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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3720463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사건 전주곡
제2장 재스퍼 사건 전반부
제3장 재스퍼 사건 후반부
리뷰
책속에서
유리 벽 저쪽에는 런던발 비행기에서 쏟아져 나온 가방과 배낭과 보따리들이 컨베이어 벨트에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뻘건 보따리가 떼굴떼굴 굴러 나왔다. 너무 낡아 지퍼도 제대로 닫히지 않아 내용물이 쏟아져 나올 기세였다. 다음에는 초록색 가방, 그리고 엄청나게 큰 군인용 배낭 (……) 컨베이어 벨트에 달라붙어 가장 열심히 짐을 찾는 녀석은 엄청 덩치가 좋은 녀석인데 빨간 금발에 주근깨가 잔뜩 있다. (……) 페터 형은 사색이 되어 나와 우리 부모님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갑자기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 “하느님 맙소사! 저건 마귀 새끼 재스퍼라고!”
재스퍼는 진짜 골칫거리다. 겉으로 보기에도 그렇고, 하는 짓도 그렇고 사사건건 문제투성이다. 보통 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정말 그렇다. 하지만 재스퍼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내가 처음에 재스퍼에게 선입견을 갖게 된 문제들도, 사정을 알고 보니 그만한 까닭이 있었다. 그래서 이제 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엄마는 굳이 안 해도 좋은 변명을 했다.
“사람마다 문제가 있는 건데,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를 때는 누구나 답답한 거야. 충분히 사정을 알고 나면 받아들일 수 있는 거지.”
이 말에 빌레 누나는 또 딴죽을 걸었다.
“난 아니라고 봐! 그게 엄마의 문제라고 봐! 그냥 있는 그대로 가만히 내버려 둘 줄 몰라서 그런 거야. 어떻게 세상 사람을 모두 엄마 방식으로 몰아가려고 해?” (……) “엄마는 꼭 엄마 마음에 드는 사람만 좋아하잖아. 착하고, 똑똑하고, 멋있는 사람이어야 엄마는 인정해 주겠다는 거 아냐? 상대를 있는 그대로 그냥 받아들일 줄은 몰라. 상대한테서 내가 갖고 있는 기대치를 확인해야 내 마음을 주는 거지.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없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