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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6624026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0-06-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고대부터 풀이 일으켜온 여러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묘사되어 왔다. 풀이 문화와 함께 변모하면서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푸르른 정경에만 머물러 있는 오늘날, 풀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1. 풀, 태초의 무대
풀에 투사된 교훈적 가치들, 감수성을 자극하는 초록색 풀, 풀의 감각적인 형태, 풀이 주는 충동, 잡초를 보는 시각, 에덴동산의 이미지, 풀의 사회적 상징체계 등 자연의 시작점인 ‘풀’을 살펴본다.
2. 풀, 유년의 추억
여러 문호들의 작품을 인용하여 풀밭을 뛰놀던 유년기의 기억을 다룬다.
3. 목장에서의 경험
목장에서의 경험, 비가 내리거나 강이 흐를 때의 풍경,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목장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감정 등을 이야기한다.
4. 초원, 그 무성한 풀의 풍요로움
꽃이 핀 알록달록한 초원의 아름다움, 초원을 만지고 걷고 달리는 원초적 즐거움, 초원에 밤이 내릴 때의 모습을 찬미하는 한편, 북미 개척으로 사라진 대초원을 그리워한다.
5. 풀, 잠깐의 은신처
기원전 1세기부터 오늘날까지 풀과 휴식을 연결 짓는 작품들을 살펴본다. 바라만 봐도 편안함을 주는 풀,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풀 뜯는 동물들, 가족과 보내는 휴일 등 풀이 가진 휴식의 이미지를 다룬다.
6. 수풀, 그 미시의 세계
곤충이 등장하는 교훈적 우화, 무한한 하늘과 대비되는 풀 속 곤충들의 작은 세계, 숭고하고 변화무쌍한 곤충들의 삶, 곤충을 관찰하던 어린 시절 등 문학 작품에 반영된 수풀 속 미시의 세계를 살펴본다.
7. 꿈결보다 감미로운 풀 _ 르콩트 드 릴
목신(牧神)이 사는 아르카디아에 대한 로망과 양 치는 목동의 즐거움, 풀이 지닌 목가적인 향수가 시대마다 문학 작품 속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다룬다.
8. 풀 내음 가득한 삶의 터전
중세부터 20세기까지의 풀 베기와 건초 저장 등 풀과 관련된 노동 현장을 다룬다. 리듬감 있는 풀 베기 작업, 함께 땀 흘리며 일하는 농부들, 풀을 베고 말릴 때의 향기, 퇴비 냄새를 이야기한다.
9. 우아하고 고상한 풀
귀족들의 교양을 대변하던 잔디, 조경 공간에서 놀이 공간으로 기능이 바뀐 공원, 근대 북미에서 백인 중산층의 상징이 된 잔디, 잔디경기장과 인공 잔디의 등장 등 야생풀과 대비되는 잔디를 다룬다.
10. 흰 대리석 같은 두 발이 푸른 풀밭에서 빛나네 _ 라마르틴
걸음마다 풀이 돋아난다는 아프로디테에 대한 환상이 ‘풀밭에 선 하얀 맨발의 여성’을 찬미하는 것으로 이어져서 18세기까지 끊임없이 재현된다. 풀밭 위의 산책을 통해 풀이 가진 사랑과 유혹의 이미지를 살펴본다.
11. 풀은 강렬한 교미의 장소 _ 에밀 졸라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쾌락을 즐기려는 욕망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그 복합적인 기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아름다운 사랑, 권력을 가진 귀족의 욕망, 여주인공의 혼란, 육체적 쾌락을 자극하는 풀밭을 보여주기도 한다.
12. 죽은 자들의 풀 _ 라마르틴
시든 풀, 자살 장소가 된 연못 근처의 풀밭, 죽음을 부르는 독초, 결투지가 된 초원, 묘지와 폐허에 피어난 풀을 통해 죽음이 어떻게 묘사되어 왔는지 살펴본다.
에필로그
현대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움에서 비롯된 풀을 향한 깊은 열망이다. 풀로 인해 일어난 감정들이 어떠했는지를 다시 살펴보는 일만으로도 우리는 풀의 운명에 관한 긴 이야기를 제대로 읽어볼 수 있다.
리뷰
책속에서
대문호들도 시대를 불문하고 자신의 작품 속에서 봄을 언급했다. 특히 19세기부터 낭만주의적 감수성이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괴테는 봄을 이렇게 노래했다.
“왕성하게 싹이 트는
초록빛 덤불 속에
(…)
공기 속에 떠도는
은은한 몸짓,
상쾌한 기운,
황홀한 향기.”
또 다른 작품 속에서는 이렇게 표현했다.
“하늘은 고요하고 바람도 잔잔할 제,
어린 풀은 물결 이는 냇가에 자기를 비추네.
봄은 즐거이 일하며 살아가누나.”
- 1장 풀, 태초의 무대
낭만주의 작가들은 풀밭을 거니는 여인의 매혹적인 맨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라마르틴의 작품에서도 그 매력이 놀라운 방식으로 등장한다. 그는 〈철학〉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예술적 영감을 주는 여인에게 말을 건넨다. “꿈속에서 그대가 거닐었던 초원 위 발자국들을 따라가고 싶소.” 라마르틴은 또한 전형적인 목가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사랑의 노래〉 라는 제목의 시에서 그의 연인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대가 밟는 잔디와
그대의 손끝 닿으면 싱그러운 빛깔
내보이는 새싹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또한 그는 한 소녀를 떠올리며 풀밭을 거니는 여인의 경쾌한 발걸음을 찬양하기도 한다.
“곱고 우아한 모습의 쾌활한 그녀,
그녀의 하이얀 발에 밟힌 풀은
휘어질 뿐 부러지지 않는구나!”
- 10장 흰 대리석 같은 두 발이 푸른 풀밭에서 빛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