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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아메리카사 > 미국/캐나다사
· ISBN : 9788967356729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19-10-14
책 소개
목차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32
감사의 말
출처에 관하여
사진 출처
리뷰
책속에서
로스앤젤레스 중앙도서관 화재는 작은 사건이 아니었다. 담배꽁초가 쓰레기통에서 연기를 피우다 말없이 꺼진 정도가 아니었다. 7시간 넘게 활활 타올라 온도가 섭씨 1100도에 이른 거대하고 맹렬한 화재였다. 불길이 어찌나 사나웠던지 로스앤젤레스시의 거의 모든 소방관이 출동했고 100만 권이 넘는 책이 불타거나 훼손됐다. 불이 났을 때 나라 반대편에 살고 있었다 해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사건, 특히 책과 관련된 사건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내가 몰랐던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서관 화재 수사가 특히 더 어려웠던 건 공공장소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책을 빌리지 않는 이상 도서관에서 보낸 시간은 기록에 남지 않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중앙도서관 화재는 개관 후 한 시간 뒤에 시작되었다. 건물에는 이용객이 200명이나 되었고 그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왔다 나갔는지 알 길이 없었다.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 이 말은 모든 사람이 용의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도시 곳곳에서, 공원에서, 보도에서, 버스정류장에서 술을 마시고 공공연하게 약을 하는 사람들을 봤다.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도서관도 안고 있다. 사회와 도서관의 경계에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 사회의 모든 좋은 것이 도서관에 들어온다. 나쁜 것도 마찬가지다. 사회의 문제들이 도서관에서 확대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노숙인과 약물 복용, 정신질환은 로스앤젤레스의 어떤 공공장소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들이다. 한 가지 차이점은, 거리에서 정신질환자를 보면 길 건너편으로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에서는 더 좁고 친밀한 공간을 공유한다. 함께 앉는 책상, 함께 나눠 보는 책들, 함께 쓰는 화장실, 도서관이 지니는 이런 공용성이 도서관의 본질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