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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철학
· ISBN : 9788964963395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17-06-0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조선 혁명 선언
2. 황옥 경부
3. 조선 총독부 소속 관리에게
4. 관음사
5. 경의선
6. 雨(우)
7. 낭객의 신년 만필
8. 김천
9. 금가락지
10. 밀정에게 고함
11. 한국인 아나키스트 대회
12. 죽음과 죽음
부록
신채호의 생애
의열단과 무정부주의
읽고 풀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황옥을 만나기로 한 날, 멀리서 본 황옥의 주변엔 한 인물이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신문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고는 해도 불안한 몸짓은 그가 그곳을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더구나 눈은 계속해서 황옥 쪽을 힐끔거리면서 재빨리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여러 해 동안 훈련받은 몸짓이라는 걸 지호는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이 자기가 그토록 이를 갈던 한때 고향 친구라는 것을 알아채는 데도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무원.
지금 당장에라도 뛰쳐나가 심장에 총알을 박아 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다면 그랬을 것입니다. 지호는 무원 외에도 다른 끄나풀이 더 붙었는지 한참을 지켜보았습니다. 무원 말고 황옥을 따라온 자는 더 없는 것 같았습니다.
- 3장 '조선 총독부 소속 관리에게'
무원은 어금니가 부서질 정도로 입을 꽉 다물었습니다. 뜨거운 국물을 한 번에 들이켠 듯 가슴이 쓰려 왔습니다. 당장 뱃속에 손을 넣어 이 꽉 막힌 소리를 꺼내 놓고 싶었습니다.
‘지호다. 그놈이 여기 있었어. 경찰 옷을 입고 빠져나간 게 지호였어.’
더 많은 총을 확보하지 못하고 더 많은 인원을 데려오지 못한 게 뼈저리게 아팠습니다. 지호가 있는 걸 알았다면 군대를 부르고 대포라도 가져왔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원은 마당에 묶인 채 꿇어앉아 있는 황옥과 김시현을 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손수건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습니다.
‘이번에는 용케 빠져나갔구나. 하지만 머지않아 네 피를 내 손에 직접 묻힐 날이 올 거다, 반드시.’
- 6장 '雨(우)'
“우리 처지가 어린아이 같더라도 주먹이라도 한번 휘둘러 보고 안 되면 깨물기라도 해야 하네. 당장은 더 큰 매를 부르더라도 싸워 본 경험이 모여 쌓인 것, 그게 바로 역사라고 생각하네.”
“그럼 우리 역사에서 그런 일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까? 항상 큰 나라 중국에 눌리고, 옆 나라 일본에 시달림을 당해 오지 않았습니까?”
“어허 이 사람, 큰일 날 소리를 하는군. 기록을 없애고 흔적을 지워서 그렇지 아주 많았네. 많은 만큼 많이 꺾이고 그렇게 꺾인 이후로 오래 힘들었지만 결국 그 경험이 역사로 남아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자네를 만든 것 아니겠나?”
- 10장 '밀정에게 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