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뒤에 피는 사랑

프롤로그
1. 반가움도 잠시
2. 그녀가 밟아온 길
3. 아직 끝나지 않은…….
4. 어려운 결정
5. 새로운 시작과 사랑
6. 따뜻한 남자
7. 사랑의 힘
8. 부족한 사랑
9. 악연
10. 처음 사랑, 그리고 함박눈
11. 시련
12. 희망
13. 돌아서는 마음
14. 안타까운 일
에필로그
작가후기

그녀의 소리침에 정우는 깜짝 놀란 눈치였다. 그 역시 잠시 이성을 잃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약속과 다르게 정우는 그녀를 갖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를 너무도 원하고 있었다.
“원해…….”
“싫어요. 약속했잖아요.”
“약속했어. 근데 난 지금 널 원해. 너도 날 원하고 있어. 하지만 그날이 떠오를까봐 두려운 거잖아. 극복해야지. 언제까지 도망칠 수는 없잖아.”
“그런 거군요. 약속이라고 해놓고 지금 날 우롱하는 거죠?”
은수의 표정과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그 뒤로 한 번도 해본 적 없잖아. 내가 도와줄게. 같이 극복하자.”
“필요 없어요. 난 괜찮아요. 단지 지금은 싫다는 뜻이에요.”
“넌 아니라고 하지만 피하고 있는 거야. 네 자신이……. 물론 그놈들 탓도 있지. 하지만 90%는 네 책임이라고 생각해.”
“무슨 책임?”
“회피하고 있잖아.”
“회피가 아니라고요! 나도 사랑받고 싶어요. 다른 여자들처럼 사랑하는 남자를 품에 안고 이 세상 누구보다도 격렬한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요.”
당당하게 소리치던 은수가 이내 흐느끼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서둘러 눈물을 닦고는 한참만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요. 당신 말대로 실상을 그러지 못해요. 섹스를 하면 아플 것만 같고, 다시 찢길 것만 같아요. 죽을 것만 같다고요! 흑흑…….”
“피하지 말고 해보자. 응?”
“무서워요.”
“절대 그렇지 않을 거야. 약속해.”
그가 은수의 손을 잡으며 안심을 시키려는 듯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의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은수는 손끝으로 전율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손목을 지나 온몸을 훑고 지나간 후에야 그녀는 자신도 그를 원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너도 느끼는 거지? 그렇지?”
은수는 대답 대신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