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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푸티지

파운드 푸티지

민진영 (지은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15-07-31
  |  
11,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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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푸티지

책 정보

· 제목 : 파운드 푸티지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예체능계열 > 연극/영화
· ISBN : 9788968492310
· 쪽수 : 200쪽

책 소개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라는 영상기법을 기반으로 한 영상쟝르를 소개한 책. 이 책은 영화의 죽음 내지 영화의 확장을 이야기하고 있는 현시대를 반영하여 파운드 푸티지를 영화와 미디어아트의 만남으로 정의해보았다.

목차

Ⅰ. 파운드 푸티지의 개념 17

Ⅱ. 파운드 푸티지의 역사
1.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탄생 29
2. 초창기 파운드 푸티지 32
3. 80-90년대 전유주의자들 35
4. 21세기 복합예술의 한 장르로 재탄생 42

Ⅲ. 주요 작가와 작품들
1. 브루스 코너(Bruce Connor) 53
2. 기 드보르(Guy Debord) 57
3. 더글라스 고든(Douglas Gordon) 60
4. 즈비뉴 립친스키(Zbigniew Rybczy?ski) 65
5. 빌 모리슨(Bill Morrison) 69
6.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 75
7. 구스타프 도이치(Gustav Deutsch) 81
8. 켄 제이콥스(Ken Jacobs) 86
9. 크레이그 볼드윈(Craig Baldwin) 88
10.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92
11. 크리스토프 지라르데와 마티아스 뮐러(Christophe Girardet & Matthias M?ller) 97
12. 크리스챤 머클라이(Christian Marclay) 100
13. 피르길 비트리히(Virgil Widrich) 102
14. 케빈 멕코이와 제니퍼 멕코이(Kevin Mccoy & Jennifer Mccoy) 106
15. 피터 체르카스키(Peter Tscherkassky) 108
16. 노재운(Jaewoon Roh) 110
17. 장-뤽 고다르(Jean-Luc Godard) 115

Ⅳ. 파운드 푸티지 작품 비평
1. 스타 여배우의 환상성과 유령성 119
2. 비디오아트의 명감독 명장면 피쳐링 138
3. '필름 소셜리즘' (장-뤽 고다르)에 나타난 파운드 푸티지의 정치성 156

저자소개

민진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 전남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프랑스 파리8대학 영화학과에서 박사후연구를 수행하였다. 「고다르의 <필름 소셜리즘>에 나타난 정치성」, 「프루스트와 크리스탈-이미지」, 『대학 프랑스어』(공저), 『파운드 푸티지』, 『들뢰즈와 예술-되기』, 『시네마테크와 영화아카이브센터』 등 문학과 영화에 관련된 논문과 저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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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머리말

