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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

아니 땐 굴뚝?

이래인, 이지환 (지은이)
  |  
가하
2011-08-23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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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

책 정보

· 제목 : 아니 땐 굴뚝?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6470204
· 쪽수 : 520쪽

책 소개

이래인과 이지환의 장편소설. 오마쥬 투 화홍. 욱제와 소혜 마마의 사랑의 결실, 둘째 아들 용원대군. 단국 최고 바람둥이 이 남자를 어찌 하면 좋단 말입니까. 천상천하 유아독존 용원대군, 단원그룹의 카사노바 이승후로 다시 태어나다. 용원대군의 수나 아씨, 예의를 아는 도도한 정예원으로 다시 태어나다.

저자소개

이래인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0년 여름, <나마의 여인>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완결 작 <그대와의 스캔들>, <그대와의 해프닝>, <빗방울 전주곡>, <운명 교향곡>, <완벽한 남자> 등이 있다. 버킷리스트의 가장 비싸고 어려운 한 줄을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 중. 2011년 현재 [푸른달을 걷다]에서 ‘비운의 황태자’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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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상상하고 쓰고 읽는 것을 사랑합니다. 늘 즐겁게 초심 그대로 몸속의 이야기를 드러내려 노력합니다. 2018 지옥열정을 끝내고 다시 새로운 이야기의 여정을 떠나려고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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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야트막한 산허리를 돌아가는 꼬불꼬불한 도로 주변으로 여간해서는 보기 힘든 대저택들이 우후죽순 솟아 있는 서울의 한성동.
좁은 2차선 골목길을 기름칠한 프라이팬 위로 미끄러지듯이 흘러가던 검정색 페라리가 갑자기 깜빡깜빡 비상등을 켰다. 뒤에서 오는 차들을 인심 좋게 먼저 보내며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페라리의 주인은 평소에 속도를 즐기며 그 곳이 어디든 자동차 경주에 출전한 선수처럼 옴팡지게 달려주는 사람이었다. 그런 이기적이고 험한 운전 습관을 가지고 있는 이승후가 갑자기 인심 좋게 다른 운전자에게 길을 양보해 주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아주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야.
이 날, 갑자기 그가 그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무척 특별한 일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죽이는데? 뒤태만큼 앞태까지 섹시하면 백 점인데. 꿀꺽.’

맹수보다 더 빛나는 승후의 시선이 길 옆으로 닿았다. 늘씬한 몸매와 청순한 생머리라는 아주 바람직한 조합을 가진 여자가 걸어 내려가고 있었다. 뭐가 그리도 급한지 여자는 자신의 바로 뒤에서 줄곧 따라오다시피 서행하고 있는 페라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앞만 바라보며 황급히 발을 옮기고 있었다.
이윽고 앞서 가는 여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지름길 쪽으로 꺾어지는 코너가 다가오자 마침내 승후는 차의 속도를 올려 여자보다 앞섰다. 감질나게 뒤쪽에서만 상상하던 여자의 얼굴이 확실히 드러났다.

‘우훗. 이게 웬 떡?’

순간 승후의 입술 사이로 저절로 탄성어린 휘파람이 터졌다.

‘누구지? 이 동네 골목길 경력 28년이건만 요런 깜찍이는 처음 보는데? 새로 이사 왔나?’

하지만 새로 이사한 이웃이라면, 한성동 골목길 한 자락, 나무 한 그루도 다 꿰고 있는 오지라퍼 터줏대감 이승후가 모를 리 없다.

‘차도 없이 걸어 다니는 거 보면 과외 다니는 알바생인가.’

