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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도가철학/노장철학 > 도가철학 일반
· ISBN : 9788971395875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부 노자와 장자, 현대의 철학자들
노자는 은둔의 철학자인가?
털 한 올을 뽑아서라도 천하를 이롭게 하지 않으리라 ― 노자가 말하는 ‘자신을 귀하게 여김’에 관하여
지식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가?
노장(老莊)에게 인간은 어떠한 존재인가? ― 공맹(公孟)과의 비교를 통하여
쾨니히스베르크의 위대한 중국인과 노장의 어색한 만남
2부 경계 위를 걷는 철학
대립들의 꼬임으로 존재하라 ― 노자의 자연관 : 생태 문제 극복을 위한 대안
사람이 죽는다는 것 ― 도교의 생사관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유학 읽기
노자와 유가 사이 ― 곽점(郭店) 초간(楚簡) 출토 이후
3부 틈새를 견디는 긴 호흡을 위하여
중국 사유의 현상성 ― 선진(先秦) 철학에서의 두 유형을 중심으로
‘툭’ 하고 드러나는 마음 ― 공자의 직(直)
겸손한 주체들의 행복한 일상 ― 공공(公共) 철학의 공복(共福) 사상
욕망(欲) : 선진 철학을 읽는 또 하나의 창
개별자들의 철학적 등장 ― 곽상 철학의 자성(自性) 개념
4부 불안은 탄성을 낳는다
심업과 ‘뽕뽕이’ ― 경계를 세우다
사소(事小)의 지혜로 빚는 ‘부드러운 권력’
차이는 보편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 78회 교토포럼 참가 인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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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주로 보편적 이념이나 절대적 가치를 향해 나아가려는 발걸음보다는 개별자들이 뒹구는 구체적 세계의 힘을 향하려는 의욕으로 채워져 있다. ‘저기’보다는 ‘여기’를 품으려 하였다. 이상을 쳐다보는 숭고한 노력보다는 일상을 직접적으로 누리는 잡다한 수고를 기꺼워한다. 이론으로 문제를 관리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바로 문제와 사건으로 침투해 들어가자고 하였다. 선善에 대한 자의식과 실천 의지가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말하였다. 보편의 그늘 아래서 초라해 보이도록 강요된 개별자들이 사실은 완결적 존재라는 말도 썼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알면 이는 추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다고 하는 것을 좋은 것으로 알면 이는 좋지 않다.”
여기서“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답다고 안다”는 것은 ‘합의된 아름다움’, 즉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으로 인정하는 아름다움을 진짜 아름다운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합의된 아름다움’은 이미 기준이 된 아름다움이다. 정의된 아름다움, 공감대가 형성된 아름다움이다. 이 아름다움은 집단화된 아름다움이다. ‘나’의 아름다움이 아니라‘우리’의 아름다움이다. 이 합의된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안다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움을 나의 아름다움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 될 것이다. 노자는 이런 태도를 매우 저급한 것으로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히 공자가 말한 살신성인이나 극기복례식, 즉 멸사봉공식의 가치관을 정면으로 반대하려는 노자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
노자가 바라는 인간은 저 먼 곳이나 저 높은 곳에 설정되어 있는 이상적 체계나 기준을 갈망하지 않고,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구체적 자연성에 충실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정해진 어떤 특정한 맛이나 옷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기가 먹고 있는 음식을 맛있어 하고 지금 자기가 입고 있는 옷을 예쁘다고 여긴다. 자신이 지금 처한 구체적인 곳에 충실하지, 지금 이곳의 구체성을 버리고 저 멀리 걸려 있는 이상을 향해 맹목적으로 내달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