이 책은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라는 영상기법을 기반으로 한 영상쟝르를 소개한 책이다. 파운드 푸티지는 이미 찍힌 기존의 영상을 가져와 작가의 의도대로 편집하여 새로운 영상작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파운드 푸티지 기법을 주로 사용하는 영화들을 파운드 푸티지 영화라고도 일컫는다.
파운드 푸티지는 아직까지 학문적으로 엄밀히 정의되어 있지 못해서 영화인지 미디어아트인지 구분이 모호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상으로 제한한다면 파운드 푸티지는 영화라고 정의내리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극장이라는 공간을 넘어서서 컴퓨터 모니터나 텔레비전 수상기의 영상, 더 나아가 미술관, 전시관, 공공장소의 스크린 등에 상영되는 영상으로 폭넓게 바라본다면 파운드 푸티지는 분명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라는 개념은 매우 광범위하다. 영상을 뛰어넘어 빛을 매개로 하는 모든 예술작품들을 미디어아트라고 정의하는데 이런 식의 정의로는 파운드 푸티지 기법을 분명 미디어아트의 한 장르라고 이름붙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즈음 전통적 개념의 극장상영식 영화의 쇠락과 더불어 영화의 죽음을 이야기하거나 영화를 미디어아트로까지 확장하려는 담론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영화의 죽음 내지 영화의 확장을 이야기하고 있는 현시대를 반영하여 파운드 푸티지를 영화와 미디어아트의 만남으로 정의해보았다.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라는 어휘를 처음 들었을 때 나의 뇌리를 스쳐간 것은 상당히 낯선 것이었다. 무언가 새로운 자극이 몸 세포들을 일깨우는 듯 했다. 이 느낌은 작품 하나하나를 새로 발견할 때 마다 나를 파운드 푸티지의 매력에 푹 빠져 들게 만들었다. 또한 지난 5년여의 시간이 결코 피곤하지만은 않는 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도와주었다. 남의 손에 발견되지도 못한 채 영화보관소나 씨네마테크 한쪽 구석에 숨겨져 있던 오래된 필름아카이브들, 광고 뉴스 등의 각종 미디어 조각들, 전세계의 영화관중들을 매료시켰던 기념비적인 영화장면들, 이 모든 영상들을 단번에 훑어내는 파운드 푸티지 영상작가들의 작업을 살펴보는 것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나에게 파운드 푸티지 영상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다. 파운드 푸티지는 굳이 돈 들여 새로운 촬영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기호에 맞게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경제적 이점이 있다. 물론 남의 영상을 가져다 쓰는 것이 때로는 저작권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현대사회의 저작권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파운드 푸티지’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더 높여 준다. 더불어 고고학자가 되어보는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파운드 푸티지를 수행하는 많은 작가들을 살펴본다는 것은, 그들이 영화아카이브 자료들을 파헤치는 과정들에 함께 동참하면서 그들의 작업여정을 따라가 보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오랜 시간 묻혀있던 자료들을 재발견하고 이를 재편집해내는 작가의 작업 과정을 유추해보는 것은 소소한 기쁨 그 이상이었다.
과거 내가 좋아했던 배우나 장면들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기쁨 또한 컸다. 그것은 현재의 시간에서 과거를 거니는 시간 여행이다. 다양한 영화 속을 거닐며 짧게나마 그 영화를 보던 나의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이상야릇한 향수에 젖게 되기도 했다.
파운드 푸티지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현대의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 대한 의문을 던져준다는 점이다. 고전적인 극장용 영화에서 출발하여 비디오나 TV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영상, 더 나아가 인터넷에서 떠도는 익명의 영상들이나 회화가 아닌 영상으로서 작품을 대하게 하는 미술관의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21세기를 살아가는 나에게 다양한 미디어의 속성을 사유하게 해 주었다.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해주는 유익함, 파운드 푸티지를 만나면서 얻게 되는 기쁨이었다.
