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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88963722863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_ 문학을 즐기는 문학 교육
(봄) … 소설을 읽고 길고 길고 긴 서평을 써 보자
책 바구니를 들고 교실로 들어가다
서점에서 책을 사라
너도 혹시 난독증일까?
진짜 8천 자를 쓰라고요?
일대일 피드백
저는 그냥 버려 주세요
내가 여기까지 왔어!
그 후, 우리의 발견
(봄에서 여름) … 시에 마음을 얹다
시에 기대어 와르르
대신 울어 주는 사람, 시인
시집을 처음 읽다
여우가 없는 〈여우난곬족〉 모방시
시 창작 시간
(가을) … 우리도 소설을 써 볼까
소설 쓰기 진짜 할 거예요?
소설이 뭐지?
네 안의 이야기를 꺼내 봐
영화를 글로 쓴다면
이거 정말 니가 쓴 거니?
네 글 공개해도 되겠니?
(가을에서 겨울) … 산문집을 영상으로 표현해 보자
진짜 글 안 써도 돼요?
문자 평가가 놓친 아이들
(고3이 되다) … 입시와 글쓰기
학종과 수능, 정답은 어디에
고3에게도 수행평가는 중요하다, 더욱!
자소서를 쓰는 시간
3년의 배움과 성장
나의 길, 새로운 길
(읽고 쓰다) … 아이들 글
장편소설 서평, 시 에세이, 시집 비평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활동을 하면서 꽤 많은 아이들이 소설책 한 권 제대로 읽어 보지 않고 고2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학년 때도 청소년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했지만, 제대로 읽지 않고 대충 글만 써냈던 모양이다. 논술과 창체, 주당 두 시간을 할애해서 읽게 했으나 성적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꼭 해야 한다는 동기가 약했던 모양이다. 서점에서 자기 책을 사게 하고 수업 시간에 다 같이 읽게 하니, 아이들은 이제야 제대로 책을 읽어야겠다고 받아들였나 보다.
_ ‘너도 혹시 난독증일까?’
그렇게 아이들도 설마, 설마하던 글쓰기를 진짜 8천 자로 진행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전혀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아이들이 8천 자 넘는 분량의 글을 써서 리로스쿨에 올렸다. 나는 첨삭 과정에 시간을 많이 끌어서 내가 맡은 학급은 안 한 아이들이 많은데, 이 선생이 맡은 반은 벌써 끝내고 손을 턴 아이들이 많았다. 은근히 비교도 되면서 마음이 초조했다. 학년 전체 반장들 단톡방도 만들고 아이들에게 독촉 메시지를 보냈다. 격려가 될 만한 아이의 글을 복사해서 붙이기도 하고, 내용을 확장하는 팁도 알리느라 단톡방이 바빴다. 지필고사 기간이 다 되어 미안했지만 이 과제의 성적 비율도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책을 읽을 때 좀 더 독촉을 해서 4월 안으로 끝을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잘못이었다. 아이들도 나도 힘들었다. 그래도 막바지 힘을 내어 앞 반 아이들도 차츰차츰 마무리를 했다.
정말 안 하려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던 아이들 가운데 몇이 막판에 주말 이틀 동안 몰입을 하더니 8천 자를 거뜬히, 내용도 썩 좋은 글을 완성해 올렸다.
_ ‘저는 그냥 버려 주세요’
글쓰기의 내공을 심어 줄 생각으로 시작한 과제였는데, 아이들은 삶의 큰 산 하나를 넘은 것처럼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 그러나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한 줄 한 줄 쓰다 보니 어느새 목표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사람들은 해 보지 않은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삶의 경험이 빈약한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무얼 그렇게 힘들게 해 본 적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책 한 권을 놓고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 본 것도 처음이다. 많은 아이들이 말했다. 성적이 어떻게 나오는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만큼 해낸 나 자신에게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다고.
이런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에너지를 한껏 끌어내어 쓰는 것, 나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일. 공부에서 지식을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마음과 태도다.
_ ‘내가 여기까지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