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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70636009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08-06-13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바비는 말없이, 사는 곳도 알려주지 않은 채 스텝의 뒤에 올라탔다. 오토바이가 거칠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바비가 본능적으로 스텝을 껴안았다. 그녀가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두 손이 그의 가죽 점퍼 밑으로 들어갔다. 스텝의 살은 촉촉했고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도 그의 몸은 뜨거웠다. 바비는 자신의 손가락이 멋진 근육을 따라 미끄러져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스텝이 조금만 움직여도 완벽한 근육의 형태가 바뀌었다.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고 젖은 머리가 공중에서 물결치듯 날렸다. 오토바이 몸체가 옆으로 구부러지자 그녀는 스텝을 더 세게 잡으며 눈을 감았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겁이 나서 그런 것뿐일 거라고 생각했다. 자동차 소음이 들렸다. 이제 좀더 큰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아까보다 덜 추웠다. 바비는 얼굴을 돌려 스텝의 등에 뺨을 댔다. 요란하게 진동하는 오토바이에 몸을 맡기고 뒤에서 들려오는 경적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은 채 계속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그러자 모든 게 사라졌다. - 본문 102쪽에서
"안 돼, 못 나가. 근신 중이야. 어제 돌아오다가 엄마 아빠한테 들켰어. 창가에서 날 기다리고 계셨어."
스텝이 웃으면서 담배꽁초를 던졌다.
"그런데 정말이니! 아직도 외출 금지를 당하는 애들이 있다니..."
"그래, 바로 네가 그런 애들 중의 하나와 사귀는 거야." 바비가 자기가 던진 폭탄이 터질까 두려워 눈을 감았다. 그냥 지나갔다. 박장대소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떴다. 유리창 너머 가로등 불빛이 비치는 부근에서 빗줄기가 선명하게 보였다. 점점 가늘어지고 있었다. "아직도 비 맞고 있어?"
"응. 영리한 애 꾐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려고."
바비가 입술을 깨물었다. 행복한 기분으로 그리고 초조하게 방 안을 서성였다. 그러니까 진짜였다.
"내가 정말 영리했다면 다른 남자를 꼬였겠지."
스텝이 웃었다. "좋아, 화해하지. 하루만이라도 잘 지내보자. 내일 뭐 할 거니?" - 본문 376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