이 책은 크게 4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장은 파운드 푸티지에 대한 정의, 세계적인 인식의 정도, 한국에서의 위상을 밝히는데 할애했다. 2장은 파운드 푸티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1936년 파운드 푸티지의 최초 작품에서부터 그것이 보편화되었던 80-90년대의 전유주의자(appropriationnist)들의 이야기를 거쳐 2000년대 이후 영화, 설치예술, 미디어아트 등과의 복합예술 형태로 드러나게 된 시기들을 서술하면서 이 역사적 흐름의 선두에 섰었던 대표작품들을 기술하였다. 3장은 파운드 푸티지 작가들 19명을 소개하였다. 이 작가들은 세계 유수의 전시관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작가들인 동시에 영화아카이브의 재활용이라는 아이디어에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다. 작가 소개는 작가들의 주요작품들이 발표된 순서에 의거해 열거해 보았다. 4장은 파운드 푸티지 기법을 주제별로 재구성한 작품론으로서 세가지 주제를 다루었다. 먼저 첫 번째 글 <스타 여배우의 환상성과 유령성>은 파운드 푸티지 작품들에서 다룬 스타 여배우들에 대한 환상을 유령학적인 측면과 여성주의적 시선에서 논하고 있다. 영화에서 여배우들을 다루는 시선은 상당히 관음증적이라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하여 아카이브 자료로서 접하게 되는 젊고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유령같고 환상적인 이미지들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해보았다. 사실 이 여배우들은 현재에는 더 이상 젊지도 않으며 심지어 이미 저세상에 가버린 경우도 많다. 관객은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음, 다시 말해 사라진 미모와 젊음을 선망하기 때문에 더 큰 환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비디오아트의 명감독 명장면 피쳐링>에서는 영화사 속의 명장면과 명감독들에 대한 오마주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들을 미학적으로 분석해보았다. 뤼미에르형제, 에이젠슈타인, 히치콕, 큐브릭, 고다르 등 유명감독들의 작품들이 어떻게 피쳐링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필름 소셜리즘> (장-뤽 고다르)에 나타난 파운드 푸티지의 정치성>에서는 장-뤽 고다르의 <필름 소셜리즘>에 쓰인 파운드 푸티지 기법이 유럽의 불행한 현대사를 어떻게 조명하고 있는지 밝혀보았다. 이상 세가지 글들은 파운드 푸티지 작품들에 담긴 매체적이고 미학적인 분석들이라고 볼 수 있다.
파운드 푸티지는 실험영화적 성격이 강하고 영화와 전시물의 중간적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많이 생소하다. 이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의 주요 영상문화를 이끄는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 책이 소개하는 작품들이 언젠가 미래의 한국 영상 문화에 하나의 모티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수많은 파운드 푸티지 아티스트를 발견했지만, 이들을 모두 소개하기에는 저자의 능력도 부족하고 지면상의 한계도 있어서 세계의 유명 전시관에서 소개되었던 작품들을 위주로 소개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대신에 앞으로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 역시 독자에게 약속드리고 싶다.
끝으로 이 책이 출판되게 도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먼저, 파리8대학의 나의 지도교수 파트릭 루게(Patrick Louguet) 교수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파운드 푸티지를 처음 내게 알게 해 주셨고,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내게 늘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메일을 통해 나를 소개하고 책에 삽입하고 싶은 영상이미지의 사용을 요청하였을 때 선뜻 허락해준 여러 아티스트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드리고 싶다. 아티스트들의 영상컷들이 삽입되어 이 책에 대한 접근이 훨씬 편해질 것이다. 또한 꼼꼼하게 글을 읽어주시고 매끄럽게 문체를 다듬어주신 송미성 선생님과 김현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의 공부를 지지해주고 배려해준 가족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

