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67340193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15-05-17
책 소개
목차
1장 도시 아이, 산골 아이
2장 열네 살에 결혼하면서 행복한 사람은 없어!
3장 가족 프로젝트
4장 UN 아동 권리 협약
5장 쿠쿠바노의 여름
6장 나도 배우고 싶어
7장 충격
8장 비밀의 오두막
9장 자전거 고치기 수업
10장 약혼
11장 나쁜 소문
12장 아라셀리의 공간
13장 자신감 있는 십 대로 기르기
14장 자전거가 있는 유일한 사람
15장 다이앤에게
감사의 말
책속에서
그냥 보면 이 길은 원시림을 관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언덕에서 2km쯤 더 내려가면, 강변으로 난 길이 있다. 이 길로 미니밴이나 구아구아(Guagua: 시내버스 또는 시외버스)가 하루 두 번 왕복하며 쿠쿠바노 근처 마을의 사람들을 태우고 다닌다. 하지만 이번 주에 이 길로 쿠쿠바노에 온 차는 우리 가족을 여기까지 태워 온 신부님의 픽업트럭이 유일했다. 아마 다음 달이 올 때까지도 그럴 것이다.
- <2장 열네 살에 결혼하면서 행복한 사람은 없어!> 중에서
이 시간이면 나는 대개 낮잠을 잤다. 길은 다 마르고 단단하게 굳은 듯이 보였지만, 발밑에 닿는 감촉은 살짝 질척했다. 언덕을 따라 몇 발자국 내려가다 보니,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꼬마 둘이 마지막 남은 진흙 웅덩이를 막대기로 휘저으며 놀고 있었다. 진흙이 튈 때마다 둘이 꺅꺅 비명을 질렀는데, 그 모습을 보니 여기 처음 왔던 때가 떠올랐다.
나는 소나기와 질척질척한 길이 참 좋아서, 비만 그치면 얼른 아라셀리를 끌다시피 데리고 나와 땅이 다 마르기 전에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우리 둘은 쿠쿠바노 전체를 휘젓고 돌아다니면서 한 발짝 걸을 때마다 발밑에 진흙을 한 꺼풀씩 더 묻혔다. 그렇게 한바탕 놀고 집에 돌아올 때쯤이면 머리 크기 절반만큼 키가 더 커져서 무릎까지 진흙을 묻힌 채 헤벌쭉 웃는 얼굴이 되었다.
- <5장 쿠쿠바노의 여름> 중에서
일곱 살 땐가, 동네 사람들이 엄마 아빠한테 내가 ‘아이티 놈’과 놀지 못하게 하라고 경고하는 소리를 들었다.(네릭은 여기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바로 옆 나라 출신이었다. 부모가 흑인이니 네릭도 흑인이었다. 사람들은 네릭을 ‘아이티 놈’이라고 불렀다. 네릭은 아이티에 가본 적도 없는데.) 네릭이 나한테 주술을 걸 거라고 사람들이 말했다. 엄마 아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고,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네릭과 놀아도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네릭이 더는 병원에 나타나지 않게 된 2년 전까지 네릭과 놀았다.
- <5장 쿠쿠바노의 여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