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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70961772
· 쪽수 : 444쪽
· 출판일 : 2024-05-31
책 소개
목차
1장 두 살이 되었을 때
#1. 마지막 호모 사피엔스의 죽음, 공식적으로
#2. 물고기가 많아진 동해 바다
#3. 바다 위, 커피 타임
#4. 바다 토네이도
#5. 딥 다이브
#6. 한성유통 총수의 유언
#7. 방어진 항구와 프러포즈
#8. 처음 마시는 술
#9. 고래 떼와 일출, 정자항에서
2장 엇갈리는 운명
#10. 첫출근
#11. 파밍 빌딩, 태화강 인근
#12. 어긋난 프러포즈
#13. 움직이기 시작하는 석영진 전무
#14. 울주군, 벼 농장
#15. 급하게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16. 구청 결혼식 - 울산 남구청
#17. 질주와 체포
#18. 태화강 파밍 빌딩에 내리는 첫 눈
#19. 출산 일주일 후
#20. 이별
3장 부패 그리고 혁신파
#21. 요트 그리고 호화 파티
#22. TV 토론과 거리 인터뷰
#23. 혁신그룹
#24. 대표의 방문
#25. 노화하지 않는 인간
#26. 불법과 합법 사이
#27. 태풍 한 가운데에서
#28. 반짝반짝 작은 별
#29.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4장 공화국의 대통령
#30. 연안어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31. 공장들의 도시, 울산
#32. 다시 첫 눈
#33. 조폭 수사대
#34. 공화당 전당대회
#35. 2년만 더, 6세 시대, 호모 섹스투스
#36. 서울국민당 창당과 대선
#37. TV 토론
#38. 울산 노인들의 격론
#39. 역전, 방법을 찾아봅시다
#40. 납치범들
#41. 흉헌 것들 좀 치워주시게
#42. 드디어 대선
5장 컨틴전시 플랜
#43. 다시 방어진 항구
#44. 섹스투스 광고 시작
#45. 주인에게 가는 유골함
#46. 훈련과 계획
#47. 아빠, 안녕
#48. 김다익 대통령 취임식
#49. 영거, 속 좀 그만 썩여라
#50. 위기인가?
#51. 비밀 위성 발사
#52. 오영수의 마지막 순간
#53. 한성 시큐러티 울산 지점 운동회
#54. 두 번의 뇌 스캔
6장 내전
#55. 만남
#56. 안녕, 오현아
#57. AI 천수 발진
#58. 경찰청 본부 접수
#59. 불안한 대통령궁
#60. 대통령궁 교전
#61. 탈출 시퀀스
#62. 이제는 당이 나설 때
#63. 총리님, 협조 부탁드립니다
#64. 정부 청사 앞
#65. 공장 봉쇄와 수색
#66. AI 튜닝
7장 인투 더 타이푼
#67. 울산 병원 중환자실
#68. 영해 너머에서
#69. 행복한 이상주의
#70. 오늘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 자신의 방식으로
#71. 친구니까 해주는 말이야!
#72. 남해, 배 위에서
#73. 다른 전화기로
#74. 목포항
#75. 웬 차가 이렇게 많아?
#76. 인투 더 타이푼
#77. 병력 재구성
#78. 너라면 어떻게 하겠냐?
#79. 아날로그 정보전
#80. 네 대의 헬리콥터
#81. 지금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82. AI들의 철학 논쟁 그리고 결정
#83. 붕괴
#84. 다음 단계로
#85. 어느 노인의 마지막 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호모 사피엔스 이전에 등장했던 호모 에렉투스의 멸종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마지막 호모 에렉투스가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 없다.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콰트로스 사이의 관계도 그와 비슷했다. 워낙 혼돈기였고, 울산 게토를 중심으로 극소수의 호모 콰트로스가 겨우겨우 생존하던 시기였다. 초기에 서로 연락하고 지내던 파리 게토나 베를린 게토 등 많은 4년생의 공동체가 붕괴한 이후, 한반도 남쪽의 어느 공업도시에서 다시 문명을 시작한 이들은 고립되어 있었고, 자신들과 떨어진 곳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수명이 아주 길었던 과거의 인류, 장생종이 이룬 물질적 성과와, 고작 4년을 사는 단생종으로의 전환과 호모 에렉투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로의 전환 사이에 결정적으로 다른 차이는 인공지능, 즉 AI의 존재다. 호모 에렉투스가 이루어 낸 성과들은 유전자에 새겨져 정보로 계승되었다. 그렇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만들어 낸 지식적 성과들은 데이터베이스에 담겼고, 그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전달하는 역할은 AI가 맡았다. 전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호모 콰트로스의 삶에서 AI를 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캐릭터 AI로서 메인 AI는 호모 콰트로스 사회에서 유일한 호모 사피엔스 생존자였던 오현아가 디자인한 것이다.
호모 콰트로스가 게토 단계를 넘어 정부를 가진 국가로 전환된 후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선 2086년, 유일한 장생종이자 오랫동안 문명의 멘토 역할을 했던 오현아가 노환으로 임종을 맞이했다. 공식적으로는 호모 콰트로스와 공존하던, 아니 그들을 정신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이끌어 주던 마지막 호모 사피엔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이다.
“애들아, 내 말 잘 들어라. 60살까지는 살던 인간이 이렇게 4년만 살다가 그냥 죽는다는 게, 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 인생에 도대체 뭘 하고 살다가, 지금 이 경우를 맞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가 이제 뭘 해야겠냐?”
낮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석원주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울산 놈들이 호모 콰트로스의 수명과 관련된 것들을 헌법과 법으로 아주 세세하게 다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장남 석영호가 기계적인 대답을 했다. 순간 감정적으로 울컥한 석원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빨라졌다.
“공장이나 돌리는 놈들이 세상에 대해 뭘 안다고! 지구 전체가 이 한반도 일부 말고는 다 텅 비어 있는데, 그놈들이 이 좁은 땅에 갇혀서 꼼짝을 못 하게 해. 내가 무슨 60살, 70살, 그렇게 살자고 하는 거야? 2년만이라도 좀 수명을 늘려보자는 데, 그걸 못 하게 해. 수명이 2년이라도 늘어야 해외에 나가서 일할 사람이 생길 거 아냐? 우리한테 노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임금 노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얌전하게 4년 살다가 큰 도전 없이 조용히 죽음을 맞으니까 이렇게 정체되어 있는 거 아냐? 자원 부족 때문에 비행기도 못 만들고, 로봇도 대규모로 못 만드는 처지에, 인간 수명이라도 늘리는 게 유일한 해법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