산자락에 위치한 한성동은 워낙 지대가 높고 꼬불거리는 골목길이 많아 예로부터 차가 없으면 살기가 힘든 곳이었다. 또한 유명한 부촌이기에,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심지어 집안일을 보는 고용인들도 땅꼬마차라도 끌고 다니는 곳인데, 이런 곳을 차 없이 다닌다면 잠시잠깐 드나드는 뜨내기 과외선생 정도가 분명했다.
옷차림이 수수하고 암울한 색이어서 처음부터 눈에 띄는 미인은 아니었지만 이승후가 누군가. 아무리 두터운 코트로 무장한다 해도 여체의 바람직한 사이즈에 관해서는 척하면 착 파악하는 신공을 지니고 있었다.
여자는 보면 볼수록 멋졌다. 흙 속에 감추어진 보석이랄까. 쌍꺼풀이 없어도 눈은 충분히 컸고 촉촉했다. 키도 제법 크긴 했지만 워낙 다리가 길어 늘씬한 청바지 위에 부츠 차림이 한결 맵시 있었다.
긴 생머리를 질끈 포니테일 스타일은 다른 여자들이 하면 촌스러웠겠지만 화장기 하나 없는 피부가 워낙 하얗고 투명해서 잘 어울렸다. 하얀 얼굴에 도드라진 연한 발간빛 입술도 매혹적이었다. 휴대전화를 들고 열심히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고 다홍빛 입술이 죽였다. 손가락으로 건드려보고 톡 누르면 과즙이 주르르 흐를 것만 같았다.
그뿐이라면 말을 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날씬한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옷으로도 가리지 못한 채 거만하게 봉긋하게 솟은 가슴 쪽에 시선이 닿는 순간, 승후는 지체 없이 차 문을 내렸다. 힘껏 경적을 눌렀다.
대체 무엇에 그렇게 정신이 팔린 건지, 5분여를 제 옆에 딱 붙어 달리던 차의 존재도 인식하지 못하던 여자가 마침내 요란스런 경적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았다. 놀란 사슴처럼 촉촉한 눈동자가 그를 향한 순간, 승후는 어디서건 단번에 범상치 않은 미모의 여자를 찾아내는 자신의 안목을 새삼 높이 칭찬했다.

“Hey girl!”

그는 눈을 가린 선글라스를 폼 나게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눈을 찡끗거렸다.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쳐다보는 순진한 여자의 모습에 한번 더 쾌재를 불렀다.

‘베이비 페이스에 쫙 빠진 몸매라. 완전 월척 중의 월척이로구나.’

대체 무슨 일이냐는 듯 어리바리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여자더러 그는 자신이 낼 수 있는 한 최대한 세련된 목소리로 제안했다.

“지하철 역? 태워 줄게요.”

눈을 깜빡거리며 자신을 흘낏 쳐다보는 여자의 반응이 영 시큰둥했다.

“감사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제 갈 길을 가는 새치름한 모습이 다른 여자들과는 사뭇 달랐다. 열에 여덟아홉은 그의 차만 보고도 금세 넘어오곤 했었는데. 칼날 같은 거절을 당한 것이 너무도 오래 되어 승후는 자신이 정말 거절을 당한 것인가 헛갈릴 정도였다. 순진한 얼굴과는 달리 제법 당찬 성격인 듯했다.

‘이거 점점 구미가 더 당기는걸?’

이 정도의 거절에 포기하고 물러서는 이승후였다면 밤의 황제라는 영광의 자리는 애당초 내놓았어야 했다. 승후의 입가에 도전적인 미소가 스며 나왔다.
그가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발에 슬그머니 힘을 주어 이미 저만큼 멀어진 여자의 곁으로 다시 차를 붙였다
따라라라 라라라라라.
마침 여자가 들고 있던 휴대전화에서 너무나 익숙한 클래식 벨소리가 울렸다. 차에 탄 승후가 끝까지 따라붙은 채 그녀의 통화를 엿듣고 있다는 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여자는 다급하게 통화를 계속하고 있었다.

“어, 수영아, 지금 가고 있어. 최대한 빨리 갈게. 조금만 기다려줘. 내가 갈 때까지 바닥 아래까지도 긁어봐. 부탁해!”

전화를 끊자마자 여자의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어지간히도 초조하고 황급한지, 거의 뛰어 내려가는 모양새였다.

“엄청 바쁜 모양인데. 지하철역까지만 태워다 준다니까. 내가 그렇게 인상이 나쁜가?”

여자의 전화 통화 내용은 승후에게 바로 기회였다. 실실 여자의 뒤를 따라붙으며 먹음직한 미끼를 던졌건만 이제 여자는 승후를 완전히 무시하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다리가 차의 속력을 이길 수는 없다. 승후의 차와 여자의 거리는 조금도 멀어지지 않았다.

