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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 흐르는 생명의 소리

삶 속에 흐르는 생명의 소리

(마지막으로 세상에 띄우는 글)

정영배 (지은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17-03-15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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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 흐르는 생명의 소리

책 정보

· 제목 : 삶 속에 흐르는 생명의 소리 (마지막으로 세상에 띄우는 글)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8493911
· 쪽수 : 256쪽

책 소개

정영배의 11번째 수필집. 저자는 "내가 잘하니 나처럼 잘하라 하여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이렇게 살았으면 하는 염원을 썼을 뿐이다. 세상이 날로 부박(浮薄)하여 가니, 힘들지만 이런 글이라도 읽어 힘을 내어 살기 바란다."고 말한다.

목차

서언 / 5
이 책을 시작하면서 / 15

제1부 법불아귀(法不阿貴)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 / 19
제2부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 / 53
제3부 절골지통(折骨之痛)
뼈가 부러지는 고통을 겪는다 / 99
제4부 해기분(解其粉)
얽힌 것이 있으면 풀어라 / 133
제5부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은 남에게 시켜서는 안된다 / 163
제6부 선불치신 선치심(先不治身 先治心)
몸에 병이 나면 먼저 몸을 고칠 것이 아니요, 마음을 먼저 고쳐야 한다 / 191
제7부 인비조상 무종지생(人非祖上 無從之生)
조상이 없으면 이 몸이 어찌 태어날 수 있었겠는가 / 213
제8부 독자들로부터 주고받은 서신 / 219

이 책을 끝내면서 / 251

저자소개

정영배 (지은이)    정보 더보기
약력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 전남대학교 대학원 졸 전 여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미국 브리감영대학교 연구교수 전 한국 영어영문학회 회원 여수대학교 교무처장 역임 여수대학교 학생처장 역임 여수대학교 학생생활지도 연구소장 역임 여수대학교 도서관장 역임 人間時代 학술 및 편집고문 文藝思潮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文藝思潮 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번역물 놋활 (The Bronze Bow) 붉은 조랑말 (The Red Pony) 수필집 晩秋閑想 아침이 오는 소리 인생 연가(人生戀歌) 회오(悔悟)의 향기 사랑의 현자(賢者)들 삶 속에 흐르는 행복의 메아리 바르게 산 자들이 누리는 幸福 향기 그윽한 인생 모년(暮年) 한 우공(遇公)이 전하는 세상 사는 이야기 여수지부 45년 사(황원(荒原)에서 피워 올린 아름다운 꽃) 삶 속에 흐르는 생명의 소리 눈 속에 봄을 기다리며 노을도 붉게 타면 아름답다
펼치기

책속에서

제1부 법불아귀(法不阿貴)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

기가 막히게 좋은 글귀다.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해서 법은 공평무사하다. 범법을 한 사람은 누구나 법의 심판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돈이 많으면 죄를 없애주고(有錢無罪), 돈이 없으면 죄를 있게 한다는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말이 있다. 신분이 제아무리 높은 사람이라 해도, 법은 그런 사람에게 아부해서 감형이나 무죄로 해주는 일은 없다.
옛날에 중국에서 있었던 한 고사다. 위나라의 문제(文帝)가 불경죄로 갇혀 있는 유정(劉楨)이라는 사람을 찾아갔다. “그대는 어찌하여 국법을 어겼는가?” 유정이 대답하여 이르기를 “소인이 멍청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도 폐하의 구멍이 좁아서 그랬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법의 구멍이란 법망(法網)을 말한다. 법망이 너무 작아서 빠져나갈 수가 없어서 잡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천망(天網)이란 하늘의 망이고 하늘의 망이란 곧 양심을 말한다. 그런데 양심의 망은 아무리 얼멍얼멍하게 짜여 있다 해도 그 어떤 것도 빠져나갈 수가 없다.(天網恢恢 疎而不漏邊) 그러나 사회의 법망은 육법전서(六法典書) 등 많은 법망을 만들어 놓았지만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다.
法은 그 누구에게도(대통령에게도) 아부하지 않고, 가차없이 처벌하여 공평무사한 세상을 만들어 살기 좋은 세상이 되게 한다.