2015년 7월
저자


Ⅰ. 파운드 푸티지의 개념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는 기존에 만들어진 영상아카이브 이미지들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영상작품 안에 집어넣는 편집 기법을 말한다. 영화나 비디오아트 작품에서 주로 쓰이는 이 기법은 영화, 뉴스, 광고 등 기존에 만들어진 영상아카이브 이미지들을 활용해서 새로운 구성과 편집으로 창의적인 영상을 만들어낸다. 파운드 푸티지는 과거의 영상물을 작가 자신의 관점에서 다른 화면들과 병치하거나 겹치게 하기도 하고, 기존의 영상들을 비틀거나 색을 가감하여 얻은 왜곡된 이미지들을 창조해서 새로운 의미를 담는다.
파운드 푸티지는 기존의 필름들을 새로운 작품에 적용한 것으로서 왜곡(diversion), 옛 필름 편집(compilation), 콜라주(collage), 아쌍블라주(assemblage)와 같은 필름 편집 과정을 통해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서 여기에 쓰인 영화필름, 광고, 뉴스, 개인이나 가족의 영상필름 등은 새롭게 편집되어 새 작품에 차용되게 되는데, 이때 작품들은 대부분 사회 비판, 영화계 비판의 내용을 담게 된다. 현대에 와서 파운드 푸티지는 ‘파운드 푸티지 영화’라는 이름으로 실험영화 혹은 미래영화의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직접적인 촬영을 거치지 않고서도 자신의 창작 의지를 살린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은 작가의 창의력의 발현이 카메라나 캠코더가 아닌 편집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하는 영상이미지를 카메라에 담아내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본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자본주의적인 영상미디어 산업과도 대치된다.
파운드 푸티지 기법은 저작권 침해에 관해서 현대 영상 예술에 첨예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역사기록물 또는 상업 영화 클립, 분실되거나 방치된 필름, 알 수 없는 아마추어 출신의 영상, 영화편집과정에서 삭제된 아웃테이크 등이 파운드 푸티지의 원자료들이다. 이 원자료들은 영상작가들의 편집 및 배치, 삽입, 음성 해설 또는 사운드 등의 기타 자료들의 추가에 의해 새로운 의미들을 생성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우드 푸티지 작품들은 자신의 저작권을 주장하기 힘들 때가 많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과거의 영상 아카이브를 활용한 경우에는 문제될 것이 없다. 아마츄어의 필름들, 정확한 저작 시기를 알 수 없는 구 시대의 작품들이 그러하다. 상업 광고 클립이나 유명한 영화컷들은 파운드 푸티지 영상작가들에게 오히려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이들을 위협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어떤 목적에 의해 찍었던 영상을 작가가 선택했고 또 그가 필름들을 결합시켰다면 이것은 작가의 독립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더군다나 양식있는 파운드 푸티지 작가들은 엔딩크레딧에 인용한 영화작품 리스트를 나열함으로써 원본영화에 대한 예의를 잘 갖추고 있다. 사실 편집은 감독에게 가장 주된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찍은 사람의 의도와는 달리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영상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의 권한이라는 것 또한 영상으로 말하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영역이 된다. 서로 다른 조각으로 이루어진 필름임에도 불구하고 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바로 한 목소리로 그 의미를 전달하는데 있어 대단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파운드 푸티지 기법이 자주 쓰이는 장르는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는 극장영화에서부터 다큐멘터리영화, 비디오 아트, 그 외 설치예술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역사적 사건을 들춰내기 위해 주로 파운드 푸티지 기법을 사용한다. 비디오 아트는 90년대에 전격적으로 파운드 푸티지 기법을 작품세계에 사용하면서 영화와 비디오 매체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한다. 현대 설치예술에서는 설치소품의 하나로써 영상물을 사용하곤 하는데, 이때의 영상물은 작가 스스로 새롭게 촬영한 경우도 있지만, 설치작품의 주제에 따라 과거의 영상아카이브를 편집하여 재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파운드 푸티지를 영화의 기법인지, 미디어아트의 한 장르인지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고전적 개념의 영화라는 장르는 극장의 변모나 네트워크의 발전과 함께 그 의미가 많이 흔들리고 있고 미디어아트는 영상매체를 매개로 하는 모든 작품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영상 장르 개척에 기여
파운드 푸티지는 영화초창기에서부터 현대의 영상미디어까지 다양한 영상 아카이브를 활용하고 최첨단의 영상편집기술을 적용하여 예술과 과학기술을 동시에 다루고 있기에 현대의 영상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파운드 푸티지 작가들은 영화사에서 중요한 명장면들을 인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제껏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영상, 혹은 너무나 진부해서 사람들이 그냥 지나쳤던 광고나 뉴스 영상들까지도 차용한다. 이 영상들은 현대의 높은 기술력을 통해서 전혀 다른 맥락의 의미를 생산함으로써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다.
초기 파운드 푸티지는 콜라주, 아쌍블라주, 병치, 중첩과 같은 몽타주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영상이미지의 왜곡, 해체, 절단과 접목 등의 미학적 가치를 갖게 된다. 이 몽타주영상이 극장의 스크린이 아닌 전시관의 TV모니터에 등장하면서부터는 비디오아트의 의미가 생겨난다. 그 이후 설치예술, 오케스트라, 연극배우들과 댄서들의 퍼포먼스와 같은 다른 예술과의 결합에서 파운드 푸티지 영상들이 활용되게 되면서 현대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잡게 된다. 최근에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혹은 인터렉티브아트에서 파운드 푸티지를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활용되는 영화아카이브들은 매우 광범위하다. 뤼미에르 형제(Les Lumi?res)의 최초의 영상 이후 초기 무성영화나 흑백영화와 같은 초기 영화아카이브들에서부터 21세기 화려한 그래픽, 3D, 4D까지를 포함한 미래적 이미지기술이 하나의 예술작품에서 만나는 예술 형태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작품 안에 영상이미지의 과거와 현재를 공존시키는 것은 복고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예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영화의 미래’, ‘영화의 죽음’, ‘영화와 비디오 시대의 종말’과 같은 말이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 시대, 네트워크 시대, 더 나아가 유비쿼터스 시대에 다다른 이 시대에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만으로 영상문화를 정의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파운드 푸티지는 전통적 극장영화와 다매체적인 성격을 띠는 현대 영상 예술을 이어주는 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 추세들
파운드 푸티지가 영상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세계적인 추세는 아직 개척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영미쪽에서는 파운드 푸티지를 패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의 한 방법으로 다루거나 호러영화에서 공포감을 가중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다룬다. 미래 영화나 미디어아트의 한 장르로서 파운드 푸티지를 인정해 주는 것에 인색하며, 이것이 지니는 아카이브로서의 가치나 영상예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선구자로서의 가치에도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최근의 몇몇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세계의 파운드 푸티지 작품들을 한데 모아 미술관에서 전시했던 특별전들을 예로 들어볼 수 있다. 파리의 죄 드 폼므(Jeu de Paume) 전시관의 (2006), 네덜란드 EYE Film Institute의 오프닝 특별전 (2012), 미국의 파운드 푸티지 페스티발(2004년 이후 매년 개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 중에서도 2012년 처음 개관한 네덜란드의 국립영상원인 아이 영상원(EYE FILM Institute)은 그 첫번째 특별전을 ‘파운드 푸티지 : 전시된 영화(Found Footage: Cinema exposed)’라는 제목으로 개최했다.

