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412589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4-11-12
책 소개
목차
1부 시인의 일
무
너머의 너머
멍
시인의 일
민물가마우지 낚시법
안개를 발굴하다
추분
피자 가게 앞에서
끓다
행운의 편지
휴지의 쓰임새
발목에 복숭아나무가
우물
2부 텃밭에 봉숭아가 용용 죽겠지
꽃의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저녁의 발자국
화분
측백나무에 별이
모과별
꽃잎이 둥글게 둥글게
틈
창
오월은 너무 빠르게
텃밭에 봉숭아가 용용 죽겠지
으아리라는 꽃
작약과 함께
개옻나무 저 혼자 붉어
3부 호수 건너기
대나무꽃
새벽이 맨발로
해바라기
호수 건너기
매달린 것들·1
매달린 것들·2
사구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바람이
이끼
신데렐라야, 네 유리 구두는
거리 두기
스물다섯, 이태원
시월의 꽃
4부 나비, 나비, 나비
오렌지들
학교를 떠나는 구름 씨의 몽상
조감도
잠매
바다로 가는 길
오후에 우리는
너무 이르게 매화를
노을 아래서
씀바귀를 꺾다
나비, 나비, 나비
귀의 시간
별이 하나
유리창으로 들여다보는
구름 씨의 여행
해설
가령 절반만 남은 이태백, 지렁이, 개옻나무
—양순모(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식당 창가에서 장대한 노을을 보았을 때
저기 노을 좀 봐, 시인 친구한테 말했더니
밥 먹을 때 일 얘기 좀 하지 말라고 하더라나
이런 농담 너무 좋다고 다른 친구는 깔깔 웃었다나
―「시인의 일」 부분
선물 상자 안엔 다시 상자가, 그 상자 안에 다른 상자가, 그 상자 안에 또 다른 상자가 있다
그럴 수 있다
열두 번째 상자를 꺼내다 잠이 든다
화분 안에 아프리카봉선화가 심겨 있다
아프리카봉선화꽃은 열두 가지 색이다
열두 가지 색 안에는 열두 개의 심장이 있다
백합나무 가지에 작은 새가, 작은 새 안에 연둣빛 벌레가, 벌레 안에 가느다란 노래가 숨어 있는 것처럼
―「화분」 부분
그래, 지렁이가 있었지
지렁이가 꽃잎에 둘러싸여 있었지
갑자기 많은 꽃이 피고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고
고장 난 계기판처럼 모두 빠르게 달리고
그리고 지렁이가 이 미친 속도를 끝장내겠다는 듯
문득 멈추어서
몸을 쭈욱 펴며 최대한 늘이며
오월의 저 속도를 막아서는 바리케이드를
발끝에 툭, 던져 놓는 것이다
—「오월은 너무 빠르게」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