칩거(蟄居)

겨울은 칩거의 계절이다. 방안에만 죽치고 앉아 나올 생각을 하질 않는다. 방안을 지키는 방안퉁소가 되어 겨우내 방안지기 노릇을 한다. 방안은 겨울을 나는 영원한 거소가 되고, 방안 아랫목은 늙은이들의 독차지가 된다.
한 번 드러누우면 일어날 줄을 모르고 등골에 물집이 잡혀도 그런 줄을 모른다. 몸이 문드러지게 뒹굴며 겨울 칩거를 계속한다. 이보다 더 지겨울 일이 없다.
무엇이든지 쓰지 않으면 그 기능이 마비된다. 손도 발도 쓰지 않으면 힘을 잃고, 머리도 쓰지 않으면 그 기능이 마비된다. 방안이 좋다 하여 방안에만 갇혀 있으면 봄이 와도 오는 줄을 모르고, 새가 울고 꽃이 피어도 그런 줄을 모른다.
설중대춘(雪中待春)이라 하였으니, 추운 겨울을 살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추위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에겐 겨울은 불만의 계절이다. 젊은이들은 겨울을 즐기며 살지만, 늙은이들은 겨울이 무서워서 겨울 맞기가 무섭다.
아무리 반가운 사람도 밖에서는 만나기가 싫고, 아무리 좋은 일도 밖에서는 하기가 싫다. 봄을 기다리며 사는 자는 아무리 추워도 그 추위를 이기며 산다.
사람은 시작할 때가 있고, 물러설 때가 있다. 벼슬을 할 때가 좋지만, 그만두고 나면 한거(閑居)의 길이 곧 그의 길이다. 공(功)을 이루고 나오면 이름까지 얻지만, 잔머리를 굴리다 나오면 세상을 어지럽혔다 하여 세인의 눈총이 따갑다.
겨울에 무 꽁지가 길면 그 겨울이 춥다 하였다. 생각이 추우면 몸이 춥고, 몸이 추우면 아무리 껴입어도 춥고, 잘못 나갔다간 큰 변을 당한다. 동지(冬至)를 지나면 밤의 길이가 소 한 마리의 길이만큼 줄어든다 하였다. 추운 밤이 줄어든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소한, 대한을 지나 입춘이 오면,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의 글귀가 써 붙여져도 겨울의 맹위는 여전하다. 겨울의 추위가 가시지 않으면 봄이 와도 봄이랄 수가 없다.
겨울이 시작되면 짐승들은 깊은 굴속에서 긴 동면(冬眠)에 들어가고, 벌레들도 땅속을 파고들어 긴 잠을 잔다. 나무들은 짙은 녹엽(綠葉)들을 다 떨구어내고 벌거벗은 채 긴 겨울을 난다.
큰 죄를 지어 임금님의 눈 밖에 나면 외로운 섬에 유배(流配)되어 그곳에서 바깥세상과 단절이 된 채 산다. 뒤따라온 사약(死藥)이 없으면 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살지만, 사약을 받으라는 엄명으로 그의 생은 끝난다.
정치에 물린 사람들은 산을 찾아 산중거사(山中居士)가 되지만, 세상일에는 늘 부귀영화(富貴榮華)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욕(榮辱)이 번갈아 오는 것이니, 세상의 부허(浮虛)한 것에 뜻을 잘못 두었다간 큰 일이 일어난다. 일을 그르친 뒤에는 하늘을 원망해도 소용이 없고, 그간 살아온 일생에 회한(悔恨)의 눈물을 흘려도 소용이 없다.
나는 붙박이처럼 아침 트랙을 도는 트랙의 파수꾼이다. 눈, 비, 바람에도 상관하지 않고, 사철의 변화에도 상관이 없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나가고, 칼바람 삭풍에는 패딩점퍼를 걸치고 나간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사랑이 있다. 뜻이 진실하면(苟志), 사랑이 진실하고(眞愛), 사랑이 진실하면 그 속에 악이 없다 하였다.(無惡也) 이렇게 변함없이 트랙 지킴이가 되어 사니 건강하여 좋고, 마음의 평정까지 얻어 사니, 이보다 더한 기쁨이 없다.
봄, 가을에는 트랙이 차서 붐비더니만 한기(寒氣)가 거듭되면서는 사람이라고는 보기가 드물다. 방안이 그들의 거소가 되었고, 한기를 피해 방으로의 귀소(歸巢)가 이루어졌다. 화신(花信)이 올라와 주변을 따뜻하게 하기까지는 꿈적도 하지 않는다.
추위를 조심하라는 경고성(警告聲)에 무심할 자는 없지만, 나처럼 미련한 몇 사람만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아침을 연다. ‘힘차게 힘차게’가 우리의 생활 모토가 되었고, 추위가 무섭다 하여 안으로 안으로 깊숙이 피신하여 사는 자는 봄이 와도 봄의 기쁨을 모르고 산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처럼 미련한 자는 없다. 내 나이가 몇이라고 추위와 싸우며 살려드니 말이다.


