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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3651064
· 쪽수 : 490쪽
책 소개
목차
간행사 | 한승헌 변호사 법조55년 기념선집간행위원회 위원장 _ 신인령 … 3
머리말 | ‘법치’의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 5
제1장 누구를 위한 법치주의인가
- 법치주의에 대한 오해와 왜곡
인간의 존엄과 법치주의 … 14
한국 헌정의 반성 … 34
정치범과 정치현실 … 43
정치적 상황과 양심수 … 56
위험한 법치주의 … 67
권력과 고문 … 73
한국적 법치주의의 허실 … 84
법의 정신과 민주주의 … 97
제2장 가식적 법치주의의 실상
- 역대 반민주정권의 법치 훼손
작가 남정현의 <분지> 필화 … 118
김대중 납치사건의 진상에 관한 의견서 … 142
5.18사건 판결의 반논리 … 155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최종 변론서 … 159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 176
인혁당사건의 재심 무죄를 보며 … 180
법정에 선 작가들 … 186
내가 겪은 유신, 긴급조치사건의 법정 … 199
역사의 맥락으로 본 한국의 시국사건 … 204
제3장 집권 정략에 밀려난 법의 정통성
- 국가이익과 집권자의 이익
대통령 긴급조치와 긴급인권 … 218
민청학련사건 상고이유서 … 237
사법적극주의 …258
언론형사법의 제문제 … 261
7·7선언과 국가보안법 … 265
통일을 위한 법 … 268
한국의 통일정책과 국가보안법 … 273
양극화시대의 법의 역기능 … 309
제4장 압제정권하의 사법의 진통
- 외풍 못지않은 영합의 위험
한국의 사법부, 그 60년의 궤적 … 322
한국 헌정의 불연속성과 사법 … 332
법관 성명과 그 이후 … 342
유신통치하의 법조계 … 346
6공의 사법부를 말한다 … 363
변호사의 체험을 통해 본 한국의 민주화 … 368
나의 법조 반세기 … 378
민주사법과 변호사 … 384
제5장 법을 통한 정의구현은 가능한가
- 언론의 물음에 답하다
사법개혁과 사법의 미래상 … 396
사법개혁의 대장정을 이끌며 … 422
‘6월민주항쟁’을 생각한다 … 426
법을 통한 정의 실현, 아직 갈 길 멀어 … 432
사법부에 이의 있다 … 438
집권세력의 오기, 민주주의와 인권의 대역주행 … 450
‘환생한 과거’ - 집권자와 검찰 … 459
한국앰네스티와 국제인권운동 … 465
저자 연보 … 477
저서 목록 … 489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법치’의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내가 법조인 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55년의 세월이 흘렀다. 1957년 대학을 마치고 군법무관으로 법조에 입문한 뒤, 검사를 거쳐 변호사로서 일해 오는 동안, 참으로 험난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엄청나고 다양한 체험을 했다. ‘민주공화국’의 이름이 무색했던 이승만의 독재, 박정희의 쿠데타와 유신통치, 전두환·노태우의 군사반란 등으로 이 나라의 법치주의는 참살과 치명상의 비운을 거듭했다. 민주와 법치를 파괴한 바로 그 사람들이 법치주의를 입에 담는 개그 수준의 ‘법치주의’도 난무했다. 분단을 빌미 삼은 압제도 변칙적 법치의 원인이 되었다.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나선 각계 인사와 청년 학생들이 법의 이름을 내세운 재판에서 ‘죄인’으로 몰렸다.
이런 역사의 풍랑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법치주의의 허상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고, 그에 따른 고뇌와 깨달음도 심화되어 갈 수 밖에 없었다.
법조인인 나로서는 더욱이나 그러했다. 특히 시국사범의 수사와 재판의 실상을 지켜보면서 많은 개탄과 다짐을 하기도 했다. 뿐만이 아니었다. 나 자신이 구속과 고문을 당하고, 두 번이나 피고인이 되어 법정에 끌려 나가고, 징역살이를 하다 보니, 느끼고 깨닫는 바가 참으로 많았다. 남다른 ‘불운’은 남다른 집념을 키우기도 했다.
그런 시대의 폭풍과 나 자신의 험난한 행보 속에서 나는 법치문제에 관해서도 제법 많은 글을 써왔다. 강연, 인터뷰, 방송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과정에서 내가 남긴 말과 글의 일부를 골라 정리한 ‘선집’의 하나이다. 문헌을 통한 연구가 아니라 체험을 바탕으로 한 현장 백서라고 하겠다. 오래 된 글도 그 집필 당시의 시대상황과 나 자신의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다시 보기’를 누름으로서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증언집이 되었으면 나로서는 큰 보람이 되겠다.
일찍이 4.19혁명과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6월민주항쟁으로 쟁취한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다시금 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정부를 거쳐 오늘의 박근혜정부로 접어들면서 이 나라의 민주 법치주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법과 원칙’은 위정자가 국민에게 내리는 일방통행식 준법훈시의 제목이 되었다. 그러나 참다운 법치주의는 지배자의 그런 하향식명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정자의 준법을 본질로 하는 상향적 견제기능을 다함으로써 확립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국가의 3권이 집권자에게 유리한 법의 정립과 집행에 기우는 한, 위정자에게 불리한 수사나 재판이 집권세력의 눈 밖에 나서 묻지마식 반격의 대상이 되는 한, 적어도 근대적 의미의 법치주의는 기대할 수가 없다. ‘법과 원칙’은 하나의 허위광고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런 걱정을 하면서 내가 이 책에 담아 낸 글과 말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되살리고 그릇된 법치주의를 바로잡는 데 조금이라도 쓸모가 있게 된다면 다시없는 보람으로 간직하겠다.
이 책에는 지금부터 40여 년 전에 쓴 글도 있다. 서툰 글들이지만 저마다 집필 당시의 살벌했던 압제상황을 떠올리면서 한 시대의 비망록쯤으로 새겨가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공부와 생각의 모자람을 부끄럽게 여기면서도 나의 법조생활 55년을 기념하는 이 선집을 내는 충정을 독자 여러분께서 깊이 이해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번 선집의 출간에 뜻을 모아 주신 신인령 총장님을 비롯한 간행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귀한 작품을 표지 그림으로 쓰도록 배려해주신 유휴열 화백과 윤형두 회장님을 비롯한 범우사의 김영석 실장님, 신윤정 기자, 박은성 주임 등 여러분의 노고에 대하여 깊은 사의를 표한다.
한 승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