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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이야기
· ISBN : 9788962805031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6-01-0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음식방송의 시대, 연봉 이야기는?
1장 라면만 먹고 살 것인가, 캐비아도 먹고 살 것인가?
2장 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나?
3장 킥 다운
4장 꾀와 지혜의 차이에 대하여
맺는 말 연봉과 개인적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면 한국인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연봉 과 같은 임금 수준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음식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의 1/100 정도를 연봉과 관련된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하버마스가 소통에 관해 지적하면서 이야기한 공론장의 기능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연봉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명확해 보인다. 당장 직장에서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실랑이를 하면서 고민하는 시간과 전체의 연봉 수준이나 결정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생각해보자. 동료들과 자신의 연봉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단 1분도 안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간단한 원칙이다.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많이 하면 약간이라도 음식 맛도 좋아지고 장기적으로는 위생과 청결 문제도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우리는 각자의 연봉에 대해 혹은 우리 모두의 임금에 대해 너무 이야기를 안 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연봉이 너무 높아서 내놓고 말하기가 불편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정말 형편없어 보이는 자신의 시급을 밝히는 게 싫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종류의 사람들은 이미 정부에서 다 결정한 것이라서 말을 하나마나인 경우라 굳이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셰프의 실력과 식당의 맛에 대해 이야기기를 하면 할수록 그쪽으로 자원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처럼 우리가 연봉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부당한 일들이 줄어들 고 결국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연봉이 올라가게 된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
대한민국에서는 연봉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이 어떠할까? 1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에서는 매년 임금 조정 실태조사를 한다. 기업 입장에서 자신들이 연봉을 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답변한 것을 모은 것이다. 그해 연봉 조정에 관한 기업의 시각이라고 보면 크게 무리가 없다. 2015년 이 조사에서 나온 연봉 결정 변수는 다음과 같다.
1. 기업 지불 능력(30.2%)
2. 최저임금 인상률(20.1%)
3. 타 기업 임금 수준 및 조정 결과(15.2%)
4. 물가상승률(10.6%)
5. 경영계 임금 조정 권고(8.1%)
6. 노조의 요구(6.4%)
7. 통상임금 범위 조정(5.9%)
8. 60세 정년 의무화(3.4%)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노조의 요구’가 그렇게 높은 비율을 차지 하지는 않았고, 최저임금 인상률이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 100인 이상 기 업이면 전부 대기업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중견기업 규모도 상당수 포함된 것인데, 그해에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었는가가 20퍼센트 넘게 주요 변수로 고려된다는 것은 진짜로 흥미로운 시사점이다.
연봉의 기준이 300만 원 밑으로 내려오면 이제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예술, 스포츠, 여가 분야도 다시 등장한다. 국악, 스포츠, 이런 분야들이 대표적인 박봉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사람들이 문화생활에 돈을 쓰지 않으니까 당연히 이런 쪽이 박봉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화행정 은 제대로 되는가? 맨날 대통령 친구 아니면 누군가 챙겨주는 자리로 행정이 운영되니까,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는 않는다.
전자부품을 만드는 직종도 규모가 작아지면 이 구간으로 들어온다. 30인 이하의 의료정밀 분야도 딱 여기다. 100인 이하의 숙박업도 여기에 속한다.
30인 이하의 소매업은 200만 원 중반대를 형성한다. 30인 이하의 육상 운송, 흔히 말하는 전세버스 회사들이나 소규모 택시회사가 여기에 해당 한다. 인쇄 및 기록업종, 흔히 말하는 인쇄소도 딱 이 가운데이다. 먹고살기가 쉽지 않다. 100인 이하의 보건업은 여기 딱 한가운데에 있다.
좀 더 밑으로 내려가 보자. 100인 이하의 가죽 및 신발 업체들이 여기 나온다. 이탈리아, 프랑스를 모델로 하는 대표적인 ‘마에스트로’ 업종인데, 한국에서는 먹고살기가 쉽지 않다. 100인 이하의 사회 복지서비스도 이 구간에 들어가 있다. 복지를 수행하는 사람들 스스로가 복지의 대상인 상황, 딱 그렇다.
10인 이하의 건설업이라면 이제 200만 원 초반대로 내려온다. 교육 서비스업도 10인 이하라면 역시 이 구간에 있다. 동네 어귀에 있는 작은 보습학원들, 그런 사람들이 이 정도 받는다고 보면 된다. 식료품 제조업도 10인 이하라면 이 구간으로 들어간다. 맨날 ‘영세사업’이라는 별칭을 받으면서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면 사형이야”, 이런 얘기 듣는 업종이다. 그렇지만 마을기업이나 농촌기업이라고 할 때, 지역과 농촌에서 해볼 수 있는 지역경제의 주력 업종이 또 바로 이 분야이기도 하다. 시장과 사회, 그 중 간에 걸쳐 있는 영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