징조(徵兆)

절기상으로는 겨울의 한중간이이서 몸단속 잘하고 나간다. 봄이 오려면 몇 차례의 징조가 나타나야 하고, 춘치(春雉)라도 몇 차례 울어야 봄이 올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루아침에 와서 자리 잡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징조를 몇 차례 띄우다가 큰 힘으로 밀고 온다. 비가 오려면 남동풍이 불고, 천둥이 치려면 번개가 친 후에 온다. 가을 또한 하루아침에 오는 것은 아니고, 처음엔 실솔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고추잠자리들이 푸른 하늘에 꽁지를 차고 오른다.
작은 징조에서 아들놈의 대성(大成)의 기미를 엿보고, 작은 징조에서 전쟁의 승리와 패배를 느낀다. 검은 구름이 바삐 움직이면 비가 올 징조이고, 비바람이 세차게 불면 큰 재앙이 올 징조다.
일낙엽(一落葉)으로 천하의 가을을 알고, 병(甁) 속의 얼음을 보고 천하가 추운 것을 안다.(一落葉而 知天下之秋 甁凍知寒)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도 다 하여 한 해가 저무는 것을 느낀다.
작은 현상을 보고 큰 근본을 깨닫게 되고, 작은 징조에서 쇠퇴하고 망하는 형세를 느낀다. 작은 징조를 무심코 넘긴 것이 천추(千秋)의 화(禍)를 불러들이고, 작은 것에서 미래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본다. 무엇이든 무심하고 살다간 큰 화를 입는다.
세숫대야에 떨어지는 한 잎의 낙엽에서 가을이 깊은 것을 느끼고, 옅은 주황색 잎사귀에서 장차 불타오를 빨간 단풍잎을 본다.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에서 하루의 천기를 보고, 서릿발 속에서도 꽃을 피워 올리는 국화의 오상고절(傲霜孤節)에서 인생의 굳은 절개(節槪)를 본다.
사람의 첫 인상으로 선악(善惡)을 판단하고, 말 몇 마디에서 그 사람의 인품(人品)을 본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고, 잘된 시작에서 잘된 끝을 본다. 그래서 예부터 시작을 잘하라 하였고, 시작이 나쁘면 끝도 필연 나쁘다 하였다.(有始者 必有終)
양자강 같은 큰 강물도 시작은 술잔을 띄울만한 작은 세류였다 하여 이를 남상(濫觴:기원, 시초)이라 표현한 것도 다 그런데 연유한다.
처음에 조금 틀리면 나중에는 크게 틀려 일을 그르치고, 처음 나타나는 징조에 신중하면 일을 그르치는 일이 없다. 넝쿨도 무성하기 전에 제거해야 하고, 너무 무성해진 뒤에는 제거하기가 힘들어 진다.(蔓草猶 不可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이니,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하면, 시작부터 잘해야 한다. 