“이봐, 이웃 좋다는 게 뭐겠어? 기껏 친절을 베푸는데 사람의 성의를 이렇게 무시해도 돼?”

됐거든요.
대꾸도 하지 않는 여자의 옆얼굴은 바로 그런 뜻이었다.
달리다시피 잽싸게 걸어가면서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는 품이 가끔씩 언덕까지 올라오는 마을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이러다 버스나 택시가 오면 한순간에 지금껏 공들인 일에 도로나무아미타불. 급하게 승후는 말을 이었다.

“나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거든. 엄청 급한 일이 생긴 모양인데, 지하철역까지만 태워다 줄게. 그러다가 친구한테 정말 큰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나?”

빙고!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던 여자의 눈에서 잠시 갈등이 스쳐지나갔다. 잠시 망설이는가 하더니 가던 길을 멈추고 딱 서서 승후를 쳐다보았다.

“신세 좀 지겠습니다.”

얼굴도 예쁜데 예의 바르기까지. 마지못해 하면서도 여자는 먼저 꾸벅 인사를 하고난 후, 승후의 차에 조심스럽게 몸을 실었다.

‘이제 넌 독 안에 든 쥐다.’

마침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는 자신의 사냥 솜씨에 대한 자부심을 갈무리하며 승후는 힐끗 조수석에 탄 여자를 바라보았다.

“학생이에요?”

“네.”

“친구한테 가는 길인가 봐요?”

“네.”

묻는 말마다 정나미 떨어지게 “네, 네”로 일관하는 여자의 태도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어쩔 수 없는 형편 때문에 차를 얻어 타긴 했지만 더 이상은 너와 말을 섞고 싶지 않다는 뜻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여자의 행동이 우습기만 했다.
그때 또 여자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눈빛으로 잠시 양해를 구하고는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어 수영아. 나야. 뭐엇? 완전히 끝장이라고? 그래. 알았어. 일단 교수님에게 연락…… 아냐. 됐다. 내가 팀장이니까. 학교 가서 할게.”

“저녁 때 밥이나 같이 먹을래요?”

“네.”

전화 받는 데 정신이 팔려 여자는 승후의 은근한 물음에 그대로 걸려들고 말았다. 그의 제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네라고 대답하고 나서, 다시 통화에 열중하는 여자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승후는 다시 장난을 걸었다.

“좋아요.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네. 네에? 갑자기 무슨……?”

전화를 끊던 여자가 느닷없는 승후의 말에 화들짝 놀라 반문했다.

“방금 저녁 때 나랑 같이 밥 먹겠다고 대답했잖아요. 그래서 어디서 만날까 하고 물었어요, 난.”

“제가 언제요?”

여자의 눈에는 어이없다는 표정과 더불어 황당함이 그대로 비쳐 보였다.

“불과 3초 전에. 그 예쁜 입으로 네, 하고 분명히 말했거든요.”

자신의 말실수를 알아차렸는지 여자의 얼굴에 낭패감이 어렸다.

“죄송해요. 지금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요. 하시는 말을 잘 듣지 못하고 대답을 한 모양입니다. 잘못 말씀드린 거예요. 없던 일로 해 주세요.”

“그러기 싫은데요. 난 급한 사람, 차를 태워주는 호의를 베풀었는데 차비는커녕 계속 무시만 당해거든요. 빚 갚아요. 꼭 당신이랑 저녁식사를 해야겠는데요.”

“죄송합니다. 저는 모르는 사람하고는 절대로 같이 식사하지 않아요.”

“처음부터 아는 사람들도 있나. 차차 알아가는 거지. 남녀 사이가 다 그렇고 그렇게 시작하는 거지. 엄청 급한 거 같으니 학교까지 태워다 줄게요. 그리고 일 끝나면 만나요.”

“죄송하지만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딱 잘라서 거절하는 얼굴이 한겨울의 북풍한설보다 더 차가웠다.
웬만한 여자들 같으면 승후 자신의 차 때문이라도 한 수 접고 들어오고, 자신의 잘난 외모 때문이라도 두 번 접고 들어오지를 않더냐. 승후가 이렇게 식사 제안을 하면 좋으면서도 사양하는 척하다가 결국 못이기는 척 걸려들었는데.

