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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550661
· 쪽수 : 144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제1부
겨울 12
신화스러운 선물 13
까치밥 16
손 18
공정한 편애 20
돼지우리에 갇힌 우리 22
구별하기 24
허 씨 26
노동조합 28
호남고속도로 하행선에서 30
TV란 무엇인가? 32
마네킹 35
겨울 민들레 38
제2부
정자나무 42
국수는 내가 살게 43
이사 가던 날 46
멋진 아이 48
멋진 아이 2 50
까치 51
미륵반가사유좌상 54
부질없는 밥상머리 교육 56
아빠의 눈물 58
수양나무 종합병원 60
나의 영웅 63
제3부
봄날 68
닻과 배 69
위안 72
다리 머리 74
밥의 현상학 76
나에게 묻다 78
변방의 야경 80
미술 준비물 82
받아쓰기 85
영산강 88
모성 90
청량리 여자 92
그림자 94
더치페이 96
제4부
어떤 응대 98
건망증 100
책과 책 102
도다리 103
채소밭에서 106
부들 108
대나무 110
문제 112
품는다는 것 114
사북리 사람들 116
나-그의 나에서 나-너의 나로 117
해설__ 따뜻한 겨울을 위하여 | 이종섶 11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 마을
큰 느티나무가 쓰러졌다
그 아래서 그의 이야기에
아이들이 당나귀, 노루귀 같은
귀를 쫑긋쫑긋 세우고
밤낮으로 푹 빠졌던
도서관이 불탔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_「정자나무」 전문
사철 하늘을 우러러보며 사는
어느 마음씨 곱게 여문 농사꾼이
산밭 감나무 꼭대기에 대봉을 남겼다
겨울을 나는 새
둘이 마주 앉아서 배불리 먹을 수 있게
수줍은 새색시 볼 같은 고봉밥을 차렸다
허기진 길손이라도 불쑥 찾아올까봐
저녁마다 초가 아랫목 솜이불 밑에
따뜻한 밥 한 그릇 묻어두시던 어머니
하늘 가장 가까운 그 마음 가지에
노을을 고명으로 맛과 멋을 낸 만찬이
처마 끝에 환한 남포등같이 환대하는데
자기 이유를 가진 새는 벌써
새봄의 싹이 되고 나무가 되고 숲이 되는*
씨앗의 꿈을 잉태하고 남쪽으로 날아간다
-「까치밥」 전문
어린 자식이 방바닥에 떨어뜨린 밥풀을 주워 먹고
그릇에 지저분히 먹다 남긴 코 묻은 밥을 쓸어 먹는
어미를 빤히 바라보면서
나는 생각한다
내가 먹는 밥은 어디서 오는가
이 밥은 누가 짓는가
나는 밥을 어떻게 얻는가
얻은 밥을 누구와 함께 나눠 먹는가
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는가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밥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아사하는 어린애들에게 밥알 하나라도 더 먹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늘에 제사 지내는 마음과 진땀나는 노동으로
식탁 위의 우주를 생산하는 농부님은 안다
고르게 가난해지면 모두 배부르다는 것을
밥은 밥 이상의 것이기에
_「밥의 현상학」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