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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1887557
· 쪽수 : 170쪽
· 출판일 : 2008-11-1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강촌 1999년
세기말
엽기토끼와 노랑머리
가위바위보
훔쳐보기
두 여관 1
두 여관 2
울음소리
깊은 신음
504호
참고인 진술
서울행
1999년 11월 23일
현기의 경우
승일의 경우
내 경우
슬퍼하지 마세요, 지금 너무 행복하니까
이 전화번호는 고객의 요청에 의해
같지만 다른 일식집
세 가족
시인이 말하는 한차현_대책 없이 정 깊은 사람
소설가가 말하는 한차현_꿀 같은 꿈 같은 껌 같은 한차현
문학편집자가 말하는 한차현_엽기적인 소설은 어떻게 탄생하나?
독자가 말하는 한차현_별에서 별로
저자소개
책속에서
절컥. 문은 여전히 잠겨 있다. 일말의 기대가 산산이 무너져 내린다. 막막한 허탈감이 고단하게 몰려들었다. 제기랄, 아직도 진도가 안 나갔는가. 과연 그런 것인가. 꽉 막힌 상황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뭘 어째야 좋을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 초인종을 누를 수도 없고 현관문을 두드려 부술 수도 없다. 핸드폰으로 자초지종을 묻기도 그렇다. 도대체 지금, 뭐가 어떻게 되는 상황이냐고. 젊은 연놈이 밤늦은 여관방에 사이좋게 들어가서는, 나란히 베개 깔고 엎드려 해법수학이라도 풀고 있는 중이냐고. 현관문에 얼굴을 갖다 대었다. 우웅 웅웅. 냉장고 컴프레서 돌아가는 소리. 들판을 지나는 바람이 여린 나뭇가지를 흔드는 소리. 그 속에서 나는 들었다. 분명히 들었다. 흐느낌을. 들이마시듯 나직하게 흐느끼는 여자의 울먹임을. 엽기토끼다. 분명하다. 지금 엽기토끼가 숨죽여 흐느끼고 있다. 질끈 눈 감고, 아랫입술 꼭 깨물고, 다른 이의 맨살에 얼굴 묻고, 속으로 흐느끼는 중이다 아니, 그렇다면? 씨팔 새끼가. 이런 씨팔 새끼가. - 본문 55~56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