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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생각한다

소를 생각한다

존 코널 (지은이), 노승영 (옮긴이)
쌤앤파커스
14,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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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생각한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소를 생각한다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5709848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9-12-26

책 소개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고향 아일랜드의 가족 농장으로 귀농하여 아버지를 도와 소 치는 일을 했던 1월부터 6월까지의 경험, 그로부터 여러 갈래로 뻗어나간 사유와 성찰을 담아냈다.

목차

1월
2월
3월
4월
5~6월
감사의 글

저자소개

존 코널 (지은이)    정보 더보기
아일랜드의 작가. 소 치는 농부의 아들. 롱퍼드(Longford)주에 있는 버치뷰(Birchview) 농장에서 아버지를 도와 농장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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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영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컴퓨터 회사에서 번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환경 단체에서 일했다.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 《대중문화의 탄생》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 《위대한 호수》 《당신의 머리 밖 세상》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 등의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 홈페이지(www.socoop.net)에서 그동안 작업한 책들의 정보와 정오표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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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안채에서는 젖 뗀 송아지를 살찌우고 있다. 몇 주 뒤면 도축장에 갈 것이기 때문에 여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저기 내가 좋아하는 어린 레드 황소가 있다. 강인하고 근육질인 데다 값도 두둑이 받을 수 있다. 하루는 우사를 청소하는 나를 죽일 뻔했지만 용서했다. 녀석도 내가 앙갚음으로 두들겨 팬 것을 용서했을 테지. 녀석이 나를 뿔로 들이받은 것은 그저 호기심 때문이었음을 안다. 소들은 성격이 저마다 다르다. 어떤 소는 착하고 어떤 소는 못됐고 어떤 소는 교활하고 어떤 소는 게을러터졌다. 기질도 다르고 기분도 변한다. 가장 순하던 녀석이 동료를 못살게 굴고 가장 다혈질이던 녀석이 송아지들이랑 놀아주기도 한다. 소의 세계에는 인종주의가 없으며 품종과 색깔이 달라도 서로 잘 지낸다.


나는 행운아다.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아무 때나 벗어날 수 있다. 예전만큼 세상에 얽매여 있지 않다. 물론 휴대폰은 있지만, 그건 외출했을 때 연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예 없앴으면 좋겠다. 지금 나는 기술에 의존하는 습관을 버리는 중이다. 기술이 없는 곳에 자유가 있다. 버치뷰가 나의 월든인지도 모르겠다. 지난해부터 비로소 삶을 진정으로 살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 것은 동네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있을 때였다. 40번째인가 50번째인가 왕복한 뒤에 턴을 하고서 숨을 쉬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그 순간 내가 이 몸속에서 편안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깨달음이 이내 사라질까 봐 걱정했지만, 그 뒤로 깨달음은 더욱 커져만 갔고 평정심은 깊어졌다. 이런 느낌이 가장 강할 때는 숲속을 달리거나 농로를 자전거로 내려갈 때이다. 소나 양의 새끼를 받을 때도 그렇다. 무언가 숭고하고 거룩하고 본질적인 것을 경험한다는 느낌이다. 1년 전부터 비로소 삶을 진정으로 살기 시작했다고 느끼는 것은, 그전에는 죽는 것이 두려웠지만 이제는 그 두려움에서 벗어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그저 살아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살아야 할 ‘삶’이 없다면 목숨을 부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도시에서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었다. 애초에 그러도록 생겨먹은 것은 아니겠지만, 이 분리는 이제 거의 총체적으로 일어났으며 도시민이 보는 자연은 기껏해야 자연의 인위적 복제인 공원뿐이다. 물론 공원에도 생명은 있지만 정교하게 관리되고 통제된다. 도시에도 동물이 있지만, 새와 길짐승 말고는 그 무엇도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한다. 도시민은 자연과의 연결을 지켜내라며 우리 농사꾼에게 대가를 치르고 우리는 그들이 못 하는 것을 수확한다. 애석하게도 이 푸른 행성에서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은 자연과의 관계를 상실했다.
이 사실을 가장 뼈저리게 실감한 것은 토론토에서였다. 나는 2년 가까이 자연을 몸으로 접하며 살았다. 당시의 애인과 시골(캐나다 사람들은 ‘코티지 컨트리cottage country’라고 부른다)을 여행할 때면 오아시스에 온 것 같았다.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이었고 나무와 고요와 새는 내게 필요한 자양분이었다. 이곳에서 흰머리수리와 곰을, 강에서 연어와 송어를, 숲에서 말코손바닥사슴과 사슴을 보았다.
물론 도시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극장과 디스코텍, 체육관과 카페, 레스토랑과 젊은이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아파트에 살면서 나의 일부는 이 소들과 지금의 생활 방식을 그리워했다. 그것은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일종의 ‘위그니스(uaigneas)’, 즉 고독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삶이란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동물과도 공유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이 짐승들, 이 소들은 내게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내 동료들이다. 우리가 그들을 야생에서 우리 가족의 곁으로 불러냈으며 지금도 함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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