한 발 한 발이 더하여 천 리 길이 되고, 시작을 잘하면 반은 이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효시(嚆矢)라는 말이 있다. 전쟁을 시작할 때, 화살을 먼저 쏘아 올려 시작했다 하여 하는 말이다. 될 놈은 떡잎부터 될 것을 알아보고, 아들놈들 중에 좋은 징조가 보이면 그대로 하게 해야 한다. 괜한 욕심으로 억지를 부리다간 자식놈들 다 망친다. 공부하기 싫은 놈에게 공부 잘하기를 기대해서는 안되고, 노래를 잘 부르는 놈에게는 노래를 부르게 해야 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놈에게 검사 판사가 되기를 기대해봤자 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그래봤자 몸만 상하고 일을 그르친다.
천재는 부지런히 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부지런히 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시작은 미약하여도 그 끝은 창대하리라 하였으니, 시작한 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글쓰는 사람이 처음부터 대가(大家)의 흉내를 내려다간 큰 낭패를 당한다. 처음에는 미미해도 계속해서 힘써 행하면 언젠가는 대가의 반열(班列)에 오르게 된다.
시작이 좋다 하여 끝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방심하다가 일을 그르치고, 자만하다가 일을 망친다. 시작은 나빠도 즐거이 행하는 마음이 있으면, 언젠가는 성공하여 세상을 빛낸다. 꾸준함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
세상 모든 일은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 작은 씨앗이 큰 나무가 되어 새들을 불러들이고, 행복과 불행도 작은 일에서 시작되고, 성공과 실패도 그 시초는 아주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개미구멍이 큰 방축을 뚫어 무너뜨리고(堤潰蟻穴), 아무리 큰일도 작은 일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이소성대(以小成大)의 윈리가 얼마나 위대한 가를 알아야 한다.
수시로 나타나는 하늘의 징조에 조심하고, 자기 마음속에 나타나는 만심(慢心)을 경계해야 한다. 만심은 만악의 근본이고, 만인을 파멸로 이끄는 적이기 때문이다.
헤엄을 잘 치는 자는 물에 빠지기 쉽고, 말을 잘 타는 자는 말에서 떨어져 다치기 쉽다. 자기가 남보다 낫다고 여기는 버릇(自勝之癖)은 꼭 고쳐야 한다. 고치지 않고 그대로 놔두고 살다간 큰 파멸을 당한다.
작은 징조에서 장차 나타날 큰일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러지 못할 때 일을 그르치거나 큰 재앙을 만날 수도 있다.


