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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4711118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14-02-2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공부: 곧잘 하던 아이가 무너질 때
똑같이 공부해도 늘 1등과 꼴등은 있다
아이의 집중도를 높이는 법
부모는 최고의 조력자이다
아이 공부를 돕다가 다시 영어책을 들추다
아빠의 공부 비밀, 큰 그림 그리기
두뇌는 본디 게으르기에…
두뇌를 부지런하게 만드는 법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2장. 직업: 알 수 없는 미래에 힘겨워하는 내 아이야
직업이란 옷을 갈아입는 일이다
결코 놓치면 안 될 한 가지, 나의 진짜 꿈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고 무엇을 ‘하려고’ 하라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많다
‘직업’이 아닌 ‘일’에 아이가 관심을 갖기를
3장. 외모: 십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딸의 가방에서 마스카라가 나왔다
화장을 시작하는 딸에게 들려주고픈 말들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
다이어트하지 않아도 괜찮아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너
4장. 행복: 아이들에게는 어른이 모르는 고민들이 있다
부모가 다 해주는데 무슨 고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행복은 스스로 정복하는 것
행복이 가진 것에 비례할까?
근거 없는 희망이 때론 좌절을
행복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있다
5장. 독서: 그곳에 네 가능성이 숨 쉬고 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유럽에서의 64일, 길을 찾다
책은 참 맛있는 여행
책에서 만난 사람들
헌책방에서 과거의 나를 만나다
책은 이곳저곳으로 데려가주는 티켓
책의 무게를 놓아라
십대들의 책 읽기는…
6장. 스마트폰: 가까워지고 싶어서 오히려 멀어지는 시대
나는 시를 좋아하던 여자를 사랑했다
스마트폰, 아이와의 전쟁
미디어가 때로는 메시지를 지배한다
기억과 관계를 잃어가다
그렇다고 거스를 수는 없지 않은가?
7장. 명품: 스스로 소비 결정자가 되기 전에
선진국은 모두 서양식 옷을 입었다?
옷에 담긴 정치학
소비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
진정한 스마트컨슈머가 되는 법
8장. 도전: 너의 삶이 잊을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길
너의 삶의 주인이 네 자신이 되도록
안정적인 삶의 함정
아이에게 일탈을 선물하다
캠핑장 찾아 달리고, 달리고
오싹했던 유령 캠핑장
관광지에선 얻을 수 없는 경험들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저축하라
삶의 가능성에 목줄을 매달지 마라
9장. 인간관계: 누구나, 언제나 사람과의 갈등은 있다
나의 학창시절도 다르지 않았다
내 별명은 ‘곁가지’
그해 오대산의 늦겨울
그때가 지나면 웃음 가득한 기억만 남지
인간관계,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길 때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쨌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딸아이는 겉돌기 시작했다. 수업을 마친 후 곧바로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학교가 있는 혜화동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옷집이나 액세서리 가게를 기웃거리고, 노래방을 들락거렸다. 딸아이에게 서울 대학로 일대는 신세계였다. 옷가게, 화장품 가게, 캐릭터용품점, 분식점 등등이 한 집 건너 하나씩 들어서 있고, 예쁘게 화장하고 세련되게 옷을 차려입은 언니들이 셀 수 없이 지나다녔다. 서울 북부 끝자락의 지하철역 부근이나 돌아다니던 아이에겐 눈이 번쩍 뜨이는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공부는 아이들의 의무가 아니라 권리다. 삶을 돌이켜보면 학창시절만큼 보살핌과 배려, 새로운 지식의 가르침 등을 받는 특권의 시기가 없다. 따라서 공부가 학생의 의무임을 강조하며 아이들에게 짐을 지우려 하기보다 특권임을 이해시키면서 그 특권을 맘껏 누리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공부하느라 밤늦게 들어온 아이들을 보며 안쓰러워하기보다는 공부에 자신의 모든 것을 후회 없이 쏟아보라고 격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언제 공부하느라 밤을 새워보겠는가. 그리고 그것이 훗날 커서 돌이켜볼 때 ‘그때가 그래도 내 인생의 황금기였어’라고 회고할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그런 기억조차 갖지 못한 아이로 내 딸을 키우고 싶지는 않다.
아내는 지퍼를 열고 거기에 들어 있는 것을 침대 위에 쏟아놓았다. 둥글고 작은 플라스틱 통 몇 개, 연필처럼 생긴 검은 막대 몇 개, 원통형 막대 같은 것 하나가 나왔다. 이게 뭐냐고 물으니 아내는 한숨을 내쉬며 화장품이라고 했다. 대수롭지도 않은 화장품 몇 개 때문에 곤히 자고 있는 나를 깨운 것 같아 볼멘소리로 “한밤중에 웬 화장품?” 하고 물었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그것들은 딸아이의 책가방에서 나온 것이었다. 종류도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립글로스 등으로 다양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당시 딸아이는 아직 중학교 교복이 어색할 정도로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했다. 그런 아이가 화장을 하고 다니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것도 엄마 아빠 몰래 화장품을 책가방 속에 숨겨 다니면서 하다니. 이런 기분은 이상한 상상으로 이어졌다. 학교 화장실에 숨어서 입술을 바르고, 눈 화장을 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럴 리가, 하면서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