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섬으로의 유영

눈 내리던 날
걸인으로도 흡족하다
나의 가을아
날개
비밀
허물 벗기
하여간 아티스트
낡은 첼로의 세상살이
이제 놓아 주자
숭례문에 곡함
그리하여도
들풀이 되고 싶다
뼈를 열어 보는 시간에
깡통
오래된 카페에서
12월 어느 날에
어찌됐든 혈육이라 하자
환향은 없다
시가 운다
굴삭의 꿈
아침에 입냄새가 났었다
다시 몸을 세우다

사리
달콤한 예술가의 집
후회
어떤 곤충 이야기
땅의 주인이리라
석이꾼의 노래
상처는 푸르다
그 사람
고요의 집
그림만이 세상이다
돌덩이를 씹어 먹다
옛사람이 쌀을 나누네
아홉 살에 세상을 알았다
사람에 대한 예의가 그러하다
업보
고액자-글씨 한점
봉하의 볕, 지다
모범 이용원의 최후
사랑한다 흡연구역
공
어떤 고백
상영관에서
피가 당기는

외딴 섬으로의 유영
키 크는 나무
빵 먹으러 가는 사람
매로 전 사람들
부릅뜬 필라멘트
벙어리 자연이 되고 싶다
귀가
사랑하라, 즉으리라
고혹한 정령
갈증난다, 순수
단두대
가락정사 가는 길
고해
금광 캐는 사람들
노근리여 영원하라

해설 - 노근리로 가는 숨 가쁜 도정 / 오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