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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65968382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6-08-1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
2부 죽음이 올 때까지 멈추지 마라
에필로그 | 루시 칼라니티
추천의 글 | 에이브러햄 버기즈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신경외과의는 정체성이라는 혹독한 용광로 속에서 일한다. 모든 뇌수술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본질인 뇌를 조작하며, 뇌수술을 받는 환자와 대화할 때에는 정체성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뇌수술은 대개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며, 그래서 인생의 중대한 사건들이 그렇듯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결정적인 전환점에서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 가령 당신이나 당신의 어머니가 몇 달 더 연명하는 대가로 말을 못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치명적인 뇌출혈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낮은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시력 손상을 감수해야 한다면? 발작을 멈추려고 하다가 오른손을 못 쓰게 된다면? 당신의 아이가 얼마만큼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하게 될까? 뇌는 우리가 겪는 세상의 경험을 중재하기 때문에, 신경성 질환에 걸린 환자와 그 가족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_ 〈1부 ─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
심각한 뇌 손상으로 인한 독특한 고통은 때로는 환자보다 가족에게 더 큰 아픔을 준다. 그래서 그 의미를 완전히 납득하지 못하는 건 의사뿐만이 아니다. 뇌를 다쳐 머리를 깎고 누워 있는 사랑하는 이의 주변에 모인 가족들 역시 그 의미를 완전히 깨닫지 못한다. 그들은 과거를 본다. 그동안 쌓아온 추억, 새삼 느껴지는 사랑의 감정, 이 모든 것을 그들 앞에 놓인 몸이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들이닥칠 미래를 본다. 외과 수술로 목에 뚫은 구멍을 통해 연결된 호흡보조기, 복부에 낸 구멍으로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투명한 액체, 장기간 지속되는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과 불완전한 회복. 때로는 환자가 사람들이 기억하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순간 나는 대부분의 경우 죽음에 맞서 싸우는 전사가 아닌 죽음의 전령사 역할을 했다. 가족들에게 그들이 기억하는 사람(온전하고 생기가 넘치는 독립적인 사람)은 이미 과거의 사람이고, 환자가 어떤 미래를 원할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그들이 가진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했다. 편안한 죽음을 원할까, 아니면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액체가 들어가고 나오는 여러 주머니들과 끈을 매달고 연명하는 삶을 원할까.
_ 〈1부 ─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