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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88965642787
· 쪽수 : 520쪽
· 출판일 : 2022-08-16
책 소개
목차
그림 차례
블룸즈버리판 서문
초판 서문
1부 오만한 눈을 파헤치다
1장 육식
2장 오만한 눈과 동물실험
3장 임신을 중지할 권리와 동물권
4장 짐승 같은 것과 연대의 정치
2부 “우리는 하나의 가르침이다”: 페미니즘 이론을 탈바꿈시키다
5장 에코페미니즘과 육식
6장 페미니스트의 동물 거래
7장 침팬지 스트립쇼를 고찰하다: 페미니즘, 동물 옹호, 그리고 환경보호론을 통합할 필요성
3부 고통에서 은총으로
8장 가정에 평화를: 페미니즘 철학 관점에서 여성, 아동, 펫 학대를 바라보다
9장 은총을 먹고 살기: 제도적 폭력, 페미니즘 윤리, 그리고 채식주의
10장 짐승 같은 신학: 인식론이 존재론을 낳을 때
코다
참고문헌
저작권 협조에 드리는 감사의 말
블룸즈버리판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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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는 여성을 동물에 가까운 존재로, 인류를 위해 동물적인 기능(예컨대 생식과 양육 기능)을 지속하는 존재로 상정한 서구의 철학 전통을 물려받았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비인간 동물 사이에 놓였고, 따라서 여성, 특히나 유색인 여성은 전통적으로 서구 문화에서 인간도 짐승도 아니라고 여겼다. 이같이 인간과 짐승 사이에 두는 위치 설정에 맞서 페미니즘은 처음에 (…) ‘우리는 동물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남성 지배적 주류(malestream) 문화가 동물에게 내비치는 경멸을 페미니즘 이론 내부로 흡수한다. (…) 페미니즘이 대안으로 내놓은 관점은, 인간이란 개념이 포괄적이지 않고, 포괄적일 수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이 아니며, 짐승이란 개념이 대체로 인간 행동을 은유하고, 인간 자신을 판단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짐승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런 입장은 논의에 관여하는 어느 누구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며 위치를 재설정하기보다 인간/동물 이원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내 출발점과 동물권 이론의 시작점은 같지 않다. 동물권 이론은 동물의 이해관계, 쾌고감수능력,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유사성에 바탕을 둔 도덕적인 고찰을 동물에게까지 확장하려고 한다. 비록 이런 논의에 영향을 받아 글을 써왔지만, 동물의 종속이라는 쟁점 이외에도 다른 많은 쟁점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권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관념에 동물을 덧대는 게 아니라, 페미니즘 윤리라는 직물 속에서 동물의 자리를 곰곰이 들여다본다. 이 같은 출발점은 애초에 착취가 동물 착취 그 이상을 수반한다고 추정한다. 이처럼 명확히 해두어야만 하는 이유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라는 선험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 속에서 독자의 마음속에 이 책이 또렷이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함이다.
태아는 발달을 허용할 경우 자기 권리를 갖는 단계에 도달할지도 모르지만, 동물은 실제 자기 권리를 가지고 있다. // 인간 수태물과 수정란의 운명을 항변하는 데서만큼 인류의 종차별이 잘 드러나는 지점은 아마도 없으리라. 반면, 비인간 동물의 쾌고감수능력은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도덕적으로 논외라고 잘라 말한다. 어떤 이들이 유의미한 생명을 규정하는 방식은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막 수정된 난자를 아우를 정도이지만, 그와 동시에 너무나 제한적이어서 신경계가 완전히 발달하고 사회적 감수성을 지닌 다 자란 동물은 포함하지도 않는다.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어야만 하는 건 인간뿐일까? 엄밀히 말해 수정란이 인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