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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63720272
· 쪽수 : 504쪽
· 출판일 : 2010-08-13
책 소개
목차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
낯선 것과 어울려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극_장정일
리뷰
책속에서
사건이 터졌다 하면 코리건 사람들은 즉각 재스퍼 존스의 이름부터 들먹인다. 자기 아이가 잘못한 게 분명해도 일단 이렇게 묻고 본다. “재스퍼 존스랑 같이 있었던 거니?” 이 질문을 받으면 아이들은 거짓 대답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재스퍼 존스를 대면 자신들의 죄는 크게 사해지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착한 아이들은 악마의 꾐에 넘어가 잠시 길을 잃었던 것뿐이다. 사건이 그렇게 종결되면서 남는 교훈은 간단명료하다. 재스퍼 존스와 놀지 마라.
나는 어쩔 수없이 받아들인다. 이 작고 조용한 동네 바깥이 이리도 어지럽고 복잡할 수가! 나무에 매달린 로라 위셔트의 시체를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니, 이런 흉측스러운 사건을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니 말도 안 된다. 이 문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이들에게 넘겨야 함이 마땅하다. 우리는 겁을 집어먹고 숨을 헐떡거리며 안전한 곳으로 냅다 줄행랑을 쳐야 할 어린 소년들이 아닌가. 진실은 우리가 밝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로라 위셔트가 저곳에 매달려 있고 재스퍼 존스는 곤경에 처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내가 끼어 있다.
“그것 봐. 배트맨은 달라. 배트맨은 보통 사람이거든. 위험에 처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그런 보통 사람 말이야. 슈퍼맨은 크립토나이트만 조심하면 되잖아. 정말 대단하지. 슈퍼맨은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엄청나게 거대한 바위를 만난다든가 하는 몇 가지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를 해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배트맨은 우리와 똑같이 연약한 존재지. 그렇기에 우리와 똑같이 공포심을 가지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배트맨의 용기가 최고라는 거야. 그런 장애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싸우니까. 내 말의 핵심은 이거야. 잃을 것이 많을수록 용기가 더 필요한 법이거든. 그렇기 때문에 배트맨이 슈퍼맨보다 우월하고 내가 너보다 무한정 똑똑하단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