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65133698
· 쪽수 : 212쪽
책 소개
목차
1. 우리 가문의 작가님
2. 가족이라는 짐
3. 개인주의 가족
리뷰
책속에서
책이 지진 파괴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는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내 주변에 있는 가장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는 방법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우리는 기이한 세대였다. 사랑에 빠진 여인과 덤보, 바깥에는 총알이 빗발치는 동안 지하에, 피난처에 몸을 숨긴 채 어린 시절을 보낸 그 세대의 수많은 사람들의 아들딸이었다… (중략)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살아남았고, 살아남은 자의 불행을 몸소 체험했다. 그래도 견디며 살아갔다.
그 아이들이 훗날 어른의 문턱에 들어설 때쯤에는 알제리 전투를 겪었고, 그곳에서도 살아남았다. 몇몇은 덤보처럼 살인범이 되어 전쟁터에서 돌아왔고, 자기혐오도 견디며 살아갔다. 그래서 그들은 나이가 들면서 모든 것을 맛보고 싶어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맛보며 행복을 느꼈다. 배반, 불손, 우울, 정신분석 치료, 가벼운 약, 록큰롤, 성공, 실패, 이혼. 그들은 더 이상 죽음이 두렵지 않았고, 사랑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수많은 것들 중 하나라는 걸 깨달았다. 사랑 없이도 살 수 있었다.
그들을 구한 건 사랑이 아니라, 비겁함이었다.
결국 쾌락만을 생각하며 성관계를 맺었고, 상대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별로 중요치 않았다. 그리고 그들을 치료하는 일은 훗날 자식들에게 떠넘겼다. 어지러운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는 일까지도. 그렇게 우리는 피난처 잔해와 빗발치는 총알, 모래사막 아래에 내버려진 아이들의 꿈을 짊어진 채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들은 우리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우리는 스스로 사랑을 찾아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