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목회/신학 > 목회일반
· ISBN : 9788964475560
· 쪽수 : 524쪽
· 출판일 : 2025-09-30
책 소개
숙원 사업을 해결한 기분이다. 농촌교회 현장에서 평생 헌신한 목회자의 의미 있는 활동 기록을 늘 남기고 싶었다. 농촌 현장은 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 관심 밖의 이야기라 마음이 더 쓰였다.
1980년대 중반부터 교단과 조직이 창립되면서 농촌 목회와 선교는 이전과 차원을 달리하여 전개되었다. 이 당시 시대 정신은 ‘민중 정신’으로 신학교 안에서도 영향을 받아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선교적 관심이 높아가고 있었다. ‘농목(농촌 목회자 조직)’ 역시 이 흐름에 탄생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탄생, 활동한 각 교단의 목회자들이 농촌 현장에 나가 목회의 내용과 방법을 새롭게 구현하기 시작했다. 농촌 조직이 이루어지기 전에도 소명감을 갖고 농촌 목회를 한 분들도 물론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러한 분들의 활동 기록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1970년대는 대체로 점조직으로 시작되었고, 1980년대 들어와 조직화 된 활동으로 본격 전개되었다. 그러고 1990년대를 지나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 책에 기록된 활동도 1970년대를 시작으로 하여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농촌 목회 이야기를 아울러 다루고 있다.
“예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은 어떤 것인가?” 성경은 예수님이 갈릴리 농어촌에 살면서 복음을 전하셨다고 증언한다. 예수님은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말씀을 나누면서 그들의 참된 이웃이 되어 주었다.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시대 상황이지만, 꼭 농어촌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약자들과 동고동락하신 예수님의 삶을 본받자는 정신은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정신은 세속적 목표가 대부분의 목회자들을 지배하고 있기에 잘 지켜지지 않는 오늘이다. 과연 무엇이, 도대체 어떤 것이 참된 성공인지 의문이다. “성공이란 무엇으로 측정 가능한 척도인가?”
역사의 발전은 주류와 비주류가 길항(拮抗) 작용하면서 생겨난다. 비주류는 주류를 비판하고 저항하기에 늘 핍박과 무시 속에 있다. 그래서 줄곧 소수이고, 대부분이 이 세력에 속하기를 꺼리고 회피한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비주류의 상징이라 볼 수 있다. 주류인 바리새인, 사두개인 등 성전 지배 세력과 대척점에 서 있었다. 주류를 비판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언제나 그들과 부딪쳤고, 고난의 삶을 살다가 결국 그들에 의해 십자가에 처형되고 말았다.
여기 주류에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억압과 가난 속에 신음하는 농촌 현장으로 들어가, 평생 그들을 돌보고 함께 살다가 정년이 되어 목회 현장에서 물러난 여섯 분의 목회자, 그리고 아직 현역으로 활동 중인 한 분의 목회자가 있다. 이들은 명예와 부귀영화를 멀리하고, 가난을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자신과 싸우며 치열한 삶의 궤적을 남기었다. 예수의 삶을 본받아 그 뒤를 따르려고 힘쓴, 진정한 의미의 제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을 읽다 보면 눈시울 뜨거워지는 살아 있는 이야기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농촌교회에서 30년 이상 목회하신 분들의 목회적 삶을 기록한 이 책은 점차 메말라 가고 의식화(儀式化)되어 가는 목회 풍토에 생기(生氣)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목차
머리말 _ 낮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하나님 나라 운동 ╻ 한경호
1부 _ 1970년대에 부임한 목회자
심상봉 ╻ 전통과 복음의 조화, 수행하는 목회자
― 전북 임실 임실제일교회
임인수 ╻ 어린이들과 함께하며 지역을 변화시킨 목회자
― 충남 아산 새암교회
정도성 ╻ 끝없이 베풀어 주며 동고동락한 목회자
― 전남 고흥 매곡교회
2부 _ 1980년대에 부임한 목회자
여태권 ╻ 농민운동, 생명농업운동, 사회복지 선교의 기수
― 전북 완주 율곡교회
엄용식 ╻ 교회와 지역을 아우르는 통전적 목회자
― 경남 함양 옥동교회
김수영 ╻시대와 지역 상황에 부응하는 목회적 과제의 실천가
― 경남 거제 다대교회
3부 _ 1990년대에 부임한 목회자
박순웅 ╻ 몰락하는 농촌 마을에서 새 희망을 일구는 목회자
― 강원 홍천 동면교회
지은이 알림
책속에서
교회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과제는 교인들이 은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교인은 농업을 전업으로 하고 있고, 교회 또한 농촌지역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농업에 중점을 두었다. 나도 농민의 후예였으며, 이는 이미 1970년대 원경선 선생과 고다니 준이치 선생의 가르침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일이기도 하였다.
고다니 선생은 당시 박정희 정부가 추진하던 다수확 품종 재배보다는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품종을 버리지 말고 재배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친환경농업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농업기술들을 주제로 강좌를 개설하고 농사에 도입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일부 농민들이 시장에 내다 팔 농산물과 자가소비용 농산물을 구분하여 경작하는 것은 거짓을 자행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교인들은 이런 농사를 짓지 말기를 바랐다.
1부 _ 〈심상봉 _ 전통과 복음의 조화, 수행하는 목회자(임실제일교회)〉 중에서
나는 생각해 보면 별난 목사였던 것 같다. 마을의 미취학 아동들을 잘 가르쳐 소문이 자자하던 때의 어린이집 교사인 나는 별난 목사였다. 서원리 사람들의 집에 채석장 돌이 날아오는 위험을 막아 보려고 노력하던 나는 별난 목사였다. 사조축산의 폐수 방류를 막아내려고 밤낮없이 애쓰던 나는 별난 목사였다. 서원리 마을 사람들은 별난 목사를 좋아하고 신뢰했다. 나의 별난 언행들이 농촌에 사는 그들을 위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기에 신뢰해 주었다.
그러나 1983년 형사들이 다녀간 뒤부터는 마을 사람 중 일부가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인권선교 활동을 하거나 민주화 운동을 한다며 시위장에 다니는 목사들은 좌경 용공 분자라고 몰아대는 경찰들의 말을 믿는 마을 사람들이 생겼다. 신뢰를 받고 있어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것이 목회인데, 좌경 용공 분자 같다는 평을 들으며 살았으니, 나 스스로 앞길에 장애물을 놓아 가며 걸어온 별나고 이상한 목회자였다. … 전두환 정권 퇴진운동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요, 많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확신했다.
1부 _ 〈임인수 _ 어린이들과 함께하며 지역을 변화시킨 목회자(새암교회)〉 중에서
아이들 학비는 대야 하고, 팔리지 않으면 다시 집으로 가져가기도 힘드니 싼 가격에라도 장사치들이 달라는 값에 판다.
그때 든 생각이 이 지역의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판매해 보자는 것이었다. 콩을 제값에 사주면 농민들은 판매 걱정 없이 콩을 재배하게 되고, 겨울 농한기에 메주를 만들게 되니 일손도 창출하고, 도시 사람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좋은 먹거리를 살 수 있어서 건강에 좋을 것 같다. 이익금은 이 지역 노인들을 위해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속이지 않고 제대로 만들어 팔면 언젠가는 알아주리라 생각했다. 도시 사람들과 농민들이 다 같이 사는 일이지 않는가.
1부 _ 〈정도성 _ 끝없이 베풀어 주며 동고동락한 목회자(매곡교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