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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61092586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제1장|여탐정은 잠들지 않는다
제2장|그녀가 남기고 간 발라드
제3장|히라쓰카 칠석제의 범죄
제4장|알리바이는 거울 속에
제5장|여탐정의 밀실과 우정
리뷰
책속에서
“먼저 이름과 나이, 그리고 직업도 말해줬으면 좋겠군.”
“저는 누마타 가즈미라고 합니다. 후지미 초에 살고 있고 나이는 서른두 살이에요. 고향에 있는 건설회사에서 경리 업무를 보고 있는데, 실은 아주 곤란한 일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나를 찾아오는 손님은 대개 다 그래. 자 얘기해봐, 곤란한 일이라는 게 뭐지?”
“그게……. 제 약혼자 일인데요.”
나는 컵에 보리차를 따르면서 시한폭탄을 바라보는 기분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현실은 내 상상을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나는 연장자에게 높임말을 쓰는 엘자의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고등학교 시절, 그녀는 담임선생님에게도 반말을 했다. 백수의 왕 사자는 아직까지도 높임말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건가? 그렇다면 왜 탐정이 된 거지? 탐정은 손님을 상대하는 직업이 아니던가?
그나저나 나는 ‘쇼노 엘자 탐정사무소’ 직원인 가와시마 미카. 차 대접과 방문객 응대, 서류 작성, 그리고 무엇보다 야성미 넘치는 여탐정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한 브레이크 역할이 내 주된 업무이다. 요컨대 탐정 조수, 뭣하면 맹수 조련사로 불러주셔도 무방하다.
어차피 쇼노 엘자는 역대 명탐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 그리고 야생동물처럼 예리한 직감과 반사 신경, 또 불량 가출 학생 못지않은 행동 양태를 갖춘, 히라쓰카 최고의 명물탐정이다. 이 아름다운 맹수를 풀어놓았다간 거리의 평화와 안전이 어지러워질 수 있다. 이런 연유로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내가 그녀의 사무소에서 감시의 눈을 번뜩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