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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70125220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2-01-14
책 소개
목차
1. 열두 살의 첫사랑 •07
2. 첫 키스의 추억 •31
3. 혼자만의 세계에 갇힌 고립된 자아 •46
4. 잔혹한 거짓말 •63
5. 실망과 고독과 침묵 속에서 •75
6. 기묘한 미행의 끝 •86
7. 남는 것은 사막뿐 •100
8. 다시 만난 흡입력 •123
9. 사랑과 죄의식의 거리 •147
10. 강물과 상황의 흐름 •166
11. 껍데기뿐인 일상 •187
12. 공기가 없는 달의 표면 •209
13. 방황의 미로 •231
14.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244
15. 캄캄한 밤바다에 내리는 비 •278
•작품 감상을 위한 노트 •317
•역자의 말 •332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 흐르는 음악 •350
리뷰
책속에서
나는 외동아이였다. 어린 시절의 나는 그 때문에 줄곧 열등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말하자면 특수한 존재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것을, 나는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하고.
그녀는 아버지가 가르쳐준 그런 일련의 작업을 하나하나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으로 실행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숨소리조차 죽였다. 나는 늘 소파에 앉아 그녀의 그런 동작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레코드를 수납장에 넣고 나면 시마모토는 그제야 내 쪽을 보고 여느 때처럼 살며시 미소 지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하곤 했다. 그녀가 다룬 것은 단순한 레코드판이 아니라 유리병 속에 넣어진 누군가의 연약한 영혼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나는 시마모토와 만나지 않게 된 후에도 그녀를 그리워하며 내내 생각했다. 사춘기라는 혼란으로 가득 찬 안타까운 기간 동안 나는 몇 번이나 그 따뜻한 기억으로 격려받고 치유받곤 했다. 그리고 나는 오랫동안 그녀에게 내 마음속의 특별한 부분을 열어두었던 것 같다. 마치 레스토랑의 구석진 조용한 자리에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살며시 세워놓듯이 나는 그녀를 위하여 그 부분만은 남겨두었다. 시마모토와 만나는 일은 이제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