‘제길. 이런 별종을 보았나.’

옆에 앉은 이 여자는 그의 번쩍이는 스포츠카에도 관심 없고, 그의 휘황찬란한 미모에도 전혀 관심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 와중에 두 사람을 태운 차는 슬슬 지하철역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런 낭패가 다 있나? 멀찍하나마 지하철 역 팻말이 보이는 순간부터 벌써 가방을 움켜쥐고 몸을 들썩이는 여자의 자세가 심상찮았다. 차를 세우자마자 곧바로 도주하겠다는 신호였다.
순간 승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여자에게서 받는 냉대는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얼마나 바쁜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그에게서 벗어나려 애쓰는 모습에 승후의 우월한 자존심이 쩍하고 금이 가 버렸다.

“저기 내려주시면 됩니다.”

문을 열려는 여자의 행동을 무시하고 승후는 그대로 지하철역을 통과해 버렸다. 마초 사냥꾼의 본능이 가르치는 대로 아주 유치하게 원초적으로 대응해 버렸다.
그의 차가 내려준다고 약속한 지하철역을 그냥 통과하자 여자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뭐예요? 왜 이러세요?”

“생각이 바뀌었어. 약속 장소까지도 데려다주지.”

“빨리 장난치지 말고 내려주세요. 저 정말 급하다고요!”

“저녁을 같이 먹겠다고 하면 내려줄게. 아무 보상도 없으면 내가 쓸데없이 친절을 베푼 거 같잖아.”

“이미 그건 싫다고 말했잖아요.”

“싫으면 다른 식으로 갚든가. 난 손해 보는 짓은 절대 하지 않거든.”

“제가 태워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이제 와서 친절을 갚으라고 하니 참 변덕이 죽 끓듯 하시네요. 자요, 이거면 충분하겠죠? 그리고 저기다 내려주세요.”

여자가 신경질적으로 지갑을 꺼내 승후의 무릎 위로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거만하게 떨어뜨렸다. 지금껏 이런 대접을 받은 적 없던 승후는 그야말로 기가 차 여자를 쳐다보았다. 하나도 꿀릴 것이 없노라. 여자도 당당하게 승후를 마주 바라보고 있었다.

“충분하죠? 모자라요? 한 장 더 드려요?”

잠시 가출한 어이를 잡아오느라 승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후 그는 쓴 입맛을 다시며 내뱉었다.

“너, 꽤 강적이다?”

“기가 막혀!”

“살림 보태줘서 고맙기는 한데 나도 돈은 많거든. 같이 저녁 먹기 싫다니 할 수 없지. 우리 둘이 입으로 할 수 있는 다른 것도 있는데. 어때?”

순진한 건지 둔한 건지. 아니면 새침한 건지, 도통 분간을 할 수 없는 여자의 팽팽한 기세에 은근히 도전의식도 생기고 재미있기도 하고 열도 치밀었다. 하여 승후는 평소에는 절대로 하지 않는 서투른 오버를 하며 여자 쪽을 향해 능글맞게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철썩!
순간 눈앞에서 불이 뻔쩍거렸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자의 매서운 손바닥이 승후의 입술을 후려쳤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승후가 급정거를 해버렸을 정도였다.

“배를 채울 게 아니라 머릿속에 개념부터 채우시지. 미친 × 같으니라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여자는 한마디 야무지게 상욕에다 조소어린 미소를 선물로 던지고 차문을 열고 내려버렸다.

“뭐야, 이거?”

승후는 손을 들어 아직도 화끈거리는 입술을 슥슥 비볐다. 보기 좋게 그를 응징하고는 유유히 지하철역으로 사라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이거 완전히 잘못 봤는걸? 순진한 아기 양인 줄 알았더니 사나운 살쾡이였잖아?”

이 몸, 한번 실패로 기죽는 남자 아니다.
자신의 실패를 순순히 인정할 줄 아는 이 시대의 쿨한 도시남 이승후. 간만에 그를 물 먹인 여자의 뒷모습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살쾡이 아가씨, 인연 있으면 다시 보자고. 행운을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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