새를

죽은 새를 가방에 넣고 다닌 적이 있지
죽은 제비를, 미끈한 검은 날개와
고요히 감긴 눈꺼풀을
궁륭 같은 늑골을
왜 그랬는지 몰라
버려두기엔 너무 작고 가벼웠을까
애처로운 울음을 환청처럼 듣고
햇살 잘 드는 한 뼘 땅을 찾으려 했을 거야
엄마는 비명을 지르며 던져버렸지
해를 향해 날아가던 새는
한 줌 재가 되어 부서졌네

매일매일 만나는 수많은, 수많은
날개 찢긴 잠자리
다리가 모두 꺾인 풍뎅이
반쯤 파 먹힌 곤줄박이
개구리와 쥐와 잠든 것처럼 누워 있는
꼬리를 잃어버린 얼룩고양이와
꽃잎처럼 스스로를 장사지내지 못하는 것들
도르르 제 몸을 말지 못하는 것들엔
개미와 구더기가 들끓지
부지런히 자르고 저미는 동안
움찔움찔, 마치 살아 있는 것 같기도 하지
바람까지 싹싹 혀를 핥는 만족한 식사가 끝나면
진초록 갑옷의 날개 한 장 남았네
나는 그걸 갖고 싶었어
이빨을 박을 수 없는 강철로 된 무지개를


눈을 뜬다는 것

눈을 뜬다는 것, 빛이 동공을 지나
망막에 상이 맺힐 때
세상의 풍경이 쏟아져 들어올 때
보도블록과 가로수 밑을 지나는 한 마리 개와
개의 목줄을 쥔 살찐 손이 보일 때
별과 우물을 보는 다른 눈은 고요히 감기는지

햇살이 장엄하게 사라진 뒤
달은 동굴을 빠져나와 하늘의 궁륭을 가로지르고
부엉이는 날개를 펼쳐 하늘의 눈을 가리는지

꽃이 제 몸을 오므릴 때 열매의 세계가 둥글게 열리고

그러니 저 연못 위의 수련은
물의 경계에 누워 있는
잠의 꽃인 수련이 필 때
꽃의 눈뜸은 꽃의 잠듦
혹은 가역적으로 겨울 연못 위에 갈색의 몸을 눕히고
사실 수련은 수런거리며 눈 뜨고 있는지
하양과 노랑과 분홍의 수련이 필 때 아니 잠들 때
하양과 노랑과 분홍의 꿈을 꾸는지

내가 가로등에 걸린 현수막과 전단지와
승용차 윈도브러시에 끼워진 대출 상담 명함을 바라볼 때
발을 구르며 막차를 기다릴 때
수련이, 얼어붙은 연못 위에서
반짝 눈을 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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