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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0128764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2-06-25
책 소개
목차
오늘도 전투 -소원의 이야기
옵티머스 프라임은 없다 -상경의 이야기
역삼동 서린이 -윤호의 이야기
지옥의 분노에 마음이 불타고 -준기의 이야기
오랜만이다 -소원의 이야기
살았다 그리고 살렸다 -상경의 이야기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요 -윤호의 이야기
구찌가 간다 -준기의 이야기
반드시 지켜낸다 -소원의 이야기
좋은 사람 -상경의 이야기
권태로운 남자, 위태로운 여자 -윤호의 이야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선 -준기의 이야기
분홍돌고래 -소원의 이야기
애꾸눈 레슬러의 공격이다 -상경의 이야기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서 충분할까? -윤호의 이야기
뱅뱅! -준기의 이야기
안녕 -소원의 이야기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상경의 이야기
길을 걸었지 -윤호의 이야기
작가의 말 -재익의 이야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열차가 들어오고 있으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주시기 바랍니다.”
앞에 있던 여자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섰다. 뭔가 이상했다. 순간, 여자가 선로 안으로 몸을 던져버렸다. 동시에 터널 안쪽에서 전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환하게 몰려들었다. 여자가 뛰어드는 걸 본 사람들도 모여들었다.
나도 모르게 여자를 따라 철로 안으로 뛰어들었다.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철로 위에 걸쳐진 여자의 몸을 안았다. 작은 몸을 품고 철로 옆, 플랫홈 아래의 공간으로 몸을 웅크렸다. 동시에 열차가 스칠 듯 옆을 지나갔다. 금속 바퀴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마찰음이 역 전체에 울려 퍼졌다.
살았다. 그리고 살렸다.
쇠가 타는 냄새, 그리고 떠도는 흙먼지가 코를 어지럽게 했다. 품에 안긴 여자는 흐느끼고 있었다.
표면장력. 한 방울의 물만 떨어져도 넘쳐흐를 듯 아슬아슬한데. 어떤 돌발 상황도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데. 이 여자는 왜 내 앞에 툭 떨어졌지? 나는 왜 목숨을 걸고 이 여자를 살렸나? 이 여자는 누굴까?
샤워실로 들어갔다. 거울 속에서 한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환갑을 앞에 둔 오빠의 정액을 몸에 담은 여자가 알몸으로 서 있다. 그녀의 이름은 정희. 또는 수진이나 미나일지도 모른다. 내일도 모레도 여자는 또 처음 보는 남자와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