천재(天才)가 이기지 못하는 것

세상을 살다 보면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나쁜 일도 있다. 늘 좋은 일만 있으면 좋은 것 같지 않고, 늘 나쁜 일만 있어도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다 지나가지만, 좋은 일은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나쁜 일 속에서 시달리며 살다가, 좋은 일을 맞이했을 때의 기쁨이 크고, 좋은 일 속에서 기쁨을 누리며 살다가, 나쁜 일을 맞이했을 때의 고통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족 간의 관계도 늘 좋은 것은 아니고 때로는 나쁠 때도 있다. 이웃 간의 관계도 그러해서, 잘 지내다가도 뜻하지 않는 일로 일이 잘못되어 어려움을 겪는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다. 늘 한결같기를 바라지만, 하는 일에는 부침(浮沈)이 계속된다. 장사를 하되 늘 잘 되기를 바라지만 잘 안 되고, 그저 망하지만 않고 잘 버티기만 해도 잘하는 것이 된다.
나는 천재가 부러울 때도 있지만 늘 좋아하지는 않는다. 일이 잘 안 풀려 답답할 때는 천재의 기발한 탁견(卓見)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그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천재란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주를 가진 자를 말한다. 재주가 아주 탁월해서 그 재주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처럼 느껴질 때, 그런 사람을 천재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천재를 말하기를, 천재는 타고난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고,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잘 태우는(火) 사람이라고도 하고, 자기 자신을 더 잘 점분(焚火)하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그런 천재도 노력하는 자를 당하지 못한다고 하였으니, 노력보다 더 위대한 가치는 없다. 우공(愚公)이 산을 옮겼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고사나, 스스로 돕지 않는 자를 하늘은 절대로 도와주질 않는다. 몸을 움직여 일하지 않는 자에게 행운은 결코 없고, 물방아도 물이 흐르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물방울도 계속 떨어지면 바위를 뚫고(水滴石穿) 아무리 천재라 해도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고(磨斧作針), 아무리 산이 높아도 하늘 아래 뫼(山)인 것이니, 오르고 또 올라야 그 산을 정복한다.
아무리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하였다. 무슨 일을 하되 즐겨 행하는 자보다 더 잘하는 자는 없다. 즐겨 행하면 아무리 힘든 일도 쉽게 행하고, 부모 모시기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즐겨 모시면, 그보다 더 기쁘고 쉬운 일은 없다. 남들은 어려워 못하는 일도 기쁨으로 행하는 자는 되레 더 그 일을 수월하게 행한다.
즐겨 살면 고해(苦海)처럼 힘든 인생도 즐겁기 그지없다. 공자가 그가 좋아하는 한 선생(榮啓期)에게 “선생은 무엇을 낙으로 삼는가”라고 물었더니, “나의 낙이 많지만, 세 가지만 들겠소. 만물 가운데서 내가 사람이 된 것이 일락(一樂)이고, 남녀 사이에 내가 남자가 된 것이 이락(二樂)이고, 인생이 강보(襁褓)도 면하지 못한 자가 있는데 내 나이 95세이니, 그것이 삼락(三樂)이다. 가난한 것은 선비의 당연한 것이고, 죽는 것은 인생의 종말인데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라고 답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도 마음에 즐거움으로 행하면 그 일보다 수월한 일은 없다. 어떤 분은 책을 100번을 읽었노라고 했다. 그가 그 책을 좋아하지 않았으면 그럴 수가 없었을 것이고, 구도적(求道的) 열정이 없었으면 결코 그렇게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미치지 않으면 이르지 못하고(不狂不及), 아무리 어려운 책도 백 번을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우러난다 하였다.(讀書百篇 意自現)
아무리 천재가 훌륭하다 해도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아무리 노력하는 자도 즐겨 행하는 자를 이길 수가 없다.
나는 만인이 공인하는 둔재임에 틀림이 없다. 옥도 갈아야 좋은 그릇이 되듯(玉不琢 不成器), 열심히 갈고 기쁜 마음으로 행한 탓에 오늘날 이렇게 졸필(拙筆)을 굴려 글이라도 쓰고 있다.
장사를 행하되 기쁜 마음으로 행하면 망하는 일이 없고, 책을 읽되 기쁜 마음으로 읽으면, 그 책의 깊은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일도 기쁨으로 행하지 않으면 성공하기가 어렵다. 천재가 일을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기쁨으로 신명을 바쳐 행하는 자가 성공한다. 아무리 천한 일도 기쁨으로 행하면 귀한 일이 되고, 아무리 어려운 일도 기쁨으로 행하면 훨씬 수월한 일이 된다.
기쁜 일을 행하되 선하고 바른 일을 행해야 하고, 나쁜 일을 기쁨으로 행하다간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슬픔을 겪는다. 사람이 행해야 할 일이 아니면 아무리 큰일도 행해서는 안된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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