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199471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0-07-2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7 / 1장. 테러리스트 소년 17 / 2장. 벌집 도서관 39 / 3장. 금요일의 살인자 103 / 4장. 월요일의 마법사 157 / 5장. 위대한 유산 227 / 6장. AI, 그리고 모든 인간의 대명제 255 / 7장. 지키려는 자와 내어 주는 자 275 / 작가의 말 30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세상은 정해진 등급 안에서만 제 문장을 쓸 수 있었다. 당국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문장보다 사유를 기반으로 창작된 문장을 더 과하게 검열하고 통제했다.
그 결과 작가는 자기 검열과 출판사의 검열과 교정 당국의 검열을 거쳐 힘든 진통 끝에 작품을 출간할 수 있었다.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의 오랜 기간을 누군가는 장장 2년에 달하는 코끼리의 임신 기간에 비유했다. 사람 새끼가 아니라 코끼리 새끼를 낳았구나, 유명한 작가의 말이었다.
사람들은 쉬이 문장을 놓았다. 아이가 말을 습득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로비가 이미 만원이었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사람들로 꽉 채워져 오도 가도 못하게 끼여 버렸다.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오후 4시 정각이 되자 로비의 2층 유리 난간에 사람이 나와 섰다. 그의 등장으로 소음이 일제히 잦아들었다.
“6월 둘째 주 사람책 프로그램 2차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1차 추첨을 통과하신 분들 중에 번호표가 없으신 분은 무효 처리되니 본인 번호표와 신분증이 있는지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남자는 어디선가 사람 키만 한 수레바퀴 하나를 끌고 와 섰다. 수레바퀴에는 카지노의 빅휠처럼 숫자들이 잔뜩 적혀 있고 맨 위에 조그만 화살 하나가 달려 있었다. 숫자가 60까지인 걸 보면 1차 예선을 통과한 사람이 60명이란 소리고, 다음 주는 일요일과 월요일이 빠지므로 다섯 명을 뽑는 셈이다.
진행자가 힘차게 바퀴를 돌렸다. 숫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쌩쌩 돌아가던 바퀴가 느려지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두 주 만에 돌아오는 오태중의 금요일은 더디, 또다시 비를 데리고 왔다. 가뜩이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금요일에 비까지 내려 도서관 로비는 온통 진흙과 빗물 천지였다. 호송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반대 시위를 하는 사람들과 지지자들 사이에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지고, 그사이에 오태중은 가까스로 도서관 안으로 들어왔다.
죄수복이 온통 젖은 채였으나 그마저도 극적으로 보였다. 죄수복을 살인의 훈장으로 여겼던 그는 교도소 측에서 사복을 허락했음에도 그 옷만을 고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