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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 ISBN : 9788971158548
· 쪽수 : 76쪽
· 출판일 : 2024-11-01
책 소개
목차
◦1막 <누리야학당에서>
1장 <가갸거겨 고교구규>
2장 <민족의 언어는>
3장 <애국합시다>
◦2막 <나무꾼들의 벗>
1장 <약속이란 그저>
2장 <나무해 놓았소>
◦3막 <거두리로다>
1장 <오동나무 아래>
2장 <나는 미쳐야겠다>
3장 <조선은 없다>
◦4막 <가장행렬 만세운동>
◦5막 <만장은 흩날리고>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상천 죽이거라. 너희는 조선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도륙하지 않느냐? 총으로 쏘아 죽이고, 칼로 베고, 몽둥이로 때려죽이고, 목을 졸라 죽이고, 주먹으로 때려죽이고, 발로 차 죽이고, 도끼로 찍어 죽이고, 생매장해 죽이고, 불에 태워 죽이고, 솥에 삶아 죽이고, 갈기갈기 몸을 찢어 죽이고, 코를 꿰어 죽이고, 갈비뼈를 발라내고, 배를 따고, 머리를 자르고, 눈알을 뽑고, 가죽을 벗기고, 허리를 자르고, 사지에 못을 박고, 손과 발을 자르고…. 인간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짓들을 너희들은 한낱 재밋거리로 삼았다.
김덕기 죽는 게 소원이면 들어줘야지. 어떻게 죽여줄까?
◦김덕기가 권총을 꺼내 정상천에게 겨눈다. 사람들의 비명.
정상천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지키는 건 백성이라. 나라는 죽어도 기어이 살아남는 것은 민족이라. 일제가 강탈한 조국을 찾기 위해 만주 벌판 풍찬노숙하며 일제와 싸운 열사가 있고, 장설 쌓인 깊은 골짜기 일본군과 맞불질하다 이름도 없이 쓰러진 의병도 있어. 세계 각지 조국 독립을 위해 갖은 고생 하다 쓰러진 의사도 있네. (서수일을 보고) 그대의 아버지처럼 초야에 묻혀 빛도 보지 못한 채 생애를 마칠 사람은 또 얼마나 많으랴.
서수일 (괴로워하며) 아! 아버지!
김덕기 네놈 말을 들으니 죽여야 할 이유가 더 확실해지는군. 조선의 독립을 말하는 자, 이 땅에서 사라져라.
◦김덕기가 정상천에게 더 가까이 가서 총구를 머리에 겨눈다.
정상천 조선의 독립? 그런 거창한 것은 모른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 (머리를 총구에 가까이 대며) 방아쇠를 당겨라. 내 목숨이 끊어진다고 해도 민족의 언어와 문자와 존엄을 지키는 일을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