파운드 푸티지에 대한 한국의 인식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세계의 영화 장르의 복합적 상황에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블록버스터 급 영화의 생산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고, 세계 영화제에서 다수의 한국영화가 수상의 성과를 거둘 정도로 영화의 수준이 높아져 있다. 그러나 미래의 영상 장르를 개척하는 데에는 미진한 것이 현실이다. 영상을 현대예술에 적용해보려는 새로운 시도는 세계적인 추세에는 뒤쳐져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2011년 ‘피처링 씨네마(Cinema Featuring)’라는 특별전시회로 인해 파운드 푸티지가 처음 소개되었다. 이때에 미래영화나 미디어아트 영역에서 이름을 떨치는 몇몇 굵직한 작가들이 소개되었다. 영화이미지를 재사용하는 초장기 작가인 브루스 코너(Bruce Connor)나 더글라스 고든(Douglas Gordon)과 같은 작가들이 미약하나마 소개되었다. 하지만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 즈비뉴 립친스키(Zbigniew Rybczynski), 피르길 비트리히(Virgil Widrich),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피터 체르카스키(Peter Tscherkassky), 크리스토프 지라르데(Chirstoph Girardet), 구스타프 도이치(Gustav Deutsch), 빌 모리슨(Bill Morrison)과 같은 작가들은 앞의 이 두 거장들의 작품보다 더 발전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까지 초대받지 못했을 정도로 그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 작가들은 정치영화에서 강한 색채를 드러내는 굵직한 감독들이거나 미래영화나 미디어아트 영역에서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유명한 파운드 푸티지 작가들이다.
몇몇 파운드 푸티지 작가들이 부산영화제나 전주영화제의 독립영화 부문에 소개되었거나, 국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 초대되긴 했지만, 이는 파운드푸티지를 독립적으로 다룬 전시회라고는 볼 수 없다. 한국의 전시관에는 영상아카이브이미지를 전시관으로 끌어오는 씨네뮤제올로지에 대한 이해가 더 많이 필요하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 연구자들
영미와 프랑스의 연구가들은 파운드 푸티지를 영화의 한 기법에서 한 장르의 이름으로 자리잡게 해주었다.
파운드 푸티지를 실험영화의 한 장르로 기틀을 잡은 최초의 연구자는 윌리엄 위즈(William C. Wees)였다. 『재활용 이미지 : 파운드 푸티지, 영화 선집, 영화 아카이브(Recycled Images: The Art and Politics of Found Footage Films Anthology Film Archives』에서 그는 콜라주, 옛 필름 편집(compilation), 그리고 전유(appropriation)를 가장 큰 특징으로 삼으면서 1930년대 조셉 코넬(Joseph Cornell)의 <로즈 호가트(Rose Hogart)>(1936)를 최초의 파운드 푸티지 작품으로 설정하였다.
또 다른 연구자인 프랑스의 얀 보베(Yann Beauvais)는 논문 「필름 아카이브(Film d'Archives)」에서 파운드 푸티지를 기존의 필름들을 새로운 작품에 적용한 것으로서 전용(d?tournement), 해체(d?construction), 콜라주, 아쌍블라주와 같은 기법의 필름 편집 과정을 통해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파운드 푸티지는 기존의 영화필름, 광고, 뉴스, 개인이나 가족의 영상필름 등을 새롭게 편집해서 새 작품에 적용하기 때문에 과거 영상이미지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하는 경우가 있거나, 혹은 사회 비판, 영화계 비판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크리스타 블룸링거(Christa Bl?mlinger)는 『중고 영화-예술영화와 뉴미디어에서 재활용의 미학(Kino aus zweiter Hand, Zur ?sthetik matereller Aneignung im Film und in der Medienkunst)』에서 파운드 푸티지의 성격을 본격적으로 정의하였다. 그녀에 따르면 아카이브이미지는 늘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과 잘 보존하지 않으면 아카이빙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염려로 인해 멜랑콜리의 감정을 늘 동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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