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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4361689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9-09-20
책 소개
목차
서문
평화는 방향을 가두지 않는 것이다
―북한 안내자를 자처하며
제1여정
1. 바람(Wind)을 이정표 삼고 바람(Hope)을 양식 삼아
―서삼독書三讀을 여삼행旅三行으로, 서울역에서 바라보는 북한 철도
2. 물고기는 체제라는 그물을 모르는데
―임진강을 건너면 북방 한계선(NLL) 그리고 저도 어장과 장산곶
3. 붓끝은 날카로워야 하나 종이를 뚫으면 쓸 데가 없다
―말이 칼이 되었던 날들. 개성공단을 지나며
4. 국수발에 혀까지 감겨 넘어갈 뻔했다네
―평양 왔으니 평양랭면 먹으러 갑시다. 다른 북한 음식으로 입맛도 좀 다시고
5. 바람방울 소리가 노을에 젖다. 노층층 십보구휴路層層 十步九休
―천하 명산 묘향산에 터 잡은 보현사. 묘향산 역사박물관.
6. 믿고 싶지만 믿기 어려운 것들도 있기 마련이지
―세계를 움직인 증언들. 정치범 수용소
7. 궁금한 건 못 참아. 꼭 가보고 싶은 아오지
―아오지 탄광은 아직도?
8. 철밥통, 그 좋은 게 없다니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도 있다. 혁명 교화
9. 예의 있고 도덕을 알던 사람들은 소리 없이 사라졌어요
―고난의 행군과 대북 제재에 대하여
10. 백두산은 언제부터 현재의 국경이 되었을까
―딱 잘라 한마디로 북한은 이익, 중국은 손해
제2여정
1. 가장 작은 것 가장 크게 세워서
―꿈으로 가는 징검다리는 무료. 북한의 예술 교육
2. 북한 가수가 부러울 때도 있지. 관객 걱정 안 해도 되는…
―북한의 대중음악
3. 꿈일까 현실일까. 꿈의 세상 쪽에 기울기는 하지만
―북한 영화는 언제나 해피엔딩
4. 북녀北女들에게 이상적인 남성상이란?
―북한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의 이상형
5. 북한은 왜 예수를 버렸을까
―평양에서 예수 믿으세요, 를 외친다면
6. 선물들의 백과사전 자랑할 만하네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
7. 단군 신화인가 단군 실화인가
―평양은 진짜로 단군을 믿는다. 단군릉
8. 사람들이여 삼가 옷깃을 여미라
―특권층을 만나려면 이곳을 먼저 들러야. 북한의 국립묘지
제3여정
1. 초대한 자의 겸양과 초대받은 자의 예의
―남북의 예법은 차이가 없다. 공연으로 보는 예법
2. 설움으로 밥을 짓고 눈물이 간을 맞추었네
―그해 금강산 이산가족 만남의 식탁
3. 뜨끈허니 좋은 온천 북한에서는 치료약
―북한의 온천과 고려의학
4. ‘ㅆ’이 들려주는 위험한 카타르시스catharsis
―말이 같으니 욕도 통하네
5. 투자왕 짐 로저스의 눈에 북한이 들어왔다
―과욕은 금물, 그러나 투자할 만한 그곳
6. 찰진 사투리 ‘할라꼬이’
―재미진 함경도 사투리, 쓰는 곳에 따라 슬픈 언어가 되기도
7. 한 방울의 물에 우주가 비낀다
―학생을 찾아가는 학교, 북한의 분교와 교육 과정
8. 백무선 철길 위에서 떠오른 말 “왜 대륙입니까?”
―눈이 오는가 저 북쪽에, 두만강 철길 위에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는 이제 분단을 뒤로하고 여기 서울역에서 기행을 시작합니다. 서삼독書三讀이라고 했지요. 책을 읽을 땐 텍스트text를 먼저 읽고 필자를 읽고 마지막으로 독자 자신을 읽어야 독서의 완성이라는 겁니다. 기행紀行이란 말도 행자의 발걸음에 실마리를 잡는다는 뜻이니까 독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먼저 도착하는 곳에서 바람의 향기를 맡고 풍경을 담는 게 우선이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역사와 삶의 방식, 그들의 꿈은 어떻게 이어져왔는가를 보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살았던 한 생의 발걸음을 되짚어보는 것입니다. 이 먼 여행에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나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반성해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기행은 서삼독書三讀을 여삼행旅三行으로 여기면 좋을 듯합니다.
―「바람(Wind)을 이정표 삼고 바람(Hope)을 양식 삼아」 중에서
그 말 한마디가 사람들을 웃게 했습니다. 가슴을 따뜻하게 덥히는 말이기도 했구요.
“멀다고 말하믄 안 되갓구나.”4.27 심각한 판문점 회담장에서 폭소를 터뜨리게 한 김정은 위원장의 농담은 단순 농담만은 아니었지요. 실제로 평양은 멀지 않습니다. 고작 판문점에서 직선거리 147km. 그 짧은 거리를 넘지 못해 매년 40조가 넘는 국방비를 들이고 60만의 젊은 청춘이 총을 들었습니다. 대륙으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꿈도 못 꾸었고 반도는 환태평양 지구대의 변두리에서 외로운 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요 역사 이래로 우리 한반도는 대륙의 출발지였고 종착지였습니다. 시작과 끝. 대륙의 모든 것이었던 5,000년의 시간을 묻어두고 고작 70년의 분단으로 서로를 불가촉천민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평양은 멀다고 여기면 안 되지만 그러나 머나먼 곳이었습니다. 평양 시내가 그동안 남한에서 생각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건 다 알고 계시지요? 각종 매체를 통해서 유경호텔, 여명거리, 미래 과학자거리들의 아파트, 상점, 대동강 유람선 등 이미 다 보셨을 겁니다. “뭐? 평양에도 아파트가 있다구? 뭐? 평양에도 동물원이 있다구?” 마치 가지면 안 되는 걸 가진 아이를 바라보는 것처럼 반응하는 사람들이 어떨 땐 불편하기도 했었는데요.
자 여기가 평양입니다. 일단 평양랭면을 한 그릇 먹으러 갑시다.
―「국수발에 혀까지 감겨 넘어갈 뻔했다네」 중에서
남한에도 유명한 온천이 많으나 북한에도 많습니다. 전체 면적의 80%가 산악 지역이고 백두산은 고작 1,200년밖에 쉬지 않았다는 휴화산이니 온천 또한 많을 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렇다고 백두산에만 몰려 있는 게 아닙니다. 북한 전역에 골고루 퍼져 있습니다.
일단 여기 강릉, 속초, 제진 지나 고성 건너 가까운 금강산으로 가봅시다. 그 봉우리 다 헤아릴 수 없이 아름다운 금강산이 있고 또 삼일포며 장전항, 그 풍광이 얼마나 차고 넘치면 이름도 해금강이라 했을까요. 산 금강과 바다 금강이 다 모여 있는 곳. 따뜻한 우물이 있는 동네라고 해서 붙인 이름 온정리溫井里에 금강산온천이 있습니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이전에 이곳은 금강산을 찾아오는 남측 손님들이 꼭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였지요.
―「뜨끈허니 좋은 온천 북한에서는 치료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