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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1994948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2-09-24
책 소개
목차
1. 권투 하는 구름
2. 골든게이트 다리
3. 비밀 첩자? 어머니?
4. 초록색 스투코 집
5. 꽥꽥이 밍 아줌마
6. 콜렉트콜
7. 민중을 위하여
8. 찬물 한 컵조차
9. 떼려야 뗄 수 없는
10. 무료 아침 급식
11. 지구인 모두가 다 혁명가일지라도
12. 산처럼 끄덕없는 미친 엄마
13. 모두가 다 아는 바다의 제왕?
14. 색칠하며 노래하며
15. 세면서 대충 훑어본 신문
16. 슈퍼맨의 S
17. 먼 머슴애?
18. 흑인 연예인의 대사 횟수
19. 시민의식
20. 바비 추모 집회
21. 굴욕을 당해도 싸다는 것은
22.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23. 떠돌이 활자
24. 샌프란시스코 나들이
25. 카메라가 있으면 좋았을걸
26. 저 아랫집 아이들
27. 내가 낳은 겨레
28. 거부하는 사람들
29. 환희의 언덕
30. 세 가지 사건
31. 그게 뭐
32. 열한 살답게
33. 아푸아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언니야, 뭐라고 불러?”
그건 보네타랑 펀이랑 함께 몇 번이고 수도 없이 되짚은 문제였다. 우리더러 시실을 만나러 가라고 아빠가 말하기 훨씬 전부터 동생들한테 말해 주었고, 여행 가방을 꾸릴 때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이름이 시실이니까, 그렇게 부르면 돼. 남들이 누구냐고 물으면, 그때만 ‘우리 어머니’라고 말해.”
어머니란 사실 관계를 밝히는 말이다. 시실 존슨은 우리를 낳았고, 우리는 시실 존슨에게서 나왔다. 그러니까 동물 세계로 치면 시실 존슨은 우리 어머니다. 이 지구에 사는 포유류라면 누구나 어머니는 있게 마련이다. 죽었든 살았든, 도망쳤든 제자리에 있든. 시실 존슨은, 새끼를 낳은 포유류이자 살아 있으면서 새끼를 버린, 우리 어머니이다. 사실 관계를 따지자면 그렇다. (……)
절대, 결단코, 죽어도, 엄마는 아니었다.
시실이 말했다.
“나한테 바라는 게 뭐니?”
나: “저녁이요. 벌써 8시가 지났어요. 우린 아침 먹은 뒤로는 음식다운 음식을 못 먹었다고요.” (……)
시실은 계속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평온한 화요일 저녁에 난데없이 쳐들어와 깽판 치는 사람이라도 되듯이 우리를 보다가 마침내 물었다.
“너희 아빠가 준 돈 어딨니?”
나는 팔짱을 끼었다. 우리 돈은 죽어도 내줄 수 없다는 몸짓이었다.
나: “그 돈은 디즈니랜드에 가서 쓸 거예요.”
보네타: “놀이 기구도 다 타야 해요.”
펀: “팅커벨도 만나고요.”
시실의 웃음소리를 들은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 웃음은 미친 어머니가 틀림없음을 까발려 보이는 듯한 웃음이었다.
“팅커벨이 너희 밥 먹여 준대?”
이렇게 묻고 나서도 시실은 계속 웃었다.
무쿰부 자매님이 말했다.
“이제부터 나는 해가 되고, 히로히토는 지구가 될 거예요.”
그러고는 몸을 기울여 남자애한테 귀엣말로 속삭였다. (……)
남자애는 다시 한 번 한숨을 푹 내쉬고는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한 바퀴 도는 첫걸음을 뗄 때마다 무쿰부 자매님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가만히 서 있었다. (……) 우리가 킥킥대도 히로히토가 푸푸대며 한숨을 쉬어도, 무쿰부 자매님은 나무라지 않고 설명했다.
“지구는 지축을 중심으로 천천히 돌면서, 동시에 해 둘레를 돌아요. 지구가 지축을 중심으로 돌지 않으면 낮밤이 바뀌지 않아요. 또 지구가 해 둘레를 돌지 않으면 계절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채소가 못 자라고, 채소가 못 자라면 가난한 농부들이 수확을 못 해요. 따라서 가난한 사람들이 먹고살기가 힘들어집니다. 지구가 지축을 중심으로 돌고 해 둘레를 돌지 않는다면 말이죠. 물체 하나가 스스로 움직이고 돌면서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거예요. 이처럼 지구가 끊임없이 해 둘레를 도는 것을 다른 말로 무엇이라고 하는지 아는 사람?”