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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65746775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9-02-1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구치소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나는 히지리야마 칸나의 자료를 다시 읽었다.
히지리야마 칸나, 22살. 살인 용의자로 지난 7월 19일에 체포되었다. 피해자는 칸나의 친아버지인 화가 히지리야마 나오토.
사건 발생 당일 오전에, 칸나는 도쿄 도내에 있는 한 방송국에서 2차 면접 시험을 치렀다.
그런데 도중에 몸이 불편해져 면접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에 아버지가 강사로 일하는 후타코타마가와의 미술학교로 찾아갔다. 그리고 여자 화장실로 불러낸 아버지의 가슴을, 시부야의 도큐핸즈에서 사 들고 간 칼로 찔렀다.
피범벅이 된 면접용 재킷과 셔츠를 벗어던지고, 하얀 티셔츠에 감청색 치마 차림으로 현장에서 도주한 그녀는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어머니와 언쟁을 벌인 후, 집에서 뛰쳐나와 다마 강가를 걸어가던 도중, 근처에 사는 주부가 그 모습을 목격.
주부는 얼굴과 손에 피가 묻은 칸나를 보고, 무슨 문제에 휘말린 것으로 판단하고 뛰어가 도와주려고 했지만, 칸나는 그녀를 피해 다시 도주. 그래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칸나 씨 전에 자신이 거짓말쟁이라고 했던 거, 기억해요?”
그녀는 난처한 듯이 우물쭈물했다.
“그건, 사실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지만.”
“예를 들어서 어떤 거짓말을 했는데?”
나는 시간을 확인하면서 물었다. 대답을 기다리기가 답답하다. 상대방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없는 점도.
“지금, 구체적으로는 기억이 잘 안 나요.”
칸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그렇게 말을 흐렸다.
“하지만, 줄곧 그런 말을 들었어요.”
“누구에게?”
칸나의 표정이 점점 굳어진다. 남은 시간이 거의 없다.
“다음 편지에, 구체적으로 써 달라고 부탁해도 될까?”
그녀는, 네, 하고 약간 긴장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첫사랑부터 사건이 있었던 날까지, 그동안의 연애에 대해서 뭐든 좋으니까 가르쳐 줬으면 해요. 상처 받은 일, 가장 기뻤던 일, 싫었던 일, 기억나는 대로 뭐든.”
그다음 순간, 그녀가 퍼뜩 무슨 기억이 떠오른 것처럼 눈을 짧게 깜박였다.
“왜 그러는데?”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뭐였지, 하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 내가 한 말 중에서 그녀가 반응한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