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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책읽기
· ISBN : 9788969150806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1. 우리는 모두 슈호프다
오감을 깨우는 책읽기_『어린왕자』
소인의 눈으로 다시 읽다_『논어』
주연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_『벚꽃동산』
역사는 균형이다_『영국사』
경제학의 진실을 두려워하지 말라_『경제학을 리콜하라』
우리는 모두 슈호프다_『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_『세일즈맨의 죽음』
그 언어들로 행복할 수 있는_『무진기행』
2. 이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라
소소한 인물에 대한 깊은 애정_『유자소전』
이 사람을 보라_『스콧 니어링 자서전』
꺼지지 않는 불꽃_『전태일 평전』
침묵이라는 심연_『은밀한 생』
전통과 근대의 대항_『월레 소잉카 대표 희곡선』
누군가는 사랑했고 누군가는 살아갔다_『닥터 지바고』
할렘 르네상스의 재발견_『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
시대의 눈으로 본 당대 풍경_『러시아 기행』
힘겨운, 과거와의 화해_『밤으로의 긴 여로』
어떻게 공감하는가?_『타인의 고통』
3. 영원한 사유의 보물
여행, 생각의 이동_『이탈리아 여행기』
진짜 여우는 누구인가?_『군주론』
내면의 울림을 깨우다_『가문비나무의 노래』
신곡神曲? 인곡人曲_『데카메론』
우주에서 바라본 점 하나!_『창백한 푸른 점』
17자에 담긴 우주_『바쇼 하이쿠 선집』
거짓 경제논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_『도덕감정론』
인간 사유의 역사적 보물_『그리스 로마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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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책은 영국이 대륙과 이웃하기는 하지만 대륙의 일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된다는 볼링브룩의 말로 시작한다. 이 문장은 가볍게 넘길 내용이 아니다. 모루아는 훗날 그런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했겠지만, 2016년 영국이 EU에서 탈퇴할지 여부를 투표했을 때 설마 탈퇴야 하겠느냐는 낙관이 무색하게 영국인들이 탈퇴를 선택함으로써 전 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런저런 설명이 뒤따랐지만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영국인들은 자신의 나라가 유럽에 속했다는 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 역사는 균형이다_앙드레 모루아의 『영국사』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 버렸다."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할 때, 그것을 고백할 때 우리는 얼마나 그 언어의 진부함과 대체불가능성에 절망했던가! 작가는 그런 감정을 오히려 언어로 풀어낸다. ‘그 국어의 어색함’이라는 이 절묘한 표현에는 어떠한 수식어도 따르지 않는다. 그런데도 문장 전체뿐 아니라 앞뒤의 맥락까지 단숨에 압도하는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서술이 함축적으로 담겼다. 놀랍지 않은가! 국어를 쓰면서 ‘국어의 어색함’이라는 두 낱말로 그 언어로도 도저히 담을 수 없는 심오한 감정을 응축하면서 정작 작가는 ‘뭐, 그런 것쯤이야’ 하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씩 웃어넘긴다. 내가 「무진기행」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말’에서 느끼는 그 ‘낯선 친근함’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며 인식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표현을 출산한 산모인 작가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
- 그 언어들로 행복할 수 있는_김승옥의 『무진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