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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 ISBN : 9788961849517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0-06-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머리말
제1장 여정의 시작 : 자카르타-발릭파판-마닐라-오키나와
제2장 K- 9 비행장과 부산
제3장 밀양에서 만난 필리핀 부대
제4장 빨치산 소녀와 부산행 열차
제5장 북한군 철모와 중앙청
제6장 의정부 탈환작전
제7장 6·25 종군기자들
제8장 한반도의 재앙
제9장 김일성
제10장 이승만
역자의 말
개정판에 부쳐
1951년 발레이 푸스타카 출판사 판 초판 원서
책속에서
이곳저곳에서 맹활약하는 용감한 장교들의 무용담, 그리고 어떤 전투기 조종사가 어디어디에 폭탄을 투여했다는 등등의 승전보들. 그러나 한국인들이 겪는 고통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보도되지 않았다. 이번 전쟁은 한국인들을 해방시켜주기 위한 것 또는 해방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라고들 했다. 하지만 누가 이 불쌍한 한국인들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단 말인가? 한국인들이 이 전쟁을 원했단 말인가? 정작 그들이 살던 동네들은 불타 없어졌고, 죽음과 굶주림의 광기는 가실 줄 모른다.
한국인들에게 한 번이라도 물어본 적이 있었던가? 도대체 왜 그들이 이 지경이 되었어야 했는지.
아이들 몇이 탱크 위에 올라가 놀고 있었다. 커브길 뒤편으로 고기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반쯤 타다 만 시체 몇 구가 파괴된 집들 잔해에 깔린 채 길가에 널브러져 있었다. 북한군인지 민간인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교차로마다 북한군이 방어진지로 사용했던 모래주머니 참호가 있었다. 길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은 겹겹이 쌓여 있었다. 주민들은 북한군의 시체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남한의 군인과 경찰에게 들키면 북한 사람편이라는 혐의를 뒤집어쓸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미군들이 거리를 청소하며 시체들을 수거해갈 수밖에 없었다.
방마다 모든 것들이 파괴되어 초토가 되었다. 이번 전투는 정말 끔찍했다. 그 건물 아래로 무너져 내린 벽돌과 지붕 잔해들 사이에서 네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지나는 행인들마다 쫓아다니며 울부짖고 있었다. 꼬질꼬질한 차림에 상처투성이였다. 부모 형제 모두 온데간데없었다. 서울에서 이런 장면은 너무나 흔했다. 추위와 굶주림에 내동댕이쳐진 